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갈망을 가슴에 묻은 채 사그라지는 대개의 우리들

며칠전은교라는소설을17년만에냈다는박범신작가를보면서이걸또확인했다.사람

의마음속에서일어나는희로애락,그중에서도애”에해당되는사랑,그사랑에눌러붙는

얽히고설킨복잡다단한감성과욕망,그리고갈망은나이완전혀상관이없음을말이다.

밖에글을쓰는직업을가진사람들,아니글이작품으로나오진않더라고글쓰기를즐기는사

람들의분열된자아와감성의불안정의정체같은것등을또생각해봤다.

그리고이제이순을훌쩍넘은박범신씨의고백(가족에게상처를주고싶지않아자신이쓰고

싶었던소설을솔직하게써내지못했다는,여전히욕망으로힘들다는)앞에서참으로진솔한

한인간을만난기쁨이있었다.사회적존재로서의인간의도리에충실한책임감있는가장의

모습도구태의연(?)하긴하지만참좋았고.

또그의글을읽으며이런생각이들었다.많은이들이가슴속에뜨거운욕망과갈망을숨기

고살아가지만차마그걸꺼내보기두려워하는게사실이라면,어쩜작가라는직업을가진이

들의역할이랄까,뭐그런것중에는이런그들의숨겨진욕망과갈망을대리만족시켜주는것

도포함될수있을것이라는.그리고그런대리만족을줄수있는게비단문학만은아니겠지

만분명히문학도그런한역할을하고있고,또해야한다는것을절감했다고나할까?

그러면서자연스럽게우리안에교묘히숨겨져있는욕망과갈망에대해좀더깊은사색을하

게되었는데,그러다보니이소설에나오는노인과어린여학생의사랑과연관되는,그러니까

일반적으로우리들이사랑이라고일컫는행위에대한일반적이고도광범위한탐색의길에

내자신을들여놓게되었다.그리고사랑과더불어그많은이들을옭매는불륜”이라일컬어

지는어긋난사랑에대해서도곱씹다보니마치미로를헤매고있는듯했다.

사랑이어긋났든,어긋나지않았든,또는보편적으로받아들여지든,그렇지않든사랑이라는

넓고도깊은테제에뚜렷한결론은있을수없다고생각한다.그저수많은파편으로흩어지는

핵의중심만있을뿐….사랑과열정의차이,자기도취와참사랑의차이,그리고나와너의차

,그많은차이를넘어서면결국엔과정의달콤함을지나허탈함밖엔남는게없는경우가

부분이라고굳게믿고있으니대개의우리들은직접사랑을해보려고하기보단그저타인의

삶에묻혀가는(예를들어자신을책이나영화속인물로상상하면서위안을삼거나대리만족

하는것같은)걸선호하는게맞지싶다.그래서혼자만의은밀한상상의나래속에서더안정

감을느끼면서자신을안전지대속에가두길자처하는게대개지싶은것이고.

그러니우리들은두려움과신중함,사려깊음의경계에서,또는저지르고싶은걸애써참고

잡아보려는초인간적절제와욕망,갈망의회오리속으로자신을깊이던지고픈또다른

의갈림길에서늘서성이며완전한성공이라고보기에는뭔가미진한,성공답지못한성

(?)하기도하지만그건엄밀히말해서현실과의원만한타협,내자신의욕망을잠재우

일에다름아니라고나는생각한다.말그대로진정자신의선택으로부터얻은승리라기보다

차라리포기하고얻을수있는자그마한보상이라고나할까?

마치가보지못한길에대해그길은분명험난하고잘못된길이었을거라고믿는게심사

편해지듯우리들은자신이간절히원하는것을하지않은뒤에그하지않았던행위를폄하

하고자신의행위를합리화하면서안심하는게더보편적이기도하고,자신만이아니라아

예타인들에게까지그걸강력하게(은근히!도아닌!)권한다.물론그행위의결과에대해선

누구도정확히알수가없으니이렇게몸을사리는게가장안전빵!인것도사실이고말이다.

결국우리는사랑이라는것이한낱꿈,또는착각일수도있음을,즐거웠던만큼돌아올아

픔을견딜용기가없으므로,전부를던졌다전부를잃어버릴것이두려워서,세상의잣대로

자신이폄하되는게싫어서,무엇보다자신이하고있는행위가진정한사랑이라는확신이

부족해서,그리고자기주변인들을배려하는것이라는변명등의이유로희생과용기,결단

을요구하는사랑이란행위앞에무릎을꿇고남들이다하는그대로를답습하는것이다.

그렇게무엇이진정한사랑이고,무엇이진정한행복인지도알지못한채사그라지는게대

다수의우리다.그런무력한우리의삶을그나마문학이위로하고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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