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이 증폭되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신”
BY sophia7903 ON 2. 15, 2010
전세계적으로퍼져있는종교나신도들의숫자로미루어짐작해볼때많은인간들이믿고
의지하고있다고믿어지는존재신,그신에관한내용을“신”이라는제목으로우리의엉뚱
하고도재기넘치는작가베르나르베르베르가9년에걸쳐써냈다는이소설을읽기시작
한건작년이었습니다.
작년여름고국을방문하고집으로돌아올때,가뜩이나꽉찬짐보따리에두꺼운네권의
책을고이모셔오면서빨리우리아이들에게보여주고,그다음엔나도읽어야지기대에부
풀었었고,드디어아이들이다읽은후(좀더정확하게는아들이1권을읽고,그다음제큰
조카가읽고나면얼른받아서제가읽기시작했지요)제차지가되었을땐,기대감으로저
배꼽아래가다찌릿찌릿할정도였고요.
그리고올해초,또한번고국을방문하면서이번에는나머지두권을구입해아이들보다
제가먼저돌아오는비행기안에서후다닥다읽어버렸던책신.드디어총6권의대작을
다읽고나니(비록두번의큰간격으로읽긴했지만)일순간진한허무가제몸과마음을
강타했습니다.
기대가크면실망이크다는말이실감났단말이지요.그렇다고제가평소좋아하던베르나
르베르베르라는작가에게실망했다는이야긴아니지만어쨌든뭔가대단했던결말을기대
했었던제기대에는이책의마지막부분이좀싱겁게느껴졌다고나할까요?아무튼제겐
좀그렇게느껴졌답니다.
하지만분명이책에는흥미롭고도범인(凡人)들이미처상상해낼수없는재치와독특함
이찰떡마냥쫀득쫀득하게매권마다묻어나있고,거기에달콤하고도고소한콩가루까지
듬뿍쳐진듯한남녀의사랑이야기,혹은인간과신의사랑이야기까지,읽는이들로하여
금잠시도책에서눈을뗄수없게만드는매력,혹은마력이존재하지요.
이책은또작가의다른작품에서이미보여주었던방식,즉그가이제껏써왔던작품들의
연속성을유지하고있습니다.그가여러책에서이미보여주었던“상대적이며절대적인
지식의백과사전”(여기나오는글들은제가너무도좋아하는글들인데요.내용이귀에쏙
쏙꽂히면서저의지적욕구를한껏채워주거든요.)의내용도또등장하고,영계탐사자들
을다루었던그의책“타나토노트”와천사들의이야기였던“천사들의제국”에나왔던주인
공대부분이다시등장합니다.또한이소설의주인공이랄수있는미카엘팽송역시그의
작품들에서이미선보였던인물이고요.이건어쩜작가자신이일관되게간직하고있는
그의우주관,가치관을드러내는게아닐까란생각을또해보게만듭니다.
그리고이책에서는작가가지니고있는모든세계관이하나로융합된듯한느낌도받게되
는데,그리스로마신화를골격으로하여기독교,유대교,불교,이집트의‘사자의서”,샤
머니즘까지아우르는그야말로다양하고도놀라운그의지식의보고(寶庫)를접할수있기
때문이지요.그밖에여러사상가들,역사가들의의식과활동을연상시키는내용들이계속
되면서우리가알고있는것들이그대로다진실이아닐수도있음을넌지시알려주고있습
니다.
소설은신이우리가마냥우러르고그저흠숭하는절대적존재가아닌,어느정도의자격을
갖춘이들이끊임없는수련을거쳐다다를수도있는자리라는걸보여주는걸로시작합니
다.신후보생들이한자리에모여교육받고,검증받으며저높은곳으로올라가기위해
노력하고,때론사투까지벌이는과정의하나하나를아주세밀하게묘사하면서요.
그러니그과정의어려움,다시말해피말리는높은경쟁이존재하긴하지만결론적으로
봤을때신이라는자리는난공불락의요새는절대아닌셈이지요.그리고인간이신이될
수있듯,신또한인간다운면모를지녔다는걸슬쩍보여주고있고,그러므로작가는어쩜
신들도우리인간처럼실수를할수도있는존재,결국은신과인간이각각분리된것이아
닌하나일수도있다는걸말하고자하는게아닐까싶어졌습니다.
이깨달음은이글을쓰면서자연스럽게떠올랐는데,이게작가의의도와맞아떨어지는것
이라는전제하에,처음제가말했던“기대에비해싱거웠다는결말”도이런관점에서보자
면이제까지의인류사가보여주고있는학살과배신을지켜본<숨겨진증인>인신이란존
재가결국은자유의지를가진우리인간각자각자였고,그건다름아닌이책에서보여주는
신적(的)존재인<독자들>에게앞으로의세상을만들어가야할과제를던져주므로이제껏
진자(振子)운동으로점철했던우리의부끄러운과거,또는작금의카오스에한줄기빛을
선사하는“멋진결말”이라고여겨졌지요.
그건작가가머리말끄트머리에서밝힌<만약내가신이라면,나는무엇을할까?>라는대
목을다시접했을때더욱확신을가질수있었는데,작가가머리말에서또밝혔듯이우리
모두는답보다는질문을더중요시여기며,진정한깨달음을향해나가는미카엘팽송처럼
내안의신을찾아야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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