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또 마감하는 이쯤

12월이되면마음이다른때와조금달라지는건아마대부분의사람들이느끼는감회일겁

니다.한해가또지나가고있고,더불어내인생의한장도지나가고있다는걸자각하면서

또대부분은만족보단아쉬움,뭔가모를회한에빠져들기가더십상이지싶고요.

추위,긴겨울,눈뜨면사방에쌓여있는눈등으로상징지어지는몬트리얼의이번겨울은

다른때보다참늦게오긴했지만,마치그동안참았던걸한꺼번에쏟아놓은듯사위는지

금온통눈더미로뒤덮여있습니다.하지만아직까지는이눈더미들이그다지보기싫다기

보다눈앞에펼쳐지는하얀세상에왠지포근한마음이되는것도사실이랍니다.사람마음

참그렇지요?ㅎㅎ

지난토요일,한인학교에선겨울방학을시작하는종업식이있었습니다.총영사님을비롯,

이곳캐나다한인총연합회장님,한인회장님,또퀘벡실업인협회장님께서자리를함께해

주셨고,지난번“동화구연대회”에서수상한두팀이나와다시한번실력을뽐내주었고,

그밖에여러시상식과우리의태권도,고전무용,현대무용등장기자랑을선보이는등다

양한볼거리가있었지요.

이번종업식에는특히어린꼬마들이대거참석해서행사중간중간예상치못했던웃음까지

방문해주신학부모님을비롯한귀빈여러분들께선사해주었는데,어찌보면이런장면들이

더자연스럽고도우리들을더결속시켜주는훈훈한,사람사는맛이느껴지는바람직한모습

들아닐까싶었습니다.저뿐만아니라그날그곳을방문하셨던많은분들,또우리한인학

교에서한국말과글을배우는현지학생들까지모두그렇게느꼈을거라고여겨지고요.

행사가끝난후에는늘있어왔던,학부모들이준비하신한식뷔페점심이이어져식사를함

께하면서대화도나누고,즐거운시간을보내다돌아왔습니다.

지난학기에제가가르친학생들은다른어느때보다학구열이불타올랐던그룹이라,수업

중질문도,요구사항(?이런거가르쳐주세요!하기까지했으니말이죠.)도제일많았던학

생들이었는데,그중일부학생들은수업마지막시간에제게선물과카드를주면서제일많

이해준말이선생님!그동안참을성있게답변해주셔서감사합니다.”였지요.

그중에서도특히현지고등학교에서수학과과학을가르치고있는,어려보이는베트남출

신여교사학생은제게메일로질문하기도하고,수업중에도앞으로나와많은질문을하는

등가르쳐본자들의넘치는학구열(?)을대표했었는데,덕분에저도긴장하면서이번학기

수업은다른어느때보다더열심히준비했었던것같습니다.워낙질문들과요구사항들이

많으니철저히준비할수밖에없었다는게솔직한고백이지요.^^

또뒤늦게수업에들어오게된한명의학생은이곳매길대학(캐나다전체에서토론토UT

1,2위순위를늘다투는명문)에서영문학을강의하는토론토출신인데,그녀는한국에

서캐나다로입양된분으로작년에한국에나가생물학적부모님들도만나고,형제들도만

나면서좋은시간을가졌었고,덕분에한국말과글에대한관심이커져연세어학당에서잠

깐한글과말을배우기도했었던,그런분이었습니다.

또제반은아니지만조금레벨이높은다른선생님이가르치시는반에는프랑스에입양돼

그곳에서지내다일자리관계로몬트리얼로오게된또다른한국출신여자분이계시는데,

그분은다행스럽게여동생과함께입양되었었고,역시자신의근본에대한탐구심과관심

으로한글과말을배우려고등록했다고합니다.

그밖에도지난학기에는우리의1.5세두명이제반에서저와함께공부했었는데그들은

한국말은꽤알아들어도우리의한글을잘읽지못하거나자신이표현하고자하는걸한국

말로자연스럽게표현하지못하는그런이유로저와함께공부하게되었습니다.물론이런

학생들을위해중,고등반이있지만아무래도한글기본부터읽고쓰는것을배우려면현지

인들과함께공부하는게더낫다는판단하에저의반으로등록을한것이고요.

이와는조금반대라고말할수있을또한부류는,저의몬트리얼한인학교에꽤나오래다

녔었지만기본적인한글과말의원리를배우지도않았었고,집에서도전혀한국말을연습

할기회가없는,한국말을못하시는한국인아버지와중국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난남매

인데그아이들은결국제반으로옮긴후우리말과글의원리를차차익히면서실력이많

이늘어났답니다.

아주어렸을때부터한국말을들을기회를늘가지면서일주일에한번이라도한인학교에

나와수업을하는학생들과조금큰다음한국말을들을기회는전혀없는상태에서일주일

에한번한인학교에나와수업을하는학생들간에는분명한차이점이있습니다.그러니

이런학생들은아무래도성인이배우듯기본적인원리를습득한후에야실력이향상될수

있지요.스스로공부하고,스스로연습하는것밖에는다른도리가없으니까요.

이렇게한교실안에서도경우가다다르기에사실해외에서한글과말을가르치는것은어

려움이더할수밖에없는데,그럼에도불구하고엊그제모든교사가이구동성으로합의한

것은바로세월앞에는장사가없다!”는바로그것이었습니다.실력이별로향상되는것

같지않아보여도꾸준히학교를다니면서자꾸듣고또듣고하다보면,언젠가는실력이

늘었다는걸확연히느낄수있는그날이반드시온다는것!그것말이지요.

봄학기종업식과달리12월이라는달이주는마침,끝이라는감회와더불어조금스산한

,그러면서도뭔가를잘마무리했다는그런뿌듯한느낌으로집으로돌아왔습니다.그리

고죽은듯깊은잠에빠져들었다,동생의목소리에눈을뜨게되었답니다.운동을마친후

남편과함께저의집으로와함께장보러가자고저를깨우는동생의낭랑한목소리에요.

베트남교사학생이준꽃다발,그리고그밖에다른학생들이선물한향수세트와

액서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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