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보석

요즘계속비가내리고있다.우울해지기도하고때론세상이맑아지는듯하기도하고내마음

까지도빗물에그대로깨끗이씻고싶다는생각을하기도한다.사실어제미사가끝난후

큰조카와미국에있는시어머님별장으로가려했는데비가온다는예보가있어다음기회로

미루었다.남자녀석둘만집에냅두고무소의뿔처럼그렇게혼자서당당히가려했는데날씨가

도와주질않는거였다.모처럼호숫가에서여유로움을만끽하고싶었는데말이다.아침에는또

커피를들고뽀얀물안개피는호수를바라보며그네에앉아호젓함도느껴보고싶었는데말이다.

아니나다를까집으로돌아오는데마치하늘에구멍이라도난듯그렇게마구퍼붓더니조금있다

곧비가딱멈추며사람을아주놀리는듯했다.황당한마음을삭히면서아쉬운대로아직비의

잔여가머물고있는나무의잎들과꽃,꽃잎을바라다보며싱그러운공기를벗하여집근처를산책

하는걸로떼우기로했다.

거의인적이없다고보여지는길만찾아나서며이것저것유심히살펴가며산책을하였다.비가온

후엔더욱초록이짙어보이고사물의상하나하나가더욱명료하게눈에들어온다.하늘의빛깔은

청회색이지만내마음만은어느새웬지모를고요함으로아주옅게채색된하늘색이되어있었다.

그리고그마음가운데청아한백색의단아함이들어앉아있는듯한느낌도아울러느껴졌다.참으로

고요함이란사람을편안하게만들어주는게맞는것같다.멀리나갈필요없이집주위산책길이

이렇듯내게평온과휴식을준다는것이얼마나큰행운인가라는감상도아주깊이깊이들어섰고.

그런점에선차라리사람들복잡거리는화창한날보단이렇게비가내린촉촉한날이제격이란생각도

또해보면서…

여러번보았던산책길의모습들이내마음에따라또달라도보이고얼뜻스쳤던어떤모습이유난히

가슴에다가오고늘보았을그런이름모를풀들조차물방울을머금은그모습이어찌나절실하게

나를깨우던지…보여지는것들도다아름답고보여지지않는그異面역시다아름답다를절절히

느끼며많이간직하고돌아온느낌이었다.

돌아와보니둘째녀석의여자친구가놀러와선나를보자마자팔을활짝벌리곤안아준다.
딸이없고또큰놈은무뚝뚝하고겨우둘째가가끔애교부리는걸감지덕지하며살고있는
나로썬이렇게나오사바사찰싹달라붙는이아이가그렇게귀여울수가없다.워낙내어머니
부터조금이라도잘해주는사람한테는몇배로돌려주며사랑을듬뿍퍼붓는우리집여자들은
정에굶주리고사랑에목말라하는게맞는것같기도하지만결국사람이다이러하리라여겨지
기도한다.좋다고하는데내치고거부하는사람이과연있을까?

아침에닭고기볶음밥을해놓고자몽까지준비해놓고다녀왔는데오자마자뭐해줄거냐면서
나만쳐다보고있는우리두아들놈들.이그!~그저내자식,남의자식할것없이한국아이들
은여기서도거의다스포일(망쳐졌단뜻)된게맞다.지손으로꿈지럭거려뭐해먹는거라곤
라면이나계란후라이가다이고주로는엄마가외출했다돌아오기만을눈빠지게기다린다.
그저손이필요해서.보고싶어서가아니고말이지.그런아이들의이상한문화(?)가유독한국
사람들끼린용인도되고그렇지만궁극적으론마마보이,파파걸의원흉은부모가맞는것같다.
사랑의이름으로아이들을무력화하고나태하게만들고결국은그결과가고대로부모에게로,
본인들에게로돌아가게만드는악순환의고리를냉정히잘라내지못하는마음약한이름은바로
그대,한국부모님들이란게….

물론지들이할때되면다한다는게대부분의부모(그중특히나엄마들)의辯이지만글쎄올씨다

이다.내경험으로봐서도손에물한방울안묻게해주신어머니께결혼후감사함보다는원망이

들었던게사실이니까말이다.지금까지게으른것도실은어머니탓으로많이돌리고말이다.ㅎㅎ

왜냐면고기도먹은놈이먹듯이일도해본사람이잘하는게맞는것같아서말이지.

그러니아들들을때론협박으로,때론돈으로회유하며지방청소시키는것부터자잘한일상이
다소모전에다신경전이란말이다.외국애들은그래도많이들알아서하지싶고.어려서부터
워낙자기것자기가알아서챙기고독립심이상대적으로뛰어난건사실이니까.

또하나놀라운일은고등학생만되어도자기의견해에대한확고한가치관이있는아이들이
참으로많음을보게되는데그것도어찌보면어려서부터스스로생각하며행동하는연습을
많이해와서인게맞는것같다.우리들처럼일일이다챙겨주지않고부모의의지대로만들지
않고행동을할시에늘따라올결과에대해서도생각하는연습이충분히되어왔기에그과정의
축척으로그렇게사려깊어보이는게맞는것같단것이다.특히교육제도의결과이기도하고
말이다.주로팀웟을이루어발표하고개인보단그룹별로함께토의하고의견조율하는연습
을많이시키는이곳의교육이아이들을더욱확고한자기의견확립이나표시에능하게만드는
것도사실이다.늘어떠한결과물을만들시에과정의중요성을간과하지않는것도역시그렇고.

또개인적으로생각없이그저타성에젖어,머리에암기해서하는일은오래못감을경험상으로도

깊이느낀다.

점심하나먹는걸로이렇게거하게일반적우리나라아이들과이곳아이들의면면까지비교하는

오버(?)를또하게되었지만어쨋든그래서난아침에계획한대로떡볶이를후딱만들었다.오뎅
도썰어놓고구수하게멸치와다시마를우려낸국물에고추장을듬뿍넣고후추도뿌리고설탕
도약간넣고마늘,파를넣어아주기본떡볶이를만들었는데매운데도불구하고둘째여친이
아주잘먹는다.전에도한번먹어본적이있지만역시음식을가리지않고잘먹어이쁘다.

그리고먹으면서도팔을벌려나를또안아주다가아주애교가만점이다.

다먹곤또후다닥올라가지들끼리깔깔대고놀고난설겆이,뒷정리하고저녁은또뭘먹을까

궁리하다가되도록이면간단하게먹을것으로결정했다.이름하여닭고기쌈인데여기말로는

‘스시타오’이다.여기서레바논음식이꽤나유명한데거기식당에서먹어본것으로간편하게

만들어먹기좋은음식이라가끔애용하는데그걸하기로결정했다.세일때사놓은닭가슴살도

많이있겠다고기를재어놓았다가그릴에굽고양배추썰고토마토도썰어서마요네즈와마늘과

버무려후추,소금으로간만하면되는것이다.그걸’피타’라는넓직한빵에집어넣고돌돌말아

휴지에싸서먹으면한끼식사로충분한것이다.단백질에탄수화물,야채까지들어가있으니말이다.

다른때보다좀일찍보낸다고일찍오라한다더니언제돌아갈지뒤늦게빌려온DVD를본다면서

셋이서아주조용해졌다.다음날도휴일인데또뭘로아들들을맛나게기쁘게해주나벌써
궁리에궁리를하는걸보면나도말로는그럴듯한데어쩔수없는대한의엄마가맞는것같았
고자식에목숨까지걸진않더라도엄청연연한것사실인듯하다.후후….이얘기가하고
싶어사실어제있었던조카들의’견진성사’얘기는다음기회로미룰수밖에없고말이다.

저녁을먹고다시올라갔다간다고내렸왔는데이미너무늦어버린시각에집에서꽤걸어나가

버스태워보내라하기가뭐해서내가버스정류장까지데려다주려는데아들이슬쩍그런다.

"엄마!먹다남은떡볶이없어요?랄라가먹고싶다는거내가이따갈때싸줄께그랬걸랑!~"

나도기꺼운마음이되어싸주곤더불어만들어놓았던바나나케익까지싸주었다.좋아라하며

받는데역시나마음이많이순진한아이같다.아들과함께차로데려다주고돌아오면서또

우리끼리의대화를나누었다.착한아이같다고,외모는그래도마음은아주순진하고화도

안내고조급해하지도않는선한아이라고.그러면서옛어른들말씀에’산좋고물좋고다

좋을순없다.’란말이있다들려주며첫번째여친과비교해가며일장일단을말해보았다.자기도

알고있는지조용히듣고만있는아들녀석이조금은믿음직스러워보인다.저러면서철이들어

가겠지하며나또한거기서멈추었다.시간이많은걸해결해줌을믿어본다.무엇보다내아이를
믿으면서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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