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시도 모도

그러니까적어도섬을간다는것은전혀다른세계로의떠남이다.
겨우이십여분배위에서그것도

내가타고간차에그대로앉아있었다고
할지라도나는그렇다.
작은오빠에게서섬세개를하루에트래킹한다는이야기를들었을때
우리집에서사십여분가면삼목이라는선착장이
있다는사실을알았을때
나는마치기억나지않는

나의어린시절이야기ㅡ


가령내가한살이조금넘었을무렵부터
응아가마려우면벽으로가섰다는이야기…..
엄마가
우리애기응아할래?하면

양손을파닥이며좋아했다는이야기


그러니까,이내가말이지,
겨우일년을살고
응아를알고
엄마의말을알아들었으며
즐거움을표현,
즉소통에대한환희를우아하게나타낼수있었다는이야기ㅡ
를들을때처럼좋았다.


"복잡하지않는낯섬"이좋다는이야기다.

언제부턴지아주시시한단어들이
나를움직이고
마음속에서마치무성한나무라도되듯자라나고
나대신세상을기웃거린다.


섬두그렇고

뻘도그러하며

그냥아무도가꾸지않는야산,
버려진땅처럼보이는들판의억새들…..이그러하다.


섬이라선지유별나게사철나무는진초록이었고
저붉은열매는참어여쁜선홍색이었다.

생각처럼섬이멀지는않다.
섬과섬을이은연육교는뻘밭에놓여있는듯했고
섬을이어주는다리라하여무슨특별한느낌이들겟는가,
그냥길이지,하면서도
신선하지.신선하고말고,


신도에서내려시도로가는다리를지나고
또잠간가니
모도표시가나왔다.


다리면서길이고
길이면서다리인길을건너며
그러나섬에서섬으로가며

또섬에서섬으로가며
사람의관계를생각해봤다.


시인의시어가아니더라도
사람이섬이라고생각해볼수있으리.
사람사이의관계는다리라고표현해볼수있으리.
오고가면서전부인양기대기도하고

어느때는다정하게안기도하며
누군가와는점잖게안부를묻는사이.


그러나결국은누구든지다리를건너야만만나는사이가아닌가말이지.
날아서혹은점프해서만날수는없지않은가,
가족이라하여애틋함은더할지라도
걷지않고서만날수는없을것이다.
아무리사랑하는이라도

길을걸어야만

다리를건너야만,

만나지는것,

그러니걸을때생각할것,


길은적어도세가지이상의도구가되어야한다.
걸어가기위한도구
관계를위한도구
그리고생각해야만하는곳.

모도의귀퉁이바닷가에있는배미꾸미조각공원,
무슨거대한사유까지는바라지않았지만
워낙태생이보성촌사람이라선지
‘적나라함’에대한두드러기가있다.


그러니까유행가와크래식의차이같은건데
뭐그둘이뭐가다르냐,
들어서좋으면좋지똑같다음악은,하면
소크라테스도아니고해서별로변론할말이없다.
아니변론하고싶지않다.

응아는아주중요하지만꼭혼자화장실에서한다.
아어린이와치매걸린노인은빼고….
성도….

장소가각별해야아름다운것이다.
어쩌면성은둘사이를벗어나면

포르노로급전직하전락한다,

.
그래서성에대한작품은

아주매우고급하거나

매우지적이어야한다.
분석도분별도아주중요하게생각하지만
까발기는것이분석이고분별은아니다.

솔직한미덕이라고?
지금호밖씨까냐고?
있는것을왜숨기냐고?
그러는당신은왜아름다운것에혹하는가?

배의밑구멍이배미꾸미란다.
바다…가정원이어서웬만하면아름다울텐데
왜냐면주제도중요하지만

소소한서술이

서늘한문체가
아름답게도만들어주니까,

잘아우러주니까,


그런데도그곳의풍광은…

풍경이되지못한듯내겐여겨졌다.
아이들과함께왔으면매우민망할뻔했다.


김장은김치도중요하지만숙성은더중요하다.
예술도재와기가매우중요하지만
절제하고인내할때나타나는

승화는더중요하다.


숙성과승화를나는비슷한단어라고여긴다.

나는새가되었다.
무슨이야기냐면어느교회기도원인데산책길이좋은듯하여올라갔다.
그날내내이섬저섬어슬렁거렸으니까,
나즈막한키의감나무한그루가있었다.
새가부리로슬쩍쪼아먹은감을비틀어땄다.
대강벗겨내고살짝입에담았는데
그단맛이
그신선함이
내가이제까지먹었던감의맛이아니었다.


강렬한달콤에

그달콤은달콤에그치지않고

푸르름과소통했다.
서늘한달콤함…..이라고해야하나.
차디찬서리와교감한감….


보아하니사람자취는전혀없었고
그래서손에잡히는감다섯개를따서호주머니에넣었다.
누군가가아니왜남의감을따시오?라고묻는다면
나새여요.

대답해야지…ㅋㅋ

겨울염전은빈해수욕장처럼황막했다.
가둬둔소금물은고요하게지붕그늘아래고여있었고
소금밭은그알몸을내보이고있엇다.
그위로만추의

아니초동의바람들이자유롭게섞여흘렀다.

수기해수욕장…의고운모래들은
고와서단단한지발자국에푹패이지않았다.
해수욕장한귀퉁이에서

아마도무슨일인가를하던사람들이
모닥불을피우고있었다.


모닥불참오랜만에보네….
난데없이저절로모닥불피워놓고모여앉아서..를.흥얼거리고….


바닷물도있고뻘도있고민물도있어서
허옇기도뻘겋기도한이상한체험장….위를걸어보기도햇다.

어디나사람이없어서
겨울염전처럼황무했고

겨울해수욕장처럼쓸쓸했으며

초겨울섬은

달려온시간을반추하며
피곤해보이기도했다.


엄청난새들이하늘을날고있었다.
오는걸까,
가는걸까,


그저열심히사는것,

사실은바다도아주열심히살고있었다.

수기해수욕장전망대주변
바로옆에는나무데크로된바닷가가는길이잇엇다.
낙엽이수북하게덮힌
아무도없는길…


그길을한참걸어내려가니

바다가바로발밑으로다가왔다.
거기서도한참어슬렁…..
썰물일때는

길이있을듯도해보였으나만조였다.


저건물은드라마찍으려고지은건물인듯햇다.
보나마나화면에는

엄청나게화려하고아름답게눈부시게나왔을듯….
사람의속내와비슷해보이는건물
인생과도비슷해
한때눈부시게젊고화려하다가이제는잊혀져가는중.
근데그래서한참더여기저기다니며다정한눈길로바라보았다.


수잔손탁의말
(늙음이나혹은)병듬속에
영감을주는용기와기사도의세계가있다는것,


이야,브라보!!!!


나는그말한마디로그녀를좋아하기로

그리고흉내내기로작정했다.
늙음도질병도그외숱하게다가오는수많은사연들속에서
우리는기사도정신을가질수있고
오히려그렇지않을때보다더용기를지닐수있다는것,


잊혀진집을바라보며
이제내게다가오는늙음속에서
젊음을부러워하는

시시한행위를하지말고
용기와기사도정신을찾을것.,…..


세상에이포도나무…모양좀봐라.
이게나문가?
그러니까알을낳게하기위하여불을끄지않는양계장처럼보였다.
가엾어라.
포도나무…..
그래도사랑은받겠네.
야생의들포도보다는말이지.

8 Comments

  1. 참나무.

    2015년 11월 26일 at 11:59 오전


    제목보고神도詩도…모도?는뭘까…했어요…^^

    근데사진이모두배꼽이야요
    사진도많은데어카나요…굼금하기도해서요
       

  2. 푸나무

    2015년 11월 26일 at 12:12 오후

    아그래요,
    네이버가글쓰기가좋아서
    처음으로그곳에먼저쓰고옮겨왔더니아이고참….다시써야겟네요.,   

  3. 데레사

    2015년 11월 26일 at 1:23 오후

    해골의작품은좀섬뜩놀랄것같습니다.
    볼줄모르는보통사람의눈에는아름다운것이
    좋거든요.
    겨울바다와섬,한번다녀오고싶어집니다.   

  4. mutter

    2015년 11월 26일 at 11:23 오후

    글이제수준에딱!좋습니다.
    어디서이런글이쏟아져나오는지.
    섬을걷고있는글쓴이의정서가느껴집니다.   

  5. 松軒

    2015년 11월 27일 at 1:06 오전

    섬…섬과시
    섬과시인…

    요즘제가읽고있는시집이랍니다
    저시잘안읽었는데
    요즘후회되요많이읽어둘걸하고

    한시인의시집5권째읽고있어요
    반복들어갈까하는데
    마침푸나무님의글을대하니
    쨍~~~한아침에기분까지쨍~~하고
    가슴팍에파고드느그뭔가가….ㅋ
       

  6. 벤조

    2015년 11월 27일 at 4:18 오후

    푸나무님따라생각에젖어다리를건너갔지요.이름도간소한모도,
    그런데배미꾸미에왜저런걸해놨을까요?바다를더럽힐라고?
       

  7. 푸나무

    2015년 11월 28일 at 2:20 오전

    데레사님겨울바다쉬워요.단옷은단단히입으시구요.
    아드님과드라이브겸해서다녀오셔면더쉽구요.

    무터님감사합니다.
    어디서는요?그냥주절거리는거지요.ㅋ~
    섬은참좋았어요.
    어슬렁거리기…ㅎ

    송헌님올만이세요.
    요즈음시집전성시대라고하더군요.
    짧아서좋다는거예요.
    그래도짧아서어렵기도한게시죠.
    한시인의다섯권이라면그시인께무지집중하신거네요.

    벤조님맞아요.
    실제제느낌은이사람혹시성도착증아닌가
    천박하기이를데없는이상한것들투성이였엿어요.
    더럽힐라고?
    딱!!!!맞아요.설마울댓글그냥반읽지는않겠지요?   

  8. 士雄

    2015년 11월 28일 at 6:41 오전

    사진다좋고요.^^
    글도좋고요.^^
    다좋습니다.
    그런데조블은불투명한일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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