오에 겐자부로 선생께

하마선생이제글월을보겠습니까?

그냥혼잣말이지요.

그러니생각해보건데글이라는것도정신나간일아닌가

혼자씩씩하게잘사시는울이모는대화를많이하신다는군요.

가령텔레비전을보시면서드라마속사람들에게무수히말을걸고

그들이하는행위에대해제동을거신다구해요.

혹시무슨물건에다치면

아이고너왜나한테이러는거냐,

명랑하신성품도나타나지만외로움탓도아닌가

그러고보니제혼잣말도그러하고

평생글을써오신선생께서도

삶의행간을더욱많이보시는그깊은눈때문에

수많은결이주는외로움때문에사람들에게글로말을거는게아닌가

이리오시오,같이갑시다이길,손짓하는일아닌가,

치매걸리신우리외할머니자목련잎따서드시면서

이것좀묵어보시오참맛있단마리요청하는일과비슷한일아닌가,

며칠전에강의를들으러가는데

한참차를몰고가다가생각해보니지갑을안들고나왔더군요..

스마트폰에카드는있지?했는데얄팍한케이스에홀려서카드도지갑에넣엇구요.

강의후점심도먹어야하고

그리고한방병원에도가야하는데..

머리를부지런히굴렸더니답이나오더군요.

마침집에있는아들래미한테점심먹자고카톡을했죠.ㅋㅋ

물론덕분에아들래미하고점심먹으며아부지한테는말하지말그라.

정신차리라고그렇지않아도슬슬잔소리하는데

그날밤

보완책을생각했어요.

핸드백안에들어가는속가방,,,,이게요즈음유행인지선물로두개나받아서

장농에넣어놓은것을꺼내선그라스부채카드약간의현금그리고가벼운화장품까지챙겨넣은거죠.

이제밖에나갈때는어떤백이든이것만싹넣으면해결이다.

혼자므훗했지요.

마크로스코를알현하러먼예당까지나들이를했어요.

지하철타는시간만도근한시간….

하지만선생과함께하는시간이었죠.

선생은나라는사람을전혀눈꼽만큼도알리없는데

나는선생과함께동행한다니

그리고선생을아주아주잘아는사람처럼여기다니그런선생께주절거리는수다를늘어놓다니

이것참글이주는색다른화법아닌가요?

나이든사람의글이라고는도무지믿을수없게다양하고세련된구조속에

선생인지주인공인지어쩌면그둘다일늙은작가의시선

지적인젊은여성을바라보는진지하고솔직한내면.

선생주변의아내와여동생나이든여자들의생에대한안목도볼만하죠.

무엇보다저세상으로떠나버린

작가인선생보다훨씬더젊은아버지에대한기억은

선생의생에대한혹은이념에대한소설의중대한몫인데

인생의근원점이라고나할까,

공부못하는사람의특성인주제벗어나기는저의장기인지라

선생의그런무한성찰어린(?)글중에서도곁다리쯤인

수영후젊은여자에게후들거리는다리가보일까봐두려워하는노인..

팩트와감정이한퀘에나타나죠.

피안화로번역되는엄청난붉은꽃무리(혹시꽃무릇아닌가싶었어요)를보고말하죠.

이렇게화려한꽃무더기라면그걸보는동안사업욕심이생기는건있을법한일이라고생각했습니다.어쩌면이런꽃들이떨어져말라버린후에캐내는호제무더기보다붉은꽃들이골짜기경사면을뒤덮은광경이,불길이온세상을뒤덮은광경을떠올리게하는건아니었을까….”

말은젊은이가하나단연히선생의생각이죠.

화려한꽃무더기와사업욕심

전혀상반된두팩트를함께엮는이런글자리가나는선생의극진한로맨티시즘….

으로여겨져급기야이런노인이라면….

노인까지매혹적으로여겨진다는거죠.

저는지력이매우약한사람이지만

소진되어가는육체속에서결국빛나는건혹은남는것은정신..지성아닐까싶어요.

몇년전부터책을소유하는것에대한욕심을버리고

많은책을버리는행위를할수있었던것도

선생따라하기였지요.

선생께서도책을버리는데나같은부박한사람이야….하며요

미술관에가려면우선은신발이편해야하죠.

아무리걸어도편한신발….거기다가백팩이면더좋아요.

두손은자유롭고기분은경쾌하니까….

미술관은의외로사람을타죠.같이가는사람이부산스럽거나

미술관내의공기가산만하면

그렇지않아도약한집중력이매우저하되거든요.

다행히세사람이같이다녔지만

그냥아주편하게각자보고싶은그림을보면서헤어져서돌아다녔지요.

같이그러나혼자아주이상적이었죠.

작품은본다는것은느낀다는것이고

느낌은생각을불러오죠.

그리고아주드문경우지만잘만하면아주짧은순간

어디론가떠나기도해요.

작가의세계만이아닌,

작가가열어놓은아주특별한세계로순간진입했나하다가꿈처럼깨나고말죠.

마크로스코!

그의그림보다그의글이더쉽죠.

철학과믄학을섭렵하던작가의잠언?을읽어가며작품을보면서아~~~하게되는거죠.

그림이하는이야기를바로알아채야그게그림이지

설명후알게되는그림…..그게그림이야할수도있지만

시도소설도철학도음악도사실모든예술을

공부하지않고이해하기란어렵죠.

왜냐면작가는그작품을위해서어쩌면평생을생각해온

자신만의길혹은진리를거기에담았을테니까

그것을아주가벼운느낌만으로볼수,혹은알아챌수있다는것…..

욕심이기도하죠.

우리동네보다남쪽이라선지

우면산새순들의몽실거림이훨씬더뚜렷했어요.

지인은그곳을일주일에두세번등산을한다고하더군요.

산가까이오메,갑자기그지인이부러워지더군요.

나는북한산을가려면30분정도는차를타고가야하는데

지하철을타려는데아전화기가없는거예요.어디서빠진거지?둔거지?

….차마시던커피숍으로다시돌아갔고없었다는확실한증언뒤에

지갑속에있던명함을찾아내세상에예술의전당에아직도공중전화기가있더군요.

동전만되는줄알고동전을바꾸려여기저기다녔고……카드도되던데.,,

헤어졌던지인과다시만나는민망함을

의도적계락?

혹은헤어지는아쉬움을달래려?

하하서로농담을하며전화기를돌려받았죠.

비가제법차분하게내리는오후였어요.

지하철노인석에앉아….저두내년이면육학년에진입하니노인석에앉아두괜찮아요.

나보다더노인만없다면요.ㅎㅎ

다시선생의마지막소설을읽기시작합니다.

글속에그려진노인은이렇게멋진데

제게다가오는제노인은이런허당,칠칠치못한건망증으로나타나니

너무차이나질않니….한심했지만머할수없죠.

선생의글을읽고난후당연히선생의글속에서주요소재로자리하고있는

나스메소세키의마음….을읽으려고합니다.

근데문득그생각이나더라구요.

선생보다한참젊은이인아베는

선생의글전혀안읽겠죠?

러니그렇게무지하겠죠?

근대일본,피와폭력으로일삼던과거의일본,

그리고그시대를살아간인간에에대하여

선생은지금도이렇게치열한성찰을하는데요..

선생께서는마지막소설이라고하셨지만

어쩔수없이퐁퐁솟아나오는선생의글들을

다시또읽을수있기를앙망합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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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mutter

    2015년 4월 14일 at 10:04 오전

    푸나무님
    잘돌아다니네.부러워.
    그나이에나도건망증이심했었어.
    이제는미리미리챙겨넣는거야.
    내일나갈거면오늘저녁부터하나하나챙기는거지.   

  2. 벤조

    2015년 4월 14일 at 1:56 오후

    전화기는찾았어요?
       

  3. 푸나무

    2015년 4월 15일 at 1:22 오전

    무터님그럼점점나아지신다는거지요.
    아왜이렇게틈이많은지
    정말잘챙겨가며살아야지…다짐을했다니까요.

    돌아다니는것은….
    오늘은정말맘먹고산에가려구요.북한산….ㅎ   

  4. 푸나무

    2015년 4월 15일 at 1:26 오전

    벤조님
    아섭하게도제글빼먹으셧구나.
    물론찾았지요.ㅎ   

  5. 산성

    2015년 4월 15일 at 11:48 오후

    그러니까오에겐자부로선생의마지막소설?
    어디에도제목은안보이는데요.
    또놓쳤다고야단치실래나…

    동그란안경테가잘어울리는양반이지만…
    노벨상받을때가59세?였으니
    지금은더더욱깊어졌을까요.
    푸님의해찰따라다니다가마크로스코로.
    전시장참답답하지요?저만…?

       

  6. 말그미

    2015년 4월 17일 at 1:18 오후

    오에겐자부로에게쓴독백같은편지글,
    훔쳐보듯읽었습니다.

    그작가는왜자꾸내겐젊은이처럼느껴지지요?
    그의글습성때문인지…

    아~
    푸나무님,지금5월은아니지만
    어제보니연초록느티나무이파리가
    손가락두마디만큼자랐던데
    이계절만끽하셔요.^^
       

  7. 푸나무

    2015년 4월 20일 at 12:10 오전

    산성님글읽고찾아보니제목이정말안보이더군요.ㅎㅎ
    정보를주려고햇던글이라면빵점이겟죠?하하
    눈밝은산성님
    이책은오에겐자부로가선언한그대로그의마지막소설…..이래요.
    정말그럴까?
    의구심도생기긴하지만요.
    왜냐면저렇게생에대한사람에대한시각이깊으신분이
    그많은생각들을나누고싶어하지않겠어요?
    소설제목은<익사>입니다.
    그다지녹록하게읽어지지는않지만
    최근들어읽은소설중에서최고예요.   

  8. 푸나무

    2015년 4월 20일 at 12:14 오전

    어제저두연초록잎새들보며
    아~탄성을질렀습니다.
    이번주토요일엔마니산으로등산을가는데
    연두가아주성황이겠지요.
    정말매해다시돌아와도
    다시또아름다운시간이에요,
    말그미님께서도
    좋은시간지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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