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살피는 관점

책을읽을때마다

책에의해나는전혀다른사람이된다.

소설을읽을때는어느한주인공의입장에서기도하지만

대개는면밀한분석을해가며읽는다

박범신의<당신>꽃잎보다붉던….이작은글씨로쓰여있는

책을시작하며왜붉은이아니고붉던’…일까,

붉던은단순한과거형이아니라

왠지붉은보다더붉은이란느낌이강했다.

과거라는촉수에걸리면거의가그러하듯이

그렇다면더깊은회한을나타내고자

여자가주인공이고나이가일흔이넘었고사랑이야기이고

그래서에이,시시하네하며읽다가그래도역시,,하며읽었다.

시몬드보봐르가

아주단정하게기록한

자신의엄마의죽음을글로쓴<아주편안한죽음>

어찌나단정하든지

옛날교복칼라에플멕인그리고후리야(?)스커트를

입은공부잘한여고생을생각이났다.

보봐르의엄마라는생각을사르트르가등장할때만아,하며읽었다.

그녀도나처럼

(이게참궁상이긴한데위대하거나똑똑한여자와슬그머니동격이고싶은

이유치찬란한감정은나는늙어가는데도무지지혼자늙을줄을모른다)

난데없이한참을운다.

나도울아부지실제돌아가시고나서울지는않았고

그전에갑자기눈에서샘이생겨난건지계속흘렀었다..눈물이

체의녹색노트는체게바라가사망당시메고다녔던홀쭉한배낭에들어있던

그가좋아한파블로네루다를위시한시인들의시다.

남미….쪽시는어렵다

사실외국시는거의가다어렵다.

설명이없는시어속에

내가모르는문화와생략

그리고감정들이포개지고으깨지고혹은난파되어있기때문이다.

그들을,그섬세한것들을,그빛나는것들을

이아둔한눈으로

더군다나이제원시향인눈으로어찌찾아내누,

그나저나체게바라와시는얼마나참안어울리는조합인가,

안어울린다고생각하는이수치낮은감각은

시가연약하다고생각하는부분에기인되어있는데..

그러나조금만더시앞에서생각하면시는절대연약하지않다.

오히려연약이라는위장을한권모술수가농후한군사이다.

뮐러의산문선은….

그냥읽었다.

우리나라에처음으로번역된것을강조했는데….

근데거의다그러지않나?고전아니라면,

희곡작가라선지

그가바라본삶의한대목들이농축된시처럼보였다.

사실책을만나는것은

내선택이기도하지만

이게또굉장히우연이기도하다.

아이쇼핑도해줘야패션에대한감각이뒤떨어지지않듯이

책도자주접해야책에대한감각이떨어지지않는다.

셀수도없이생산되는수많은책에서어떤책과내가조우할것인가,

이와같은명제는사람과도비슷하다.

어디에서무엇이되어우리만나랴.

아람누리는예술특화도서관이다.

아람누리미술관에들렸다가

그래도참새가되어방앗간을.

하여기대체도않는사람을만나즓듯이

의도치도않은책몇권을빌려왔고의외로만족스러웠다.

키타노다케시그림

그중의한권인

다케시의낙서입문,

기타노다케시야?하며봤더니진짜키타노다케시였다.

이사람이그림을?

근데정말로참기발한그림이었다.

유화는아니었는데..

그림도기발하지만그림옆의글도산뜻했다.

아이참재미있네….혼잣말을하며읽었다.

솔직히사진은시시하고

이정도그림을그릴수있다면나도내글한번엮어볼텐데

생각해보니책을내지못하는이유가하나더생겼다.

기타노다케시에관해는언젠가한번포스팅을해야지

그무지한폭력과그무지함속에들어있는괴이할정도의매력에대하여,.

그리고그만이지닌페이소스에대하여

아그리고심쿵!하게하는유머도빠트리지말아야지.

그리고<풍경과마음>이라는김우창선생의글은

에세이는선뜻넘어선,

그러나평론은본인이아니라고하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문학평론못지않게

그림에대한정수를아우름과함께

그표현이정말고급해서읽는즐거움을주었다.

<고급하다>

자본주의를벗어난,

자본주의의섬세하면서도악랄한촉수를벗어난

유일한청정지역이있다면

<>이아닐까,

글의고급함은현란한묘사도아니고지식에대한자랑은더더욱아니다.

물론가끔은생경한단어가출몰하며알지못하는철학분야가

설명대신나타나기도하지만,

그러면<고급>은무엇일까?

글쓴이가발견한,

작가의미려한촉수에의해서감지된,

비밀의공간에있다.

글이빚어낸공간은전인미답의지역이다.

글쓴이가앞서서가고우리는그뒤를따르는데

어느순간눈앞에활짝펼쳐지는,

이제까지전혀보지못한푸나무들이향기까지뿜어내는아름다운숲.

긴인생을통해서깊고맑은시선으로

그리고수많은독서로세상을바라보는자들만이알려줄수있는숲이다.

이런고급함은절대돈으로살수없기에

그야말로고급이라는단어가적절할것이다.

광활한우주수만겁의시간

그속의인간…..을아는것,

그무지함을왜소함을생각하며깨닫는것,

이것이평정에이르는길,즉생을살피는관점이성립하게되고

마음이평정을얻게된다는,

그런것을동양화가담고있다는논지도그가설파한담론중의하나

6 Comments

  1. 데레사

    2015년 12월 8일 at 2:12 오전

    많은책들중내가가진건자전거여행뿐이네요.
    책을읽으며책속의주인공이되어볼때가제일
    행복한것같아요.ㅎ

    책이있어서내인생이많이윤기가납니다.   

  2. 데레사

    2015년 12월 8일 at 2:43 오전

    내가뭘잘못늘렀는지안게판의
    푸나무님칭찬글이사라졌어요.
    어쩌죠?   

  3. 푸나무

    2015년 12월 8일 at 3:05 오후

    데레사님책이삶을윤기나게하신다는말씀
    공감동감찬성추천하는바입니다.
    그럼요.
    엣날교실바닥에바르는피마자기름이상이죠?ㅎ
    안게판글은데레사님읽으셧으면됐구요.ㅎ   

  4. 푸나무

    2015년 12월 8일 at 3:09 오후

    일흔이요?
    내년예순입문도버거운데…
    하긴금방이겠죠.

    기타노다케시..저열하다…..어느부분틀림없긴해요.
    생김새도어디배우처럼요,
    근데하여간전매력있더군요.
    저냥반거기다아마도골수우국인사에요.
    제가생각하는부분…산성님읽으시게한번쓰겟습니다.
    다케시의낙서입ㅂ문이란책도절판되었으니
    책리뷰와함께
    무채에굴버무리듯이한번버무려보죠.ㅎ   

  5. 참나무.

    2015년 12월 10일 at 12:55 오전

    호불호가극명한예술가들중한분이지요
    요즘A&C예술체널에서도가끔만납니다

    영화감독큐브릭-시립미술관도가봐얄텐데…
    조영남,한현우제씨들도저는호쪽-용기가필요하지만…^^
       

  6. 푸나무

    2015년 12월 10일 at 8:09 오전

    뭐야다케시이야기를시간보니두시간넘게만지작거렷네요.물론그동안이것저것하기도햇지만….낙서입문리뷰는정말쓸게많은데(천연덕스러운야한부분까지ㅎㅎ)앞이길어서그냥잘랐어요.참님은호쪽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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