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ㅡ 변신 이야기

사람만상상하는가?창조적인가?

아니물도상상하고움직이며스스로변하는무엇이된다.

물이라는어찌면단순하디단순한물체에대단한상상력을덧입혀서

매순간변하게하는

괴이한연극을어제보았다.

태초의신비랄지생명의근원이라는

물에대한도식적인접근은차치하고라도

물은무대자체이면서미래의시간이되기도하고

스스로물은과거의시간이되기도하며

깊은죽음의도시를나타내기도한다.

수조에담겨있는정지된물이그토록변화무쌍한장소가될수있다는것이

그어떤장소보다더한리얼리티를연극속에부여해준다는것은

생경한경험이었다.

무엇보다물은무대위배우들에게

물이지닌원초적인에너지를더해서무한자유….

그러니까<자유>라는에너지를거침없이방출해내게하는힘을발휘했다.

물은도구로존재하는게아니라

어떤생체적에너지로실재하는듯보였다.

연극의새로운장하나가펼쳐진느낌….

변신이야기는고대로마의시인오비디우스가쓴신화이야기다

우리나라에는이윤기가번역을해서

우리집책장에도

크기도크고두꺼워….마치책의신처첨위용있게

자리하나차지하고있다.

이상하게도그리스로마신화는이주쉬운글이나

읽어갈수록수많은사건과이름이라는망에걸려쉽지않다는느낌을주곤한다.

한숨에읽을수있는분량도아니고

특히관심가는인물들

이름정도는알아야하는데그게여의치가않다.

더불어신화는그다의적인해석에의해얼마나달라지는지

신화가지닌무한은유까지이해하려면

사고의확장역시무한으로열려야한다.

이런변신이야기중에서

우리가익히알고있는신과인간의이야기열가지를

메리짐머만이

각본을쓴연극이

어젯밤내가만난변신이야기였다.

첫배우..아쉽게도임팩트가부족해보였다.

번역탓인지대사도좀공소하게들렸다.

물이움직이지않아서인지….

마이더스가물속에아주편안하게앉아있는데도

그다지쏠리지않았다.

그러나연극은차츰

대사로연기로그리고물이이루어내는창조적헌신으로

점점몸을앞으로끌어당겼다.

무대가한눈에다보이는이층자리였다.

아주자리가좋았다.

알퀴오네와케윅스사랑하는남편을기다리다새가된여인

무용을전공했나새에대한표현이나쁘지않았다.

꿈의나라…..이리스

무지개의여신이찾아가는데

그녀도결국은졸고야마는

흥미로웠다.

오르페우스와에우리디케의이야기

죽음의세계를빠져나올때오르페우스의갈등은연극의한축이었다.

사랑도그러하지만

하데스와의아주간단한약속.

<뒤돌아보지않는다>는

그간단한약속은얼마나사람을복잡하게이끄는지….

오르페우스는죽음의길을한없이걸어나오며매순간.

에우리디케가내뒤를따라오는가…..의심하고회의한다.

길이끝날무렵

세상모든일이그러하듯이

그는더이상참지못하고돌아서고야만다.

에우리디케는누구세요?…묻고

결국은본색을드러내고야마는

의심의끝

인내의한계

에우리디케는헤르메스를따라다시저어둠의나라로걸어간다.

갈등과비애가결국은삶의주축이라는것을

확연히나타내주는드라마,

그런가하면

탐욕이얼마나사람을관계를행복을파괴하는가를

여실히보여주는

마이더스…..의손을갖게된비극적인사내의이야기도있다.

아버지에대한금지된욕망…..

그금지된잠자리가깊은밤수조가운데서일어나는데

같이하는게아닌,

혼자의몸짓이

오히려욕망을표현하는데밀도있어보였다.

이를알게된아버지는그녀를죽이려하나그녀는땅끝까지도망쳐

신들에게강청한다.

자신을이세계와지하세계에서쫒아내달라고..

뮈라는나무가된다.

이나무는끝없는눈물

뮈라의눈물이흘러내리는데

이나무의수액을

뮈르myrrh몰약이라고부른다.

에릭직톤은신을경외하지않는매우실용적이면서오만방자한사람

그는<지금의우리들처럼>

숲을남벌하고

데메테르신에게봉헌된오래된참나무조차베어버린다.

신은그에게

기아의여신리모스를보내허기의숨결을불어넣는다.

세상의모든것들을다먹어치워도그저타오르기만한허기

결국그는자기자신조차먹기시작한다.

일본소설에도귀신들린아주자그마한소녀가

하룻밤새에커다란수조의물을다먹어치우고

이불까지먹어치우고자신의팔조차먹어치우는소설이있다.

에리직톤….오만한자

그에게가득한리모스의허기가없는사람있을까…..

아득한고대시대의신화그서사가지금

이시대에오히려사무치게느껴져오더라.

이승우의에릭직톤의초상이란글도있다.

내젊은시절알고도모르고도읽은책

연극을보고나서

소개책자와번역된희곡….아마도이단체에서만들어낸책을샀다.

의외로희곡자체를읽어보니

건조하고재미도별로없었다.

연극은희곡도중요하지만새삼무대와연기가얼마나중요한지….

지나주간내내엄마가아프셨다.

엄마몸에들어온감기가점점시간이흐를수록폭력적으로변해갔다.

감기균이아흔살이란취약한나이를알고

더욱왕성해진탓이다.

혹시폐렴이라도될까노심초사에

혹시이거나저거라도음식하느라…..

평소는온식구자립!을외치는나이나

아이고아픈엄마…..

구완하노라일주일동안참말효녀로살았다.ㅎ

아이고인자좀살만하다!……

드디어설날같은말씀을하셨다.

어제예당에서딸래미와연극을보고

나도올만에살만하다!

확실히주부보다는건달쪽취향이강한탓이다.

설거지보다는독서

반찬만들기보다는영화

집청소보다는에릭직톤,마이더스가수십배더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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