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질투는나의힘

기형도


아주오랜세월이흐른뒤에

힘없는책갈피는이종이를떨어뜨리리

그때내마음은너무나많은공장을세웠으니

어리석게도그토록기록할것이많았구나

구름밑을천천히쏘다니는개처럼

지칠줄모르고공중에서머뭇거렸구나

나가진것탄식밖에없어

저녁거리마다물끄러미청춘을세워두고

살아온날들을신기하게세어보았으니

그누구도나를두려워하지않았으니

내희망의내용은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나는우선여기에짧은글을남겨둔다

나의생은미친듯이사랑을찾아헤매었으나

단한번도스스로를사랑하지않았노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