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의 ‘신탁의 밤’

세상에는정말뛰어난이야기꾼들이넘많은것같습니다.이야기속에이야기를집어넣고,또

다른이야기를또집어넣으므로우리들을다소헷갈리지만진정흥미만점의바다로풍덩빠트린

이소설의작가폴오스터또한이시대의탁월한이야기꾼이확실한듯합니다.와우!정말그동

안제가얼마나독서에소홀했나심각하게반성해봤습니다.이작가의작품또한첨접한거였거든요.

그런데이작가는요.다른작가와는또다른매력이철철넘치는데요.뭐랄까요?제가좋아하는작가

베르나르베르베르가과학적지식을토대로약간은우화적인글을쓰는이상주의작가이고,파울로

코엘료가거치른생의다양함에서비롯된무한한경험을펼쳐놓으면서하나를위한지향점이뚜렷한

작가라면,또새로알게된알랭드보통은솔직담백하면서도유머가넘치고,날카로운시선으로사물을

파헤치는예리함이빛나는작가라고보여지는것에반해이작가는이모두를적절히혼합해놓은듯

하다고나할까요?그렇다고개성없어보인다는말은절대루아니구요.차라리그반대이지요.

많이우화적이면서현실적인듯해보이고,그러면서도생의녹록치않은관조를드러내는깊은맛이

느껴지며,아주극히사실적이어서마치눈앞에어떤인물이잡힐듯하고,또한무척이나날카로운

듯합니다.유머또한빼놓을수없구요.하나더첨가하자면냉소적인듯하면서도참으로인간에대한

시선이따뜻합니다.하여간재주로똘똘뭉쳐진또하나의멋진작가여서그의작품역시기회가될때

마다두루두루읽어볼참입니다.

책을읽는다는것은그래서새로운발견을향한저만의탐험이되는것이며늘가슴설레고,이게좀

넘치다보면제자신이폭발할것같은찐한전율감마저주는최대의유희가되는것이죠.사실전

영화보기도아주좋아하지만만약둘중하나를택하라고한다면고즈넉한밤에나지막한소파위에서

책을읽는것이어둠속에서영화를보는것보단낫다고말할거랍니다.정말그기쁨은뭐와바꿀수

없는희열임과동시에때론아주성스럽기조차하게느껴지구요.제자신이전보다훨씬고양된영혼의

존재임을실감하게되기도한답니다.

이번에읽었던이소설‘신탁의밤’은그냥편하게앉아읽을수있는그런종류의책은분명아닙니다.

다소집중을요하고,또삶의의외성에도어느정도동감해야스토리를끝까지따라갈수있으며,철학적

사유에대해냉소적이지않은사람만이공감할수있는부분이분명존재합니다.독자에따라한없이

단순하게만받아들일부류와좀더깊고은밀한바닥으로나동그라질부류도있을게확실하고,어떤

이들은이책의구성부터세세한내용모두에감탄과찬사를보내는반면어떤이들은많이삐딱하게

불편해할수도있을듯합니다.

물론저처럼호기심많고세상에흘러다니는뭔지모를기운에늘이목을주시하고있는사람에겐이런

류의책이딱이지요.제자신을결코평범하지않은세상의한가운데에기꺼이내놓을준비가되어있기에

아무런두려움없이그저숨막히는흥분만으로이책을끝마쳤습니다.역시저의이러한동참에이소설은

신비와불예측성,그리고아이러니와역설로써명쾌한보답을해주었습니다.

또한이책은책을쓰고싶어하는작가지망생들에게이런소설의작법이있을수도있음을보여주는

선심을베풉니다.아주소상하게작가의내면과글쓰기과정을보여주지요.바로제곁에지금이책을

쓴작가가존재하는듯아주사실적으로다가오는경험을가졌습니다.그리고이모든것과함께늘제가

가슴속에품고있던화두‘삶의불예측성’에대한진지한탐구를보여주기에더욱눈과정신이솔깃해

졌지요.

또한작가는현재와과거,거기에미래까지를자연스럽게연결하려는,아니연결하고있는우리들의

의식을그대로표출합니다.우리가현재에발붙이고있다고해서현재만을산다고말할수없는것이

라는거지요.우리의현재는밀접하게과거와연결되어있고,또한미래와도연결되어있다는걸책을

읽으며서서히느껴가게만듭니다.우리가언뜻이해하지못한다고여겨지는부분들도우리의의식

안에머물다언젠가는도드라질수도있음을설득력있게보여주고있습니다.바로그런점이이작가의

탁월성이아닐까여겨졌구요.대단한흡인력과관찰력,그리고감성과재주를드러내는것이지요.

요즘이런생각을해봅니다.‘내가책을읽고느꼈다고여기는것들이과연진실일까?’시간이지나면서

바뀔수있다는건인정하더라도바로그당시에서만큼은그느낌이참인걸까란의문이드는겁니다.

어쩜그렇게생각해야하고,그게맞을것같고,그게가장보편타당한걸거라고스스로에게주문을

외는건아닐까하는의구심이드는거지요.그래서어떤책을읽고그느낌을서술하기가좀어려워졌다

고나할까요?누군가에게읽혀져잘못된편견을전달하게되는건아닐까조심스러워졌다고하면맞는

말일까요?자신에게,타인에게틀린걸맞는것인양전달할수도있음에대해경계심이든다는게옳은

표현같습니다.

그리고또하나,저의부족한기억력으로인해서,또충분히다숙독할능력의부족으로인해서제안에

받아들였던느낌을다풀어놓지못하는것에대한안타까움과뒤늦은후회감이늘저를감싸고있습니다.

더잘해서누군가에게감명을주고싶다는욕심보다는‘있는그대로의것’을볼수있음에도불구하고

그러하지못했던것에대한아쉬움이앞서는것입니다.그리고제능력의부족에자극받아더욱열심히

읽고,생각하고해야지하는결심도하지만어쩔수없이떠오르는좌절감에추락하는마음을부여잡아야

할때가여러번입니다.

이런여러가지감정에복잡미묘한심사이면서도또책을읽고느낀제감성을이렇게적어놓고드러내지

않기엔허전함을진하게느끼는이심리의정체는과연무엇일까요?아마도저안의외로움이절이렇게

부추기는게아닐까합니다.결국우리모두소통에목마름을느끼고그것을갈구하기에책을통해남의

생각을읽고싶어하고,그걸또자신의생각과비교하면서안위하고진한기쁨도느끼고,좌절도하지만

멈출수없는게아닐까요?오늘이시간저의결론은그렇게내려졌습니다.얼마후다시제생각이바뀔

수도있겠지만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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