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한시간 배를 타고….연화도

아주늦은밤에집을나서는기분을아시는가?

물론다른때보다훨씬더부지런해야한다.

내일식구들먹을반찬도

집에있을때보다더신경써야하고

집안정리도당연히더잘해놓아야한다.

일종의면피행위다.

혼자집을비우는일에대한,

그런데가만히생각해보면그게그리미안할일인가싶기도하다.

이정도는내가내게

혹은내가족들이내게

충분히배려해도될만큼저들을위해살아왔다.

하긴저들의삶이내삶이기도하니무슨구별이굳이필요하리오만,

딸래미가지하철역까지픽업을해주고

충무로에내린다.

1번출구로나가며금호고속을찾는데안보인다.

어디에세운거지?.

익숙한스텝이다가와버스위치가바뀐곳을일러준다.

일찍예약을한탓인지창가홀로좌석이다.

시간은1130분출발인데다들이르게도착을했는지시간이되기도전에출발을한다.

잠실에서한번더사람을태운후

버스는어둠속을달리기시작한다.

고맙기도하지운전기사분….

잠두자지않고긴시간을나를위해그먼곳까지운전을해주니

김휴림여행편지에서제일만족하는것이군더더기없는진행이다.

휴게소에서한번쉴것이다.필요하신분은그때를이용하시라,

그리고침묵하시라.작은소리도용납안된다.

가지고온책을좀볼까하다가….그냥좌석을길게눕히고눈을감았다.

중간에휴게소에서한번서고..

차가멈춘듯해서보니4시가훌쩍넘었다.

몇사람은조심스럽게밖을거닐기도하고

대개는거의가깊은단잠에빠져있다.

다섯시넘어서차안의불이켜지며일어나라고한다.

그리고복지리국을대한다.

정갈하게다듬어진콩나물과산뜻한미나리가전부다

마늘은넣었겠지만국에가장큰양념인대파도보이지않는다.

초를약간넣어서먹으라고한다.

몇번그냥먹은뒤식초를약간넣어보았다.

신기할정도로맛이더부드러워졌다.

쥔장이나서서그냥복지리국은어디서나먹을수있지만

이국은아주작은복어,쫄복으로불리는데통영에서만먹을수있다고한다.

검지손가락반토막한정도의크기인복어….에서독을제하려면….

껍질을벗겨먹을까하다가

복어는껍질맛이라고하던데……

여전히생선이지닌그특유의냄새가다가온다.

언젠가정말비싼임진강민물장어를대접받은일이있었는데

대단히귀한음식임에도불구하고

정말그살이아이스크림처럼입안에서사르르녹았음에도불구하고

생선의비릿한냄새가느껴졌다.

생선을좋아하는사람은그냄새를좋아할텐데

나는그것들이아주예민하게느껴지는대신딱거기까지다.

몸이느끼는일은참으로잘변하지않는다.

정신이나감각에비하여몸은의외로지고지순한면이있다.

변덕스럽지않다는이야긴데….

쓰다보니무수한반론이ㅋㅋ생각나기도한다..

이부분은

사실임에도불구하고사실이아닐수도있다.

이를테면이런일비슷할까?

아침조간신문에마종기시인의이야기가아주길게실려있었다.

그중의한대목

죽을때사람의얼굴이거의다편안해보이는데

한줄기눈물자욱이있다고,

생리학자는

눈물샘이막혀서고인물이흘러내린다했다는데…..

뒤에아무런설명이없었지만

아마시인도그럴것이다.

그리고나는그생리학자의말을,그과학을믿지않는다.

몸이느끼는별리의감정이없겠는가?

어쩌면영혼은몸을떠나어디론가갈곳이있어

가볍게몸을벗어나옛집ㅡ을바라볼때

몸은생각하지않겠는가….

네가그렇게홀홀히떠나니이제야말로

나는왔던곳으로흙으로돌아가겠구나….

너와도이별이며나와도이별이구나

잘가라내몸이여…..

마지막눈물한방을자신을위해흘리지않겠는가?

눈물은그냥눈물이지

눈물샘이멈춰서고였던물이아니란것이다.

그러니까눈물과몸의이야기는

사실적인이야기임에도불구하고사실이아닌이야기일수도있다는

이야기….에대한이야기가이리장황하다.

6시반배…..를타기위해부두에선다.

약간의해무….가바다를덮고있다.

바다위의아스라한형체들…..이아마

저들을바라보는내가느끼듯나를바라보고있을지도모른다.

배를타고한시간후에들어간작은섬연화도

섬이연꽃처럼생겼다고한다.

여의도반만한섬…..오른쪽으로돌기시작해서걸을수있는섬의끝출렁다리까지

8킬로정도…..

오월의첫날….730분부터걷기시작했다.

아니세상에풀숲에아직도이슬이이렇게생겨나는구나.

내가풀숲의이슬을바라본게언제적인가….

감탄을하다가생각해보니

이른아침이었다.ㅎㅎ

다들걸으니걸음이아름답지않다고?

아니나는내걸음이

오월숲을걸을때

참으로나는내걸음이아름다이여겨졌다.

이싱그러운숲을걸을수있다니

이런숲의향기우아하면서고고귀한향기를들이킬수있다니,

처음가본낯선섬….

내가사는곳과아주멀디먼섬….

햇살은눈부셨고

자그마한산길은딱혼자걷기에족했다.

같이간일행들이야….사진몇장찍으면이미저만큼사라져버리고

나는숲에혼자남았다.

새소리…..가그렇게맑은지

소리가그렇게고요함을불러일으키는지

걷다바라보면바다가보이고

나무들은사랑스럽다는듯너무나사랑스러워어찌할수없는눈빛으로

새로돋는새순들을아니자라나기시작하는새순들을바라보고있었다.

하다못해동백나무도

꽃지고순나기시작하더라.

그형용키어려운왕성한생명의향연이라니

고요한충만이라니.

그찬연한것들과의독대!!!

걸음이어찌아름답지않을소냐.

산딸기곷치고는엄청커서….놀라웠는데거제딸기라고한다.끝물이라…..

덜꿩나무….는숲의고요에방점을찍는다.

못이슬..즉모에고인이슬물로세수를하면미인이된다했는데

흔한풀도이슬세수….를해선지어여뻤다.

제주도검은오름에서많이보았던큰천남성….세상에이섬에도많이있었다.

싱그러우면서도품이넓어보이는

그러면서도개성이강해보이는아주멋진풀이다.

새순이꽃처럼보였다.

멀리서보면더욱….예덕나무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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