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와중에 내 생애 최고의 한우를 맛보다!
BY sophia7903 ON 12. 31, 2010
눈이펑펑내리다,금세햇살이거룩하게비추다,또졸지에눈발이휘날리다도무지종잡을
수없는제주의날씨는마치나의마음같다.지금내마음도자연의신비에도취되다,좀외
롭기도하다,또많이아쉽기도하다도무지예측이불허하기때문에말이다.
그이유인즉,한국에는부모님달랑두분만계시는데몬트리올에서한국,그중에서도제주
에온이래제대로한번뵐기회가없었기에부모님께무척죄송스러웠던걸12월30일마침
내부모님께서제주로내려오신다고하시기에그걸만회할기회를잡은것으로여겼었는데,
그마저이노므의날씨덕분에부모님께서제주로의여행을취소하셨으니이젠완전히내꿈이
물건너갔기때문이다.
휴!이모든게바로제주의변덕스러운날씨탓인데,또가만히생각해보면이게무슨날씨
탓인가?제주라는섬의지정학적특성아님좀확대해서는전세계적으로번지고있는온난
화현상때문이겠지.그리고엄밀히말하자면내게낯설어보이는이모든낯선현상들은나
의무지의소치인것을….제주에오기전까지제주의겨울날씨에대해심각하게생각해본
적도,알려고노력해본적도없는나였으니그냥이모든걸의외로받아들이고,놀래고있을
뿐사실은원래제주의날씨가이런건지도모를일이고말이다.^^
암튼그건그렇고,요즘제일맘이싸한건이해가다가는데끝까지부모님얼굴못뵙는다
는것과맛난음식도한번사드리지못한다는것,그리고또사랑하는내아이들,동생네가
족은너무멀리떨어져있는데다가이런심적,기후적아수라의와중에서도나와남편은끊임
이맛난걸챙겨먹고있다는그것이기도하다.그동안부모님오시면모시고가함께맛보
려고여기저기알아두었던식당도꽤많지만그일이이미끝장난일이라는걸알아버린어
제마저도우리둘은서귀포쪽에서맛있다고소문난한한우전문식당을찾았으니까.ㅠ.ㅠ
사람이아무리슬프고괴로워도곡기를끊을수없기도하려니와나역시많이상심중이긴
했지만특히남편과나는어차피먹을거면이왕지사맛난것먹자!를늘외치는사람들이다
보니어제많이내린눈탓으로일터에가지않고“홈워킹”한남편위로도할겸약간귀차니
즘에젖어있었음에도불구하고나는남편을따라리조트를나서게되었다.그리고리조트
프론트데스크에계신분의도움을받아서귀포에서맛있다는한한우식당을알아내그곳으
로고고씽~한거다.
가는도중눈발이조금씩휘날리기도하다,또갑자기햇살이쏟아지기도하다보니차안에
서햇빛을솔솔받던나로서는자동적으로살살눈이감겨나의의지와는상관없이나는운
전을하는남편을옆에두고살짝눈을감을수밖에없었다.그러다종착지가까이되어서야
겨우눈을뜨고우리가이름을몰라그근처라고알고있는곳에도착해보니거긴도무지식
당의흔적은보이지않는곳이아닌가?
할수없이돌아나와근처의“감귤판매처”라고쓰여진곳에들러한우식당에대해물었다.
서귀포에서가장맛난소고기를파는곳이이쯤어디에있지않나요?하고말이다.그분말
씀이바로조금만내려가면보일거라고해서말씀대로조금내려갔더니바로코앞에짜안~
하고식당이드디어모습을드러냈다.ㅋ
식당으로들어서생전처음들어보는고기이름을유심히보면서고기를선택하고있는데,바
깥에선또한바탕눈바람이거리를휘젓고있었다.딱!맞는타이밍에우리스스로자뻑(?)
을해가면서우린기대에차고기를주문했다.그리고실내의한기를느끼며따끈하고진해
보이는갈비탕까지하나주문했다.밥한공기추가에.
반찬이골고루맛나긴했지만생각보다량이현저히작았던고기를보자좀아쉬움과두려움
이엄습했었다.그렇지만우린여전히꽤나비싼고기맛에대해기대가정말컸었는데,막상
고기를불판에올리고조금시간이지난다음냉큼뒤집어약간덜익은상태로한점소금에
찍어입안에넣고보니~카아악!이건정말육즙이풍성하고질감이탁월한것이이전까지맛
봤던모든소고기의맛을뛰어넘다못해내생애소고기섭취의새역사를쓸만큼환상적인
맛을자랑하는것이아닌가?
사실그동안몬트리올에서는고기섭취를많이자제했었고,안먹다보니그다지고기가땡기
지도않았던게또사실이었는데막상소고기한점을입에넣고맛보다보니예전에그토록
좋아했던고기에대한나의추억이마구떠오르면서왜내가이렇게나맛좋은음식을홀대했
었지?하는반성이새록새록새겨지면서후회감이밀려들었다.고기보단야채가몸에좋다는
그말은분명히채소로생계를잇는분들의주장일것이고,사실은그렇지않을지도모른다는
생각까지마구들면서이제부턴고기도틈틈이때맞춰먹어줘야겠다!를결심하게됐다.
그러면서동시에부모님은물론스테이크를좋아하는울아덜들,내동생과조카들까지내가
족전부가떠오르며뼈속까지그들이그리워지고,그들과함께이맛난고기들을함께먹을
수있었으면얼마나좋았을까~란이룰수없는소망이몽실몽실피어나는거였다.정말뭔가
맛난걸먹을때마다어김없이떠오르는가족들.그들이내맘을꼭알아주길바라는건절대
아니지만늘내마음이그들과함께라는건꼭그들이알아줬음하는소망을품어보면서겨우
(?)식사를마쳤다.다소복잡해지는내마음을다잡으면서그래도현재에최선을다하겠다!
는자세루다맛있게먹고있다고최선을다해생각하면서말이다.^^
그렇게식사를마치고나오니바깥은어느새또화창한햇살을내뿜고있었고,어느새저질
기억력의소유자인나는복잡했던심사를까마득하게잊어버리곤뭉근히차오른배에만복감
을느끼면서차에올랐다.그리고리조트로향하면서새롭게알아낸또하나의제주맛집에
제주를뜨기전언젠가꼭부모님을모시고와야지~란걸내가슴속에꾸욱~도장찍었다.
참또다른아쉬운이야기를두가지더전하자면,하나는오늘부모님모시고가려고했던해
비치호텔연말스페셜뷔페에는남편과둘만가게생겼다는소식이고,또다른소식은오늘
제주에살고있는선배언니와영화“황해”를보기로해서이미예매까지했었는데눈이워낙
많이와서그것도취소했다는것이바로그거다.눈탓인지아님덕분인지그저남편과만어
제오늘너무도오랜시간꼭!붙어지내고있다!ㅎㅎ
제방을찾아주시는이웃분들!이제하루도채남지않은올한해눈길조심하시고
끝까지마무리잘하시고,다가오는새해신묘년에는가정마다행운과만복이넘치
시기기원합니다.원하시는일들다이루시고건강하시기도아울러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