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동피랑마을에서

이젠점점여행편지여행홀로족이늘어난다.

작년재작년만도거의그룹을지어오거나둘이라도짝을지어오는사람이많았는데

이번여행에서는홀로족이반쯤된것같았다.

여행가서도옆사람과의대화에만시간을소비한다면

자연과의안김은물건너간일이다.

우리모두생각할시간이필요해.

버스안에마치혼자앉아있듯이,

옆에사람이없듯이창밖을그저바라보는

말하지않아도되는무연한혼자가얼마나좋은데….

그래도가끔사람이끼어들긴한다.

연화도에서큰천남성을찍고있는데

나보다한참젊은여인이이름이뭐냐고묻는다.

큰천남성이라고하자첫남자요?ㅎㅎ

그렇게기억하면잊지않겠다고했다.

자기는남편하고밤새내차를몰고와서조금눈붙이고배를탔다고….

이부부와섬을걷는동안자주만났다.

모르는식물보면물어보려고서있기도했다.

다행히아는것만물어봐서적절한체면유지?ㅎㅎ

섬을다돌고부둣가로오니언니손짓까지하며부른다.

고등어회를시켰다며같이드시잔다.

나는회를싫어하는데….맛있게드세요….하며뒤돌아서는데

아니내가싫어하는음식먹는저사람들은그럼뭐야…..

이건아니다싶어다시돌아갔다.

먹음직스러워보여서다시하며ㅎㅎ

아저두음식이까다로운데요지금살아있는것잡은거라싱싱해요.

그녀가정성스레싸주기까지하는데

음여전히살은부드러웠지만생선특유한비린내가났지만.

맛있네요.말하면서곁에나온것들집어먹기

그들은다시또배를타고욕지도라는섬으로간단다.

좋겠어요….우린다시통영으로가동피랑마을둘러보고서울로가요.

우리배가일러서바이바이를하고헤어졌다.

이즈음벽화마을이유행이다.

그효시가통영동피랑마을인가부산에도서울에도탄광마을에도온통벽화가대세다.

어느평론가는그게전부재능기부로이루어진다며

미국뉴딜정책의일환인우체국벽화그리기는

돈못버는화가들을위해나라가마련해준직장이었는데

우리나라는온통공짜만원한다고그래서퀄리티문제도생겨난다고일갈하기도했다.

우리나라벽화마을과그래비티아트….를동일선에놓기에는여러가지문제가있긴하다.

그러나가장중요한동질성은벽에그린다는것….

그리고그벽이절대휘황찬란한재료가아닌초라한것이라는것,

부잣집화려한벽에그림을그리시오,할이도없겠지만

그런곳에벽화를그린다한들그림이살아나겠는가

가난해서빈공간,허름해서자유로운곳,

그래서멋진캔버스가되는거겠지.

그래도

최고의그래비터뱅크시가생각나지.

통영동피랑마을에서

물론좀어불성설이긴하지만,

그의넘치는재치,기발한착상,

그리고허접한생을이어가는사람들을향한날카로운촉발성,

세계최고의그래비터이면서도여전히익명인존재

그러니그존재자체만으로도

이미돈으로영위(이단어쓸때마다좀웃긴다내이름자가뒤바꿔져있으니)

되어가는현대미술을통렬히통박하는,….

위대한문화테러리스트,

평화를사랑하는이,

부두에서통피랑마을을향해바다를주욱옆에매달고걸어가면서

생각이야무한자유아닌가.

쇼베동굴의벽화도생각났다.

그러고보니벽화는예술의장르중가장긴생명체아닌가.

삼만년전의벽화….라고해서시시하게여겼다가는당신은참말로무지한인간이다.

나도처음에는좀무지했다가

쇼베벽화를자세히설명한글과그림을보면서

오메,세상에,…..탄식했다.

삼만년만큼의후퇴라고생각하면큰일난다.

삼만년전이나지금이나

모세시절의이스라엘민족이나지금이나

인간은똑같다!!!!

이순신장군의거북선배를세척이나….지나쳐서동피랑가는골목길로들어선다.

동피랑마을에서바라보이던바다….

그러니까동피랑마을은쉽게말해서아주가난한사람들의생존터다.

구불구불언덕을올라가야하는….

날마다힘들게오르내렸을….

그러나그래서저들은아마낮은곳에사는돈많은사람들보다

더많이멋진바다를품에안았던것이다.

아래쪽에사는사람들이겨우눈앞의바다만을보고살때

동피랑마을사람들은바다저먼곳….

더넓은바다더깊은바다를품고살아갓던것……

나도그렇게동피랑마을엘올가서야보니

통영이저리도아름답구나….아늑하구나저렇게이어졌구나.

그러니가난은

누림이나즐김대신깊은성찰의자리를제공하지않겠는가.

동피랑마을을조금걷다가

아주기묘한자리,

그러니까길과땅사이의미묘한틈새에적어놓은시를만난다.

물같이푸른조석朝夕

밀려가고밀려오는거리에서

너는좋은이웃과

푸른하늘과꽃을더불어살라

그거리를지키는고독한산정山頂

나는밤마다호올로걷고있노니

운명이란피할수없는것이아니라

진실로피할수있는것을피하지않음이운명이니라//유치환<너에게>

그래서청마는이영도를피하지않고

사랑했을까

운명이라여겼을까.

위의사진은전부한곳을찍은사진이다.

동피랑마을에서내게가장인상깊었던곳,

아주작고낡은집이이다

지붕도거의없고그저시멘트틀만남아잇다.

방두개콩만한부엌

그리고그집을올라가기에는또여러계단이필요하다.

집에어울리지않게창문이컸다.

이제는그저형체로만남아잇는그창문에

싱그러운오월의식물이한가득들이차있다.

이렇게아름다운그림이라니….

거기하늘도등장하고바람도등장한다.

살아있는정말생동하는시시각변하는현대미술이

자연이펼치는작품이거기있었다.

물론벽화미래를위해공부를향해투지를불태우는학생

따뜻함가족의모습,

화장거울을앞에하고있는여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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