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되고픈 이외수 식 ‘장외인간’

제목부터맘에드는’장외인간’이란책을우연치않게아들놈덕분에접하게
되었다.왜제목이그리도맘에와꽂혔느냐라고혹시누군가물어주신다면
난이렇게답하고싶다.나또한대개의인간들이누리려고하고선망하는
그런’장(場)’과는거리를두기소망하는그런’장외인간’이되고픈꿈이있기
때문이라고말이다.

참세상에는박식하면서도막히지않고사방팔방시원스레뚫린쿨한사람도
많단생각을늘하고있는데역시이외수님도그런분들중에한분이란게내
판단에의해서는확실한듯하다.정말시원스러운일갈을이책을통해
우리들에게유감없이들려주신것같다.흔히요즘유행하는말로바로그
‘짱’이맞는것같단거다.어찌그렇게사람의마음을훤히꿰뚫고감각을
유지하신단말인지…에그!~글쓰길소망하는사람으로서참으로부러웠다.

내용을조금축약하자면달이란존재는더이상이세상에존재하지않고
달을알고있는주인공’이헌수’는그런세상에맞서자신의의지를고수하려
하지만참으로외로운고군분투가아닐수없는데여기에서도역시내가늘
철썩같이믿고있는’진실은언젠가반드시승리한다.’란단순하면서도명료한
세상의법칙(흔히’요즘세상~’어쩌구할때의그세상말고)이존재한다는
걸여실히보여준다.

그는혼탁하고거부감들게하는세상꼬라지에나름대로자신을지켜가며
자신을알아주고말그대로’대화가통할수있는같은장외인간’을그리워
하는데그런인간이잠시그의닭갈비집’금불알’에서일했던소요란여인
이었다.그녀는세상을밝게비추다어느날돌연히잠적해버렸는데그이후
이헌수는그녀를찾아헤매지만찾을수없었고정체불명의노인네가그를
방문하고그에게선문답을남겨놓고떠나고아주가끔그를찾아와주게된다.

그는마침내정신병동에입원하게되고그곳에서다양한’장외인간의군상’
을목도하게된다.내가늘생각하던정상인과비정상인사이의간극을바로
이책’장외인간’에서다시발견하곤혼자흐믓한미소를날리게되었다.
역시세상에는생각이많이비슷한사람이존재한단그런유대감이,결국
나혼자만이아니었다는반(反)소외감이날행복하게만든것이다.

그가퇴원을하고그의절친한친구와친동생의곤경을목격하고정작자신이
해줄수있는일은미약함을느끼면서그저살아가고있을때그에게한소년이
찾아와그를다른세계로안내한다.바로소요가있고그노인이있는곳,
우리가살고있는세계와는전혀딴판인’선계와속계의중간단계’인’모월동’
이란마을이그곳이었다.그곳은이세상사람들이아무도기억해내지못
하는’달’이란존재를알고있는사람들,다시말해’달을사모하는동네’란
뜻이고그곳에있는사람들이바로’장외인간’인셈이다.

노인은선계를넘나들수있는유일한존재로’황학선인’이라불리우고있고
그는그야말로속계와선계의중간자로서우리들을선의경지에까지이끌어
주는’선인(先人)’이었다.그는그곳에서중추절에맞추어떠오르는보름달을
보게되고그에게한여인으로보였던소요는시조새로보름달부근을선회한다.

책을읽는내내통쾌함과동시에답답함으로묘한감정의혼란을경험하였고
우리들이살아나가고있는이세상은결국말그대로’속세’일수밖에없는
운명을우린경험을통해알고있고서로들안타깝다말하면서도또거기에
동조하고휩싸일수밖에없음에대한통탄을그칠수없었다.

결국산다는건자신의주관과세상의법칙이라규정되어있는아수라를잘
조율하는일이고그걸잘하고못하고에따라세상의잣대와자신만의잣대에서
늘갈등하는일의연속이아닐까싶다.정답을도저히낼수없고굳이정답을
내자면가슴을찢어발갤수밖에없는처절한선택이강요되는슬픈무대말이다.

우리들의답답함을이렇게라도뚫어주는사람들이그래서필요한것이고우리는
끊임없이대화할상대를찾아간다는나만의결론으로나의’영혼의표지’가같은
사람에대한끝없는희구를합리화해본다.누가뭐라든난그렇게나의길을
갈것이고그길이옳고그르고는전혀내겐문제가아니다.난단지내자신
만을가누며살아가기도벅차기에말이지.난오로지내자신에게가장관심이
많은인간이아무래도맞는것같다.그래도외롭지는않아넘다행이고말이다.

사족으로,다른소설과는다르게이책은장마다의제목도독특하고톡톡튄다.

아주사람의마음을홀딱사로잡고있고핵심을팍팍찔러너무도통쾌했다.

말의참을수없는가벼움을평상시에는싫어하는편이었지만이책에서본

다양한현대식(?)표현은통감의사유를한껏끌어내고카타르시스를느끼게한다.

오랜만에모든상식을뛰어넘는유치찬란함속에서마구허우적거리다이성으로

돌아왔다.그리곤아주맑개진내자신을발견하는기쁨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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