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vador Dali & Sigmund Freud

이글은월간미술1998년7월호에실렸던글로써서울대의대정신과조두영교수님의글입니다.

유명한정신분석학자프로이드와또하나의위대한화가달리의만남과그들의인연을적은글입니다.

이렇게동시대에이름난두사람이만날수도있고또시공을초월하여서도비범한영혼들이조우할수도있겠죠.

만남과인연의그질긴끈을다시한번더숙고하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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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가19세기후반한때유럽의문화중심지구실을한적이있었는데,1856년에태어난지그문트프로이트는

그것이행운이었다.독서광이며서적수집광이었던프로이트는학생때부터예술계로나갈친구들을사귀었고,뒤에

이들에게정신분석연구와전파에많은도움을받게된다.

프로이트는어학에재간이있어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같은외국어를자유자재로구사하였고,그리스어와스페인

어로된책도읽을수있는실력을갖추고있었다.그는또글쓰기를좋아했는데,약혼녀에게매주2번이상의

연애편지를보냈고,짧은것이편지지4장이고긴것은27장이나되었다.그런만큼그는문학을좋아했다.특히

세익스피어와괴테를좋아했으며,1932년에는괴테문학상을받기도했다.이는문학작품으로서가아니라그가논문

서보여준탁월한독일어문장력을쳐주었기때문이다.

반면프로이트는음악을싫어하였다.노년에영국망명길에올라파리에들렀을때안내자를따라맥주집에잠시앉아

있었는데,그곳에서밴드가연주되자눈살을찌푸리더라는것이다.까닭은고등학교시절바로아래누이동생안나가

남의집에가피아노배우는것이안스러워부모가좀무리해피아노를들여놓았고,그피아노소리는독서광인그를

방해하였던것이다.

그가부모에게하도항의하고,막판에는“피아노를되팔든지아니면내가집을나가겠다!”는엄포까지놓아,부모는

울고불고하는딸을다독거리면서피아노를되팔지않을수없었다.후세의정신분석가들은프로이드의이이해되지

않는억지를두고아마도그가미워했던것은피아노소리가아니라누이동생이었을것이라고해석하고있다.

미술은프로이트가좋아하던분야였다.그는어려서부터그리스와로마시대조각모조품들을사모으기시작했고,

다빈치의‘모나리자의미소’가어떤의미의미소인지를다빈치일기장을토대로분석하였는가하면미켈란젤로의

<모세상>에관해언급하기도하였다.독일작가의단편소설<그라디바>를가지고그조각품이지닌의미와더나아가

땅을파는고고학과무의식을파는정신분석이지닌비슷한의미를말하기도하였다.그러나프로이트의미술이해는

르네상스기까지의작품에국한되었고,현대미술에는까막눈이었다.

그토록짝사랑하던프로이트와의만남

현대미술가로서달리만큼프로이트를‘짝사랑’하다당한사람도드물것이다.누가보아도달리의작품들은프로이트

식정신분석의영향을받은것이분명하며,또달리자신도“내가존경하는당대두인물은아인슈타인과프로이트다.”

라고할만큼드러내놓고영향받았음을인정하였다.그러나달리가그처럼존경하던프로이트를막상만나고서는

자존심이몹시상했는데,이들의상봉을전후해달리가그린프로이트소묘넉장을보면그상처의크기를알수있을

정도다.

살바도르달리는1904년스페인피구에라지방유지의아들로태어났다.아버지는부유한공증인으로서,음악과그림을좋아했고,집을멋있게꾸미고고장예술가들을초청,파티를여는문화애호가인멋쟁이였다.첫아들이꽤총명해

부모의사랑을받았는데,불행히도뇌막렛걀?걸려7세에사망하였다.그리고3년뒤에태어난것이달리였는데,

워낙큰아들을못잊어하던부모가둘째인달리를죽은첫애의부활로여겨이름마저같은살바도르라짓고매사를

그에맞추어달리를키웠다.

어린달리는자기라는존재는없고,잘하건못하건어디까지나죽은형의그림자에지나지않게되자짜증나고당황

스럽고혼동을겪지않을수없었다.만난적이없는형을원망하고질투하지않을수없는것이그의인생이된폭

이었다.다섯살때그는친구하나를5미터높이의다리에서밀쳐떨어뜨린적이있는데,그때그는이나쁜짓에

아무죄책감도느끼지않았다고뒤에회고하였다.그가아무리천방지축으로놀아도부모는그저‘큰애짓이려니….’

하고귀엽게만보아주었다.그래서그는툭하면어린누이동생에게발길질을하였고,여덟살때는일부러이부자리에

오줌을누기도하였다.

그가예술적재간을일찍부터드러내도부모는형을생각하고‘큰놈이라면더잘그릴텐데….’라는반응을보였다.

아무리열심히잘해도달리는형의망령에사로잡힌아버지를‘둘째아들’자격으로기쁘게해드릴수가없었다.

이러한달리의강요된주체성(identify)의혼동은후에그의그림에서이중상(doubleimages)이나혹은다중상

(multifulimages)의특징을낳게한다.마침내달리는아버지의약을올리는것으로써아버지를실망시켜자기존재를

부각시키려는데까지이르른다.그좋은예가자기를미술학교에집어넣으려는아버지의의도를한사코따르지

않으려했던일화다.

달리가프로이트를알게된것은그의나이21세로,마드리드미술학교학생시절에《꿈의해석》을읽고서였다.

그는‘일생일대의발견’이라며이책에매료되었고,“내꿈만이아니라내인생경험도바로여기나와있다!”고

떠들어대곤했다.이때프로이트는이미60대중반이었는데,그런프로이트를달리는몹시만나고싶어했다.

대의달리는비엔나를갈때마다프로이트집을찾아갔는데,세번이나헛탕을쳤다.“건강때문에잠시시골에가

계시다.”는것이프로이트집하녀가든이유인데,이것이다소달리의비위를상하게하였던것같다.

[1937년달리가그린첫번째<프로이트초상>]

달리가그린프로이트얼굴첫그림과둘째그림은시간적으로는비슷한때다.그가34세이던어느날,그는프랑스의

신문일면에나온프로이트망명사진을보고그의첫그림을그리게된다.그는여기서프로이트를산사람이아니라

동상처럼묘사하였다.두번째그림역시같은신문사진을보고얻은영감으로그린것인데,그의설명을들어보자.

프로이트를만나려다헛탕을친지수년이지난6월어느날,나는입맛을즐기려프랑스썽스에갔던일이있다.

우리는내가좋아하는달팽이요리를먹고있었다….그런데난데없이신문일면에프로이트교수사진이나와있지

않은가.프로이트가망명길에올라방금파리에도착하였다는보도다.우리는이놀라운소식에멍해있었는데,

그런순간내게서나도모르게외마디소리가나왔다.나는순간적으로프로이트의형태학적비밀을발견해낸

것이었다.프로이트의두개골은한마리의달팽이다.그의뇌는나선형이다.바늘로파내야나올것같은.

[달리의두번째<프로이트초상>]

이런영감을얻어달리가그린프로이트의얼굴이두번째그림이다.프로이트의머리는달팽이껍질모양을하고있고,얼굴은절간의사천왕처럼으르렁대는독기에찬모습이다.달리는평소존경해마지않던프로이트를이렇게그렸던

것이니,화나있는인물은프로이트가아니라실은달리자신인것이다.그러니과거프로이트집을방문했을때헛탕을친것에얼마나한이맺혔는지알만하다.

[1938년달리가그린세번째<프로이트초상>]

세번째프로이트초상화는달리가실제장본인을만나보는자리에서그린것이다.달리의소망을전해들은작가

스테판쯔바이크가중간에나서프로이트에게세번씩이나편지하면서‘우리시대의최고천재화가’를꼭만나보라고

부탁한것이주효해서이두사람의상봉이이루어지게된것이다.쯔바이크는원래프로이트와절친했던친구로서

프로이트의영국망명후에도편지왕래를하고있었다.

흥분한달리는자청하여말하기를,자기아내와시인에드워드제임스를대동하고자기가그린<수선화(나르시소스의

변모)>란제목의그림을가져가프로이트앞에진열해놓고,자작시<수선화>를녹음한축음기판을틀어놓는것으로예의를표한다는괴짜다운계획을세운다.그러나막상물건들을싣고갈차편이준비되지않아이는계획으로만

그치고말았다.1938년7월19일,프로이트가거처하던런던함스테드의이층집이상봉장소였다.그런데묘하게도

달리가프로이트집정원을가로지르는데,옆을보니벽에기대어세워둔자전거안장에걸려있는빨간고무물병

위를달팽이한마리가기어가는것이그의눈에들어오더라는것이다.뒤에달리는이상봉을이렇게묘사하였다.

내가원했던것과정반대로우리두사람은말을별로하지않고서로잡아먹을듯무섭게노려보고만있었다.그러자

갑자기내머리속으로내가상대에게‘흔해빠진인텔리사기꾼’으로비치지않을까하는생각이들었다.뒤에안것

으로실상은그와정반대였지만.떠나오기직전나는그분에게내가공들여쓴논문하나를드리면서,지금좀읽어

주십사고펼쳐서그의눈앞에다놓았다.…프로이트는내논문에는전혀눈길을주지않고,나만계속쳐다보았다.

나는이것은나의야심적인과학논문이니지금좀읽어보시라고내손가락으로제목까지가르키며여러번청하였다.

그는싸늘함과무관심을내게보였고,내목소리는반대로날카롭고거칠어졌다.그러자꼼짝않고나만노려보던

프로이트가옆에있는스테판쯔바이크에게‘이친구처럼스페인사람전형을몽땅지닌사람은처음인데.

돌기는돌았구먼!’이라하지않는가.

그림속에보이는달리의오이디푸스컴플렉스

이때스케치한달리의프로이트얼굴은비록정신분석가의모습을하고있지만,눈이움푹들어가늙은나이를그대로

노출시키고있다.달리도“나는이때그의임종을예견하였다.”고뒤에말했을만큼어느면으로는참혹한그림이었다.

옆에있던쯔바이크는차마이를프로이트에게보라고할수없었다한다.요컨대프로이트의무관심에달리는

부지불식간에죽으라는소망으로반응한것이리라.

[1938년달리가그린네번째<프로이트초상>]

하지만프로이트는그반대였다.프로이트가다음날쯔바이크에게보낸편지내용은이러하다.

어제귀한방문객을갖게해주신것에감사합니다.나는지금까지나를보호자겸성자로모시는초현실주의자들을

멍청이들로보았었지요.그런데어제본그스페인청년은솔직하고열렬하며뛰어난솜씨까지지녀내판단을바꿔

놓았습니다.그가어떻게그런그림을그릴수있었는가를분석적으로조사해봄직하군요….

정신분석적으로볼때프로이트는달리에게있어아버지와다름없었다.달리로서는프로이트와아버지두사람은

아무리노력해도자기를인정해주는사람들이아니었다.이두사람은둘다나름대로는유명인사였고,둘다

‘쓰는것’으로행세하는사람들이었다.또두사람모두달리에게는일테면하나님같은존재였고,달리가아무리

까불어보았자코방귀도뀌지않을사람들이었다.

그러니프로이트의괄세에대해달리는분노로써반응할수밖에….그러나실은그의무의식이아버지를향해그런

분노를품고있었음은이제명약관화하다.달리의네번째프로이트그림은그의방문직후에그린것인데,여기서는

죽음의그늘이쌓인얼굴이너무도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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