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함과 독특한 매력이 줄곧 여운으로 남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감독이연출한한국의영화를이곳몬트리얼극장이아닌집에서아주편안하게감상

할수있었는데,그건바로다름아닌지난토요일밤TV한채널에서이영화를상영했기때

문이지요.일층에서책을읽고있던제게이층에있던남편이뛰어내려와TV를켜주었는데

운좋게도바로영화가막시작되고있던참이었습니다.

처음에제목을못봐서영화가시작되면서나오는감독의이름과등장인물들의이름을보고

나서어떤영감(?)이떠올라즉시검색을해봤더니제가예상했던그영화가맞았습니다.

일명박찬욱감독의복수3부작시리즈중제가못보았던영화,“복수는나의것”이었던거

지요.

그래서아주반가운마음으로영화를관람할수있었는데,특히나느즈막한밤에나홀로그

,약간은기괴하기도하고스릴넘치는영화를보고있자니완벽한몰입이가능해약간으

시시한분위기에도불구하고재미를만끽했던게사실이랍니다.

먼저이영화는이제껏제가보아왔던박찬욱감독의영화중에서도가장독특한매력이넘

친다고느껴지는데,뭐랄까요이전의복수시리즈가당해도싸다고여겨지는악한들을응징

하는주인공들을내세워잔인함에대한약간의동조를얻어낼수있었다고볼수있다면,

영화는복수를하는사람도,복수를당하는사람도그러한행위를할만한당연한인간류로

여겨지지않아그들의행위가일면기괴하게보이기도하고,또그러한행위로인한결말이

으로보는이들로하여금가슴을아프게하지요.

도대체왜착하고평범했던(주인공중하나인청각장애를가진류”와그의운동권여자친구

는아니라고도볼수있겠지만)그들이졸지에피튀기는복수의화신이돼버렸는지그사연

을들여다보다보면바로우리사회의구조적인문제에서부터결국물질이‘인간성’을위협

하고타락시킨다는현대사회의단골메뉴이자고질적인문제에까지도달하게됩니다.

영화속주인공청각장애청년류는누나의신장이식을위한자금마련을고민하던중약간

은경박하고몽상가적인여자친구로부터어처구니없는제안을듣게되고결국그얘기를실

행에옮깁니다.여자아이를유괴해와돈을받고다시돌려주자는여친의제안은말도안되

는넌센스로가득차있지만누나의신장이식을위한돈이궁한그에게는이미판단을할만

한정신적여유가없지요.그저누나를살려야한다는일면순진하고도착한그의일편단심

은나중에발생할문제에대해이성적으로헤아려볼여유가없었던겁니다.

자신의장기를밀매업자들에게팔고도모자란돈천만원을위해류는아이를유괴하지만

우연히그사실을알게된누나는동생의죄를대신해스스로자신의목숨을끊습니다.

미돌이킬수없는죄는저질러진상태이지만그행위의원인이었던누나의생명을구하려

는그의소망은물거품이되어버린것이지요.허탈해진그는누나를강가에파묻습니다.

하지만불행한운명은이청년의뒤를철저히따라다닙니다.함께데려와차안에둔아이

가한뇌성마비청년에겁먹고차밖으로뛰쳐나오면서그를찾다물에빠집니다.그리고

정신없던그가고개를돌렸을땐이미그아이는숨을거둔뒤였지요.

그렇게예기치않았던온갖불행의희생자류는아이를죽였다는,자신의누나를살리지못

했다는죄의식과자신의누나를죽게만들었다고믿는원흉밀매업자들에게향한복수심으

로이전까지와는판이하게다른인물이되어갑니다.다시말해자기의의지와는상관없이

주어진환경에의해(좀더확대해석하자면절묘하게도맞아떨어지는우연에의해)복수의

화신이되어잔인하게변해버린것이지요.

한편떠난버린아내뒤에홀로남아자신을지탱시킨힘이되었던아이를잃고헤매던아

버지박사장도마침내그아이가주검으로돌아왔을때복수를맹세합니다.범인을스스

로밝혀낸그는평소류라는인물이선량하단걸잘알고있지만자식을잃은아버지로서류

의사정을봐줄여력이없고,그저자신의애끓는심정과어린자식의못다한삶에대한응

징만을결심하게된것입니다.

이렇게복수와복수는각자의방향으로가는듯보이다결국엔충돌하게되고,마침내마주

친두남자박사장과류는둘다착한사람(어쩜이착하다”는것이이영화의주제와도깊

이관련되어있다고여겨지는데이영화에서는여러번착하다는단어가반복됩니다.

쩜이런착한사람들도어이없게주어진환경에의해그들의본성이왜곡될수있다는우리

사회의비극적한단면을고발하려는감독의의도가있었던게아닐까란추측을해보았

지요.)임에도불구하고한사람이또다른사람을응징하는비극적결말에이릅니다.

그리고이영화의마지막부분,즉박사장이정체모를남자들에의해흉기로찔리고,그의

들릴듯말듯한중얼거림,자신의가슴에칼과함께붙어있는종이에써져있는글을읽어

내기위해애쓰는허망한몸짓을통해급기야이영화는꽤나친절하지않은,다시말해관

객에게모든것을남겨놓고그들의판단을유도하는,꽤수준높은영화라는걸감잡았습

니다.

더불어이제까지절제된대사(굳이주인공류를청각장애인으로설정한것까지)와독특한

연출방식에대한감독의의도도감이오는듯했는데바로이부분에서박찬욱감독이왜

그렇게국내에서나해외에서나인기높은감독이될수있었나어느정도의문이풀린듯

느껴졌지요.

결국감독은우리들에게친절하진않되,깊은여운으로그답을남겨주며그의임무(?)

다한게아닐까가저의결론이었지만꽤애잔하면서도독특한매력으로똘똘뭉친이영

화가제머리속을줄곧떠다니고있는것또한남겨진진실입니다.심장을오그라들게만

드는공포스러움을많이싫어하는저지만우리들의동정심과안쓰러움을불러일으키는이

영화가아주매력적인영화임에는분명해보여서요.언젠가기회가된다면좀더여유롭

꼭다시한번더감상하고싶은영화고요.

사족으로,쿠엔틴타란티노가좋아하는우리의찬욱감독의이영화에서바로쿠엔틴타

란티노가즐겨쓰는영화의한기법,즉피가튀는장면들로인한시각적인두려움을통해

심상적으로도두려움을증가시키는,을선보이므로관객들의관심을유도한것이우연이

었나,아니면철저히계산된것이었나란의문을또가져봤습니다.마치이영화에등장

하는많은우연과필연의묘한교차처럼제머리속에서도그러한의문이그물을치고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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