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사람은언제가장죽고싶고언제가장살고싶을까?

우리가살아가면서가장놓치기쉽지만또한편으론가장놓쳐선안되는삶과죽음이라는명제.

우리는올때도몰랐던것처럼갈때도모른다.아무리막강한권력을가진사람도…

그런면에서어쩜시한부인생을사는사람이다행이고축복이라고봐야하는건가?자기가갈때를대충은

알수있으니…

파울로코엘료는브라질의세계적작가이고그의책’연금술사’는전세계120여개국에서번역되어지금까지

2,000만부가넘는판매량을기록했다고한다.그기록은아직도계속되고있고….

나역시그의소설을읽으며그의프로필을알고나선역시위대한작가는그냥만들어지는게아님을느꼈다.

작가의글에는그의일생이담아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라고여겨지는데특히이책’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

에선그의정신병동입원경력이크게한몫한듯하다.그가책에서말하는’전기치료법’도그저상상으로

만들어낸이야기가아니다.정신병원입원이력이외에도그는여러가지삶을경험한그야말로’준비된작가’이다.

그는록밴드를결성하고극단활동도하며청년시절히피문화에도심취했었고급진적인만화잡지를창간하여

군사정권에의해수감되고고문을당하기도하였다.또한연극연출가,TV극작가,대중가요작곡,작사가등으로

대중문화와도밀접한관계를맺어왔다.그러기에그는다양한인생경험을통해우리들에게함께공감할수있는

훌륭한작품을완성할수있었다고본다.다시말해그저사변적이기만한그런작가들과는다른긴밀감이있다.

오늘남편과시내의책방을돌아다니다여기서도역시파울로코엘료의책들이인기가있음을실감할수있었다.

그의책은지금까지’연금술사’그리고이책모두두권을읽었지만앞으로계속읽어볼생각이다.

‘연금술사’에서보여주는인생의자아찾기과정과또이책’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에서보여주는인간의

광기에관한고찰과삶에대한열정이바로내가알고,찾아가고싶은과정이기때문이다.

한때한참사춘기때의난,이세상에서정상으로살고있는사람은모두가사실은정신병자들이며정신병원에있는

사람들이정상인들이란생각을했던적이있다.조금은극단적인사고였지만어느면에선나이가들은지금까지도

이생각은유효하다.우리가정상이라면세상도처에서벌어지고있는불합리하고부조리로가득찬일들을어떻게

정상적으로견뎌나갈수있겠는가?그건인내심이나성숙함과는다른그저이기심과애써외면하기에다름아니다.

아주유용한변명이하나있기는하지….망각이라는….

이책을읽으면서도그런생각이들었다.이정신병원’빌레트’에있는사람들이어쩌면더정상인이며세상을

바르게볼줄아는사람들이란생각.그들은어느누구와도섞이고싶지않았던순수한영혼의소유자들이

아니었을까?그들을몰라주고다른사람과다름을인정하지못하는것은바로그들만큼순수치못한우리들이

아닐까?그러기에그들을’정신병자들’이란낙인을굳이찍어따로분류하려는것이아닐까?

광기란과연인간의삶에어떠한영향을미치는것일까?

우리들을이해시키는광기에대해선대체로우리들은관대하다.아니관대하다못해우린그들을경외하며

그들에게’천재’라는이름을부여하며열광한다.

하지만우리가이해할수없는광기에대해선우리는대체로고개를냉정히돌려버린다.

왜냐면너무도깊숙이우리의양심을찔러대기때문이다.우린그찔림을그저받아들일수가없다.

그게너무도강렬하고깊기때문에.그래서우린그들을’정신병원’이라는한정된공간속으로기어이집어

넣어야한다.그럼으로써만이애써잊을수있기때문이다.아니잊어야한다.우리가살려면….

이책에서또하나나의시선을잡은것은바로주인공베로니카가자살을결행하다미수로이곳으로오게되었지만

자신이시한부로일주일밖에생이남지않게된걸알곤삶에대한애착을갖게되는대목이다.

과연살날이얼마남지않은걸알게되면생에대한열정이되살아나게되는것일까?

그러므로남은생을충실히마치려는노력을기울이게되는것일까?

그녀가하는이말이가슴을적신다.

"두가지부탁을들어주셨으면해요.하나는내가깨어있을수있도록,내게남은일분일분을즐길수있도록약이든

주사를주세요.잠이쏟아지지만난자고싶지않아요.할일이너무많아요.내삶이영원하다고믿었을때항상

나중으로미루어왔던일들요.내삶이가치가없다고믿기시작하면서더이상내관심을끌지못했던것들요."

"두번째부탁은.여기서나가밖에서죽고싶어요.항상내눈앞에있었지만단한번도가까이다가가려는호기심을

가져본것이없었던류블랴나성에가보고싶어요.겨울에는군밤을봄에는꽃을파는아줌마에게할말이있어요.

수없이마주쳤는데단한번도어떻게지내냐고물어본적이없거든요.외투를벗고눈속을걷고싶어요.그지독한

추위를느끼고싶어요.난감기걸리는게두려워언제나옷을두둑히입고다녔거든요."

“마지막으로내얼굴위로흐르는빗물을느껴보고싶어요.내마음에드는남자들에게미소를보내고,그들이권하는

커피를모두마시고싶어요.늘존재했지만애써감추어왔던내감정들을아무런부끄러움없이있는그대로드러

내면서엄마에게뽀뽀를하고사랑한다고말하고,그품안에서울고싶어요.."

아직까지죽음을실지로눈앞에두고글을쓴사람의글을읽어본적이없다.그래서그만큼절절하고진실된

목소리를들어볼기회가없었다.어쩜영원히없기가쉽겠지만….

그런데이책을읽으면서그근처까지는다녀온느낌이다.죽음을목전에둔사람의얘기를들어보고온것같다.

그러면서내자신어떻게내안의광기를다스려야하고어떻게세상과타협해나가야하는지를깨달게된다.

그리고무엇보다중요한것은죽음을인식하면서삶을영위해나갈수있게되는듯하다.비록그게오래가진

못할지라도…그렇게잊었다또기억해냈다그러면서가는거다.

마지막으로이세상에서시시각각벌어지고있는그많은불행한사태를그냥듣고보면서가슴아파하다가

곧잊어버리고자신의안일에빠져드는나를비롯한대다수사람들에게경종을울리는그런종류의책이많이

나오기를바란다.그리고많이읽혀서정말깨달고느끼며그런세상을좀더나은방향으로발전시켜나가려는데

동참하게되길바란다.말로만이아닌실천으로써말이다.그게바로’베로니카가살기로다시결심하게된’그이유

가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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