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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에로스의 종말과 멜랑콜리아
BY
푸나무
ON 11. 18, 2015
에로스의종말
저자
한병철
출판사
문학과지성사(2015년10월0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커피를굵은머그잔에담는다
.
책상앞으로가져오는데저절로그커피잔을두손이감싸안는다
.
거만한한손에서다소곳한두손
….
은
커피의온기탓이기도하겠지만
겨울에대한무의식적인손의제의가아닐까
,
‘
멜랑콜리아
’
의시작은느리고지루하고도무지알수없다
.
바그너의비조성화된음들
….
트리스탄과이졸데의프렐류드는
기이한영화의시작에절묘하리만큼알맞다
.
아니오히려한수더앞서
알수없는공간으로끌어간다
..
그러니까화면이색이라면음악은조형일것이다
.
반쯤감은
…
도무지속내를알수없는주인공의눈빛
그녀뒤로희부윰한하늘
….
에서죽은새들의사체가떨어져내리기시작한다
.
(
내겐그리여겨졌다
)
그리고브뤼헬의
“
눈속의사냥꾼
”
이펼쳐진다
.
남자들은모두다깊이고개를숙이고있다
.
사냥개들도그러하다
.
마을이환히보이는지점인데도아무도그마을을바라보지않는다
.
검은새들은스산한나무를더욱을씨년스럽게해주고있다
.
우울한겨울풍경
그하늘에서검은새들의사체가내려오기시작한다
.
그리고그뒤를이어
밀레이의오필리아처럼
….
영화의주인공이물에누워있다
.
한병철의
“
에로스의종말
”
첫장의제목이
“
멜랑콜리아
”
다
.
2011
년칸영화제에서상을받은영화
.
영화를모르니그렇지않아도어려운글이더어렵다
.
한참전영화라혹시나하며텔레비전을뒤졌더니있었다
.
영화를보고난후다시첫챕터를읽으니그제야진도가나갔다
.
“
멜랑콜리아
”
는우주를향하여돌진해오는행성의이름이다
.
주인공여자저스틴은아주심각한우울증환자이다
.
한병철은우울증이극심한나르시즘의결과라고단언한다
.
타자가사라진공터
…
에서다가오는질병
.
그의에로스
ㅡ
사랑
ㅡ
은강력한타자
…
에게서다가오는데
이에로스만이자기부정자기비움을할수있다고
,
묵시록적인모습의에로스는
모든사람이흠모하는성공적인관계가아닌실패이다
사랑의부정성
(
나는비정형성으로읽기도했다
)
은급습하며상처를입힌다
.
파국적재난을가져오지만그러나구원으로이르는길이기도하다
.
사랑은최악의전염병이며변신이다
.
즉자신을빼앗고타인의본성을불어넣는다
.
이런유일무이한경험이사라져가고있다
.
오늘날사랑은긍정화되면서성애만남게된다
.
섹시함은자본이되어버렸다
.
타자와
ㅡ
의거리를좁히는디지털미디어는오히려타자를실종시킨다
.
급습해서상처를주며나를변하게하는변신의주체인사랑은
실제긍정이아닌첨예한부정이다
.
그러나현실은부정성의완전한부재로인해
사랑은소비와쾌락으로전락하고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