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끊는 듯, 간절한 모성애로의 회귀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이라는작가의작품,그중에서도장편을제대로다읽어본건아마이책이처음인

것같습니다.지난번에도말씀드렸다시피저는우리나라현대작가의작품을그다지많

이읽어볼기회를갖지못했었던것도사실이지만공지영,은희경이라는작가에비해이

작가는조금우울하고,외면하고싶은아픈우리의과거에관한글을많이써내는작가라

는제개인적사유가그동안이작가의작품과친해질(?)기회를빼앗았던것도사실인

듯합니다.

하지만지금한국에서선풍적인인기몰이를하고있다는이소설을운좋게도이곳몬트

리얼문학회회원이신박소자님께서특별히LA에주문하시어구입하셨기에덕분에제게

도읽어볼차례가오게되었지요.그리고그간좌초위기에빠졌던한국의출판계에가

의단비처럼돌풍을일으키며모성애신드롬을만들어내고있다는소식까지접하면

큰기대감을가지고이책을읽어낼수있었고요.

그렇게읽게된이책,‘엄마를부탁해는무엇보다도우리들안에늘간직은하고있되,

입밖으로는표현하지못했던,그러므로늘뒷북만치고마음속으로만안타까워했던엄

마에대한우리들의미안한마음과반성을지극히통속적인방법으로,하지만그어떠한

책이해냈던것보다도절절하게잘드러냈다는것에공감하게되었습니다.다시말해많

이들의공감을불러일으키고,많은이들의환호속에서베스트셀러종합순위1위를

켜나가는것이괜한아우성’은아니었다라는걸동감했다는말이지요.

엄마를잃은후,엄마란존재의보이지않는어마어마함을절감하고자신의무심함을통

한으로회개하는큰딸과큰아들,이들의모습은비단이소설의주인공들의모습만은

아닌게확실해보였고,그건바로우리들대개의모습이니우리들의애를끊어내는듯

적확한고통을,참회를우리들에게던져주고있는것이라여겨졌다는것입니다.

또한아내란존재의고마움을결코밖으로표현해본적도없고,그런아내의역할을너

무도당연시했던남편의모습은우리네아버지들의모습그대로였지요.사랑을표현하

는걸배울기회를가지지도,차라리그런건너무낯간지러운일이라고배워왔던그시

대의아버지들의자화상,바로그것이요.

그런데더우리의애간장을태우게하는것은그렇게무심했던가족들에게끝없이퍼주

기만하는엄마,자신의뼈가다부스러질때까지베풀고,또베풀기만하는,그리고죽은

음에라도그저자식들과남편걱정에차마이승을뜨지못하는우리들어머니의모습

었습니다.

자신을돌보는걸,자신의행복을간직하는걸차라리죄악시하고,자신의피와땀,뼈를

그저가족을위해아낌없이불사르는걸너무도당연시하는우리들의어머니를보고있

노라니저밑에서부터뭔가가부글거리며올라오는듯하기도하고,왠지모를울컥거림

과격정에목이매이는때가한두번이아니었는데,그런횟수가잦아질수록제안에서

는이렇게사는걸당연시했던소설속엄마에게안타까움을넘어어느덧울분까지느

끼는,그런경험을하게되었답니다.

또그걸사랑이라는이름으로당연시하는엄마의무지에,그런엄마의희생을당연시했

던우리들의잘못된양심에동시에화가나면서또순간적으로이미세상을떠난우리

이모를기억해내고,뭉근히저를짓누르는죄의식에속절없이아파할수밖에없었는데

.물론내어머니께도미안하고죄스러운것이한두가지가아니지만,이소설에서

보여지는것처럼우리들을직접돌보며자신을희생했던건우리의이모라는존재였기

에당연히이모를떠올리지않을수가없었던것이지요.

더군다나저가이모라고부르고있는그녀는엄밀히말하자면피도,살도한방울,한움

큼섞이지않은존재이고보면,그녀를그리워하며그녀에게느끼는죄의식은그만큼더

깊기도했습니다.도대체무엇을위해,어떤인연으로우리에게왔다가자신의의무를

마친후에그렇게황급히우리곁을떠나가게되었는지그걸가늠할길없어속수무

으로안타까워하기만하면서말입니다.

그녀도소설속의엄마가화한처럼우리들곁을그렇게맴돌고있을까싶기도하고,

또이제는그녀도저세상안락한곳에서편안하게쉬고있을까싶기도하면서그녀를

다시사무치게그립게만드는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있을때잘해야하는건,절대우리들이잊어서는안되는것임에도우리는늘

그걸잊고살다가,시간이많이흘러결국아무소용이없게되어버린후에야후회하는,

참머리나쁜족속이라는생각을또하게되었답니다.지금알고,느끼는이것을그때

았었더라면얼마나좋았을까~를또속절없이외치면서말이지요.그러면서아주많

이아픈마음을쓸어내렸던것도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책을읽어내려가면갈수록제안에서는이런생각들이꼬리에꼬리를물고계

떠올랐는데요.진정이렇게자신을던져가족들을위해바쳤던엄마(우리가족의

입장에서는몸불편하신어머니를대신했던이모가되겠지만요.)라는자리’의위대한

유산은우리들에게깨달음을주고,급기야는더깊은가족애를위한자양분이되는것

이맞는걸?라는말이지요.자신을활활태워버리고남김없이주므로작가의말대

로우리모두에게정화와치유의눈물을흘릴수있게만드는그것이맞는걸까에대한

의문말입니다.

그리고이것이진실이든,아니든전여전히이런엄마의모습을흉내조차낼수없다

저의한계를또절감하고있긴하지만,이러한엄마의모습은더이상구되어서도,

상화시켜서도안된다라는쪽으로자꾸마음이가는걸느끼게되었습니다.왜

냐면누가봐도불공정한관계(글을읽는분들중에무슨가간에공정이고,

불공정인관계가있느냐고하시는분이없으시길소망하면서)이기때문입니다.

그러니이런엄마의모습을당연시하는우리들의의식부터바로잡아야한다고생각

되었습니다.그건다시말해절대엄마라는자리를멍에’를짊어지는,또는신화하

는그러한위치로격하도,격상도시켜서는안될것이라고생각하기때문에그랬는

.엄마는그저여자로태어나내아이를갖고싶은모든여인의피할수없는자리

,그이상도그이하도아닌게사실이고,또그래야한다고여겨졌기때문이었지요.

더불어우리모두진정엄마도한인간임을,절대로신의흉내를내기엔턱없이부족

고미약한한인간임을기억해야할것이라고또강조하고싶어졌답니다.바로

러한인식이바탕이될때만이엄마라는자리가결코희생을강요당하지않고,어떤

굴레와속박에서도자유로울수있을거란생각이니까말이지요.

물론요즘같은세상에소설박소녀씨와같은엄마는더이상존재하지않는다는

게더맞는말일수도있겠지만,이런희생의표본이되는엄마가아닌저를비롯한많

평범한엄마들,또늘엄마의자리에서고뇌하고더좋은엄마가되기위해노력하

는엄마들을위한변명을저한사람쯤해도되지않을까싶어서또이렇게주절거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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