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발상의 전환으로 인간의 내면을 파헤친 영화 “Blindness”

호세사라마구가1995년에쓴소설을각색하여만든영화실명”,우리나라에서는“눈먼

자들의도시라는제목을붙인걸로알고있는데개인적으로이제목이단순하게“실명”

다는훨씬영화의내용이나주제와어울린다는느낌이다.

그도시에있는모두가다서서히시력을잃어가는가운데오로지단한명만볼수있다는

설정아래점점피폐해가는도시의모습을,그중에서도특히눈먼자들을한곳에집결시

킨수용소안에서벌어지는일을보여주는것에주로초점을맞춘이영화는,모두가다시

력을잃고단한명만예외라는,즉눈먼자들보다는눈이안먼자들이더많은현실세계

를묘하게풍자한독특한발상(사실그저보이기만한다는의미에서는눈이안먼자들이더

많은게사실이지만,실제로도정말그럴까에대한비틀기로보인다는점에서)으로우리내

면에존재하는욕망과허위의식,그밖에여러가지실존적인문제와실체를깊이투

사하고있는듯보인다.

영화를감상한후찾아본정보에의하면원래원작자인호세사라마구는자신의소설이영

화화되는것을처음에는거절했다가영화안에서도시이름을밝히지않기로하는조건을

내걸고나서야결국승낙했다한다.아직소설을읽어보지않아소설에서는실제도시이

름이언급되었던건지,아니면무슨이유로그가거절을했다가이런조건을내걸었는지그

게참으로궁금했었다.

그래서소설에관한정보를찾아봤더니거기에도이름모를도시에서벌어지는일이라는

설명이있었는데,그렇다면이소설이그저작가의상상력에기반을둔팬터지장르냐라는

질문을던져봤을때그건아닐거라는게나의판단이다.차라리은유법을대입한진정

금우리들이발붙이고살고있는현실에대한이야기로눈을멀쩡히뜨고도눈먼

자들과같이볼줄모르고,상황판단을제대로못하고살아가는현대인들을풍자하

려는게바로작가의의도일거라는걸로나는받아들였다.

이것이진정작가의의도였든,아니든일단책이나영화를통해그들의작품을접하는독자,

관객들로서는각자자신만의해석을내릴자유,또는권리도있다고보기에나는이러한나

의관점에따라이영화에관한감상을지금부터적어내려가고자한다.

먼저,소설이나영화의작법상상황을이끌주인공내지화자는필요한것이니여기에등장

하는주인공격인유일하게볼수있는사람,즉의사부인(그녀의이름을내가잊어버린건가,

아님애초부터그녀의이름은없었던건가이것도헷갈린다)만예외적이라는설정이영화적

재미를반감시킨것은절대아니었다라는걸우선말하고싶다.

차라리그녀만이온전하게,유일하게세상에서벌어지는일들을똑똑히볼수있다는설정은

욕망과무법이범람하는세계에서그들을통제하고이끌어나갈수있는희망적장치로여겨

졌고,결국영화가보여주는것도나의이같은추측을뒷받침했다고믿는다.왜나면그녀는

자신의눈을통해보이지않는자들이벌이는세상의또다른어둠의세계(보이든,보이지않

든인간에게서그들의실존적인문제를떼어낼수는없고,그세계역시실존이라는것을넘

어선권력과통제라는어둠의세계가존재한다는)를똑똑히목도하게되고,그들에게새로운

세상을향한문을다시열어주게되니까.

그리고이영화(사실은소설이라고해야겠지만)의묘미는지극당연한권선징악적결말에있

는게아니고,바로작가가상상해낸이야기속에서우리들이평소예상할수없었던일들이

벌어지는(예를들어보호받아야할사람들이보호는커녕내팽개쳐지고,당연히결속하여자

신들의권익을보호해야할불리한여건에놓인사람들이자신들의욕망을그대로드러내면

서그러한결과결국화를불러들이는,즉우리의보편적인상식과판단을뒤엎는)그현장을

지켜보면서의외의모습을발견하는,불편함과부족함에대한의식의전환을시도해

수있는계기가마련되었다는,바로그것아닐까싶다.

맨마지막장면,수용소에서빠져나와피폐해진도시를가로질러결국의사부부의집에서

함께생활하게된몇몇인물들이다시시각을되찾게되고,이를보면서이제는자신이눈이

멀차례가다가왔다라는걸감지하는의사부인의두려움과아련한그심사가우리에게시사

하는바는과연무엇일까를깊이숙고해봤는데,거기에관한느낌은나혼자만간직하고자

한다.그밖에이영화는환경에허물어지는인간의나약함과내면의야만성을잘표현

한작품이고,생각할거리를아주많이던진작품이라아주오래도록기억하게될것

같은느낌이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