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술수로 얼룩진 왕조의 슬픈 역사를 보여주는… ‘The Other Boleyn Girl’

영국튜더왕조의왕이었던헨리8세가사랑한한집안의두딸매리와앤의기구한운명과가문

의영광을위해기꺼이딸들을왕에게바친한집안의이야기로만들어진이영화는원래소설에

서그대로제목을따왔고,소설을읽어보지않아정확히비교할수없지만영화감상후위키피디

아를보니내용이조금다른것도있더군요.

우리나라를비롯왕이군림했던세계의역사를보면,보통사람들로서는도저히이해불능한일

들이넘치고도넘치지만이영화를보는동안에도역시,역사의이면에숨겨진배신과술수로범

벅이된잔인하고도서글픈실체가똑똑히보였답니다.한집안의두딸이왕의여자가,그것도

아버지를비롯한가문의강요에의해그리되었다가,결국에는집안이온통풍지박산나는과정

이처음부터끝까지안타까움을자아내었구요.

제목이의미하는건바로두자매중매리를말함인데,제가본매리는그저유약한듯,차분하고

뜨뜬미지근한여자로보였습니다.물론결과론적으로말해서그녀는자기를배신하고,위험에

빠트린언니앤에비해행복한삶을살았고,그것도더오래까지살았으니승리자로보일수도

겠지만인생이라는것을어떻게보느냐에따라의견차이가있으리라여겨집니다.예를들어

더라고굵직하게사는걸선호하느냐,아님길고가늘게사는걸선호하느냐의차이랄까?

흔히말하듯권선징악으로볼수도있겠구요.

헨리8세가앤과결혼하기위해왕비였던캐더린과이혼을하려고법석을떨었던역사적사건은

너무도유명하니여기에선피하기로하구요.저는단지왕의애간장을태워기어이왕비의타이

틀을걸머쥐고마는앤,거기에만족하지못하고심성이약한동생매리를끝까지내치는몰인정

한언니의모습에서독한여자의광기를보았습니다.그녀가절치부심하며왕의눈에들도록자

신을갈고닦은건그나마좋게본다할지라도말이지요.

결국그녀의그러한광기와집착은자기의또다른핏줄인조오지까지근친상간’,‘간통’의죄목

으로참수되게만듭니다.그녀자신또한같은죄목으로자신을그지경으로만든원흉인삼촌의

유죄인정’까지받으며단두대의이슬로사라지지요.참그‘타이틀’이란게허무한건데말이죠.

아니,어쩌면단순히타이틀에만목숨걸었던앤이아니었을수도있네요.그녀는자신의지략으

로함락되었다고믿었던왕헨리8세의마음을끝까지잡을수없었다는것에자존심이상할대로

상해버려그잘돌던머리에큰구멍이나버렸을수도있습니다.그구멍으로이성은다빠져

렸고말이지요.

이영화가주는교훈은우리인간이과연만물의영장이라고자부할만한가에대해숙고할기회를

던져준다는것이라고전보았습니다.물론피튀기는역사의현장에서살아남기위해그럴기회

가있을때그럴수밖에없음이라고애써이해할수도있겠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가문의영광

을위해고군분투를넘어개념을상실한듯보이는,‘귀족혹은잘난사람들의처사는목불인견

이었습니다.거기다자신의영달을위해피붙이에게까지잔인함을보이고근친상간을제안하는

여자,잡고싶었던먹이가자신에게던져지자마자다른먹이를찾아나서는일국의왕이라는남

자의행각이훨씬지체낮지만평범한행복에자족하는사람들에비해우스워보이기까지했고요.

참고로이제목의소설을쓴필립파그레고리는앤에비해역사의그늘속에묻힌매리에대해관

심을가지고그녀의입장에서이소설을썼고,앤에대해서도좀더긍정적인시각에서그녀의모

습을당시16세기중엽귀족층여인들로서는상상할수없었던독립심을성취한것으로봤다고

하는데저는개인적으로그러한그녀의탐욕을성취라고부르는건옳지않다여깁니다.그녀의

노력에대해선물론공감하지만가도너무멀리갔다고보니까말이지요.그리고이참에가능하

다면소설로도한번더이작품을감상해야겠단결심을하면서씁쓸한심정으로이영화의리뷰

를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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