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는 진실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해준 영화 “Departures”

아주오랜만에일본영화를봤습니다.가까운듯,낯선나라일본을잔잔히비춰주는많이

일본적인,그런영화였지요.그리고영화를다감상한후저는,숭고하게자신이맡은일을

해나가는사람들의이야기는물리적이든,심적이든가깝고먼것과는전혀상관없이우리들

마음속에고요함과깊은감동을선사한다는것,그리고이런감동은국가적이해관계와는

전혀상관이없다는것을깨달았습니다.

영화의주인공다이고는오케스트라에서첼로를연주하던남자였지요.하지만오케스트라

가해체되면서졸지에직업을잃은그는아내와함께엄마가남겨준시골집으로낙향합니다.

그곳에서새로운직업을구하던그에게눈에번쩍뜨이는게있었으니바로영화의제목인

“Departures”라는광고문구가새겨진광고였지요.그는기대에부풀어(‘출발’이라는글이

새겨져있으니아마도여행업과관련된일일거라고추측하면서)면접을보러갑니다.

하지만그곳은그가기대했던여행일과는전혀상관도없는납관업을하는곳이었습니다.

죽은자라는뜻의“TheDeparted”가“Departures”로잘못인쇄된것이었지요.얼떨켤에

일을시작하게된다이고.첼로를켜던예술가의손은세상과작별을고하고이승을떠나는

이들을수습하는일로바빠지고,시간이흐름과동시에그는세상의잣대와상관없이이일

을존중하게된자신을발견하게됩니다.

그렇게되기까지에는죽은이들이살아생전어떤삶을꾸렸던지에상관없이이들을경건

함과예의로마지막여행준비시키는상사의태도에힘입은바크지만,결국다이고는사랑

하는아내와가까웠던친구의설득과반대에도불구하고자신의길이라고믿는이업을지

속해나갑니다.아내의가출에도아랑곳하지않고말이지요.

그리고어린시절부터트라우마로자리잡았던아버지에대한회한과원망을,주검으로자신

에게몸을맡기게된아버지를직면하고그의마지막을준비하면서마침내극복하게됩니다.

아버지역시자신을사랑하고있었다는걸확인하곤그동안의미움과원망을뒤로한채아

버지와아름다운이별을할수있게된것이지요.또한이별은또다른만남의시작이될수

있음을그는깨닫습니다.

이영화를보면서많이일본적이라고느꼈던이유는자기표현을많이절제하는듯보이는

그들은평소에는아주많이차분한듯,아니차분을넘어조금은지나치리만큼속내를감추

는듯보이지만어떤계기가마련되면불같이타오르는다혈질적인면모를드러내는데바로

이러한점이영화에잘나타나있다고생각되었기때문이지요.또한그들의깍듯함이이영

화에서는도드라지니더욱일본다움을느낄수있었고요.

참고로이영화는2009년아카데미시상식에서외국어영화상”을수상했고,그전해에는

몬트리얼국제영화제에서그랑프리를수상했습니다.그밖에도일본아카데미에서여러

부문을수상했고,2008년에는부산국제영화제에초청되기도했더군요.

남은자들과떠나는자의모습을통해세상에서가장슬픈이별의순간을보여주며,또그들

과가장가까운곳에서그런이별을가장아름답고진솔한순간으로만들어내는납관사들의

경건한의식을비추며잔잔한감동을선사하는이영화는,관객들에게위로와감동을주는

음악연주가,즉첼리스트나먼길을떠나는이들과그들의가족들에게똑같은위로와감동

을주는납관을맡은이들의행위가다름이아니라는것을넌지시보여줍니다.

다시말해우리의눈앞에보여지는그대로가아닌그배후를봤을때그둘의행위는일맥

상통할수도있음을,결국우리는전혀달라보이는것들로부터드러나지않는진실의유사

성을발견할수있음을배울수있었던것이이영화의가장큰덕목이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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