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여기에오셨을때내가이런말을한적이있다.

"어머니!어머니께서도이제한국에돌아가시면컴퓨터도배우시고저희들하고메일도주고받으면서잼나게

지내세요.그리고어머닌글재주가있으시니글도한번써보시고요.아마어머니께서글쓰시면많은사람이

감동받을걸요???"

내말에자극을받으셔서인지정말로한국에돌아가셔서컴퓨터를배우시고계신다.그리고타자연습도하실겸

거의매일우리들에게메일을보내신다.내용이야일상에관한얘기,일상이라고해봤자아빠랑전날화투하셔서

다음날점심값낼사람정하는것하고아침엔두분생식드시고점심외식하시고저녁은아빠께서준비하셔서간단

하게드신다는것과늘운전하는내게운전조심하란당부의말씀,건강에신경쓰고애들한테도더욱잘먹이란

내용이다.

나는메일을보면즉시답장을드리는편인데동생은공부로바쁘니까답장이간혹늦는수도있다보다.그러면

슬그머니아빠께서전화를하셔서"거….메일좀보내라….엄마가눈빠지게기다리고있다."하신단다.동생이

웃으며하는말이그것도이젠좀스트레스로다가온다나???ㅎㅎ나야그렇지만걔는해야할일도많으니그렇기

도하겠다싶었다.

처음엔나와동생으로시작했는데얼마전부턴애들메일주소를달라고하셔서애들에게도보내셨나보다.워낙

툴툴한우리두녀석은그저간단하게답장만쓰곤그걸로끝이고그나마두조카들은몇번보내드렸나본데그래도

늘손주들그리워하시는우리어머니의허기는절대못채워드리는듯싶다.메일로나마애들숨결을느끼고글

읽는재미에푹빠지신어머니께서어디’간혹’이말이되겠는가?매일도모자랄판인데이녀석들역시지들생활에

바빠틈을못낸다.아니못내는게아니고솔직히안내는거지.지들하고싶은게임이나검색은매일해도말이다.

그나마내가거의매일을메일보내드리다가깜박하고잊는날이있었는데동생에게메일을보내시길"언니가뭔

일이있는게아니냐?그러지않았는데요며칠메일이안왔고동생인너한테도못할말도있을수있는데이상한

낌새는없었느냐?형부랑은사이가괜찮아보이냐?"등등을물어오셨단다.동생이그래서내게전화를하고….ㅎ

어머니의새로운취미로우리들의일상이조금변화를맞은셈인데그래도난늘컴에붙어앉아있는편이니할말

특별히없어도어머니께간단하게(시작은그래도늘량이꽤된다.)나마매일메일드리려고노력중이다.지난번엔

내가메일에다이젠워드쓰시는거배우셔서매일매일의일기도쓰시고글도쓰기시작해보시라고말씀은드렸는데

아직은엄두가안나시나보다.워낙성격이꼼꼼하셔서뭘하시는데나처럼그냥뛰어드시진않으시는분이시니….

그런데엊그제메일은좀심란해서내내내마음이그랬다.요즘통집에아빠랑만있으니친하게지냈던이웃들도

잘안찾아오고또많이이사를가버려더욱없기에마음이많이외로우시다고.원래우리들걱정할까봐염려되는

얘기는잘안하시는분이신데도오직외로우셨으면이런말씀을하셨을까싶어마음이안좋았다.여기오셨을때

생각외로손주들이덜반가와하고대접이소홀한것같아여기오셔서살아야할지말아야할지잘모르겠다고하신

적도있지만그래도못해주는손주들곁에나마있고싶으신지허전한마음을비치신다.이민신청은예상외로

시간이많이걸리고있고안타깝기만하다.

나는성서도읽으시고기도도많이하시라고말씀은드리지만그래도연세가드셔서인지책도붙들기만하면잠이

쏟아진다하시니책읽으시란말씀도못드리겠다.너무심각한그런책말고짧으면서도재미있는책으로얼마전

내가읽었던이순원의’은빛낚시’같은산문집이좋을듯해서제부한테부탁했는데도또깜박한듯하고….

사람이나이가들어가면더욱마음이외로움에쉽게젖고모든게다시큰둥해지나보다.우리어머니께서굉장히

활동적이셔서불편하신몸으로도아파트일도열심히보셨고여기저기일이꽤나많으셨던편인데이제는정말

늙으신건가?두분만그렇게호젓하게계시는걸생각하면안쓰럽다.이번설명절에도무척이나외로우셨나본데.

역시아무리강인한정신력을가지신분이라도세월의흐름으로인한외로움과고독은떨칠수가없나보다.사정이

이러니괜시리내맘까지편치않고불효하는것같아심란하다.하루빨리이민수속이진행되기만을기다리는수밖에

없겠다.기회봐서내가이번여름에큰아이데리고한번더한국을나가던지말이다.그리고기도도열심히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