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KAIST 교수 대담
<연합초대석>안철수KAIST교수

//안철수KAIST교수”+”|Daum미디어다음”; viewToday(‘auto’); //]]>연합뉴스|입력2009.02.1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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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산업은고용창출에효과적"

"닌텐도게임기만들려면수평적사고필요"

"어려운시기는문제고칠수있는절호의기회"

(서울=연합뉴스)홍성완편집위원=안철수박사.’안철수’라는이름이갖는의미는보안소프트웨어벤처기업범위를넘어선다.원칙있는경영,새로운가치를향한끊임없는도전등을상징하는브랜드이기도하다.

그가걸어온길이말해준다.남들이부러워하는서울의대교수직을버리고미개척지인컴퓨터보안업계에뛰어든것은우리사회의상식을뛰어넘는선택이고결단이었다.그후안연구소의CEO로서성공적인벤처기업으로키워냈다.그리고4년전,또다른변화를선택했다.회사경영은전문경영인에게맡기고40대중반나이에미와튼스쿨MBA과정에들어간것.귀국후카이스트교수로변신,20대학생들에게자꾸사라져가는기업가정신을얘기해주고안정지향적으로가려는젊은세대의흐름에대해서도경고한다.

현장경험에서우러나온안박사의강의는학생들에게공감을불러일으키고있다.수업을들은학생중진로를바꾼경우도적지않다고한다.학생들이매긴강의평가에서5.0만점에4.8점을받을정도로인기’짱’이다.최근그는강의외에강연,저술,사외이사등다양한사회활동으로분주하다.중심목표는벤처산업의성공확률을높이는데기여하는것.중소기업,벤처기업의시스템적문제에대해진단하고조언해주는컨설턴트,전도사역할을자임하고있다.

시들어만가는벤처와소프트웨어산업에대한얘기를듣기위해안박사를만났다.인터뷰를하면서최근화제가된’닌텐도’얘기를꺼냈다."최근대통령께서’우리는닌텐도같은게임기를만들지못하느냐’고말했는데이에대해어떻게생각합니까."가볍게던진질문이었는데그의답변은결코가볍지가않다.우리가닌텐도를만들지못하는이유에오늘날한국의소프트웨어산업이당면한문제가모두담겨있다는지적이다.표준플랫폼의확보와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동등한관계라는수평적사고방식,중소기업과대기업간의상생구조등3박자가갖춰진바탕위에서나온결실이닌텐도제품이라는얘기다.

벤처와중소기업의필요성에대해그는고용창출의거의유일한대안이라고강조한다.또한대기업위주의경제시스템은위기에취약하기때문에중소기업과벤처가위험도를낮추는포트폴리오역할을할수있고대기업에대해서도아이디어와시장을제공해줌으로써대기업의경쟁력을강화시켜준다는것.벤처육성을위해서는정부혼자서만할수는없지만,정부가할일은분명히있다고말한다.오히려배후에서해야할일은더많고일해도표시가잘안난다고한다.대기업과중소기업의불공정거래관행을고치고벤처사업에한번실패하면금융사범으로만들어다시는창업을못하게만드는시스템을바꾸는것등이른바’인프라’구축이정부의역할이라는것.

"경제위기를맞은지금이야말로정부가벤처ㆍ중소기업을육성할수있는호기인데지금나서지않으면5년내로는다시기회가없을것같습니다."라고말할때는안타까운표정을감추지못했다.

다음은인터뷰내용.

–CEO경험에비춰지금같이어려울때기업경영자나직원에게가장필요한것은무엇이라고봅니까.

▲제가IMF도겪었고그다음에회사가다시한번위험한지경에빠졌습니다.그걸극복하고다시턴어라운드했던경험이있었는데요.그과정을겪으면서저나름대로깨달았던것이이세상에는사람도그렇고회사도국가도그렇고항상잘되기만할수는없다는것입니다.또반대로항상안되기만하는쪽도없는것이지요.

잘됐다가힘들어졌다가다시잘됐다가힘들어졌다가반복이되는데요.사람의인생이나기업이나국가의라이프사이클을놓고보면,정말로중요한것은잘될때가아니라안될때를어떻게보내느냐거기에핵심이있습니다.

즉잘될때조금이라도더잘되기위해서여러가지로노력을합니다만전체인생을놓고보면미치는영향은굉장히미미한것같고요,오히려정말안되는시기를얼마나잘보내느냐가인생의핵심인것같다는그런생각을했습니다.그래서그시기를잘보내게되면다시모든사람,기업,국가에기회가오지않습니까.그러면그어려운시기를어떻게보내는것이잘보내는거냐.제가경험하고책에도썼습니다만세가지가중요한것같습니다.

첫번째는유혹에빠지지않는게중요하고요.두번째는그동안가지고있었지만고치지못했던문제점들을고칠수있는기회로삼는다는그런마음가짐이중요하고세번째는지금당장힘들고미래가보이지않지만자신과회사와국가의장래에대한믿음,언젠가는잘될수있다는마음가짐,그런것들이중요합니다.

유혹에빠지지않는것은,회사가어렵다보면분식회계유혹에빠집니다.그러면당장은편해지고좋은것같지만결국은없어지지않는’주홍글씨’같은것이됩니다.유혹에빠져서편법을쓰면단기간은편할지몰라도결국장기간을놓고보면오히려그것이발목을잡고나락으로빠지게하는주범이됩니다.

두번째로는문제를고치는건데요.잘되는시기는문제를알면서도고치지않습니다.대부분은교만해지거나또는오히려여력이없어서문제를보고도고치지않는법인데요.그러면문제는언제고칠수있느냐면어려운시기가그때입니다.어려운시기는문제를고치라고하늘이주신절호의기회일수있습니다.그래서그때문제를고치면새로운기회가올때다시도약할수가있게되는거지요.

세번째로마음가짐인데요.어려울때그게중요한것같습니다.현실을냉정하게보고지금상황이얼마나어려운지를정말로객관적으로냉정하게분석하는시각과동시에,자신과미래에대한믿음과열정을가지는게굉장히중요합니다.미래에대한믿음이있어야오랫동안유혹에도빠지지않고그리고또문제를고치면서기회를기다릴수있는마음가짐이되니까요.이런것들이지금개인,또는회사경영자들에게중요한것아닌가싶습니다.

–소프트웨어산업이일자리창출의대안이될수는없을까요.

▲예전에정부고위관료한분과토론회를한적이있습니다.그분께서그런말씀을하셨습니다."소프트웨어산업을들여다봤더니,두가지로놀랐다.첫번째는왜그렇게사람이많으냐?정말로생각보다많은사람이그일을하고있더라는데서놀랐다고하시고요,두번째로는그렇게많은사람이하는데도매출액이왜그렇게적으냐?상상을초월할정도로적고비효율적인산업이다."라고말씀을하셨습니다.

그래서제가"혹시바꿔서생각해보시면안되겠습니까.사람이굉장히많이필요한산업이라는것은노동집약적(labour-intensive)인산업이라는말이고,바꿔서이야기하자면조금만이산업이잘되더라도엄청나게많은일자리가창출될수있는그런산업이다,그런측면에서의미가있다."고말씀드렸는데요.소프트웨어산업이라는것은제가볼때고용창출을어느산업에비해서도가장많이할수있는그런산업입니다.

또하나는예전에는소프트웨어산업이소프트웨어산업만으로존재했습니다.그런데지금은그렇지가않은것이,LCD모니터라고하면하드웨어산업으로알고있는데관계자말을들어보니까원가의40%가소프트웨어개발비랍니다.그렇다면,그게꼭하드웨어산업이라고만볼수가없지요.그다음에,우리나라가조선산업이세계1위인데하드웨어소프트웨어포함해서IT쪽원가가배전체에서얼마나차지하겠느냐고어떤분이물어보십니다.그래서10%정도아닐까요했더니30%랍니다.그리고또요즘에는자동차에컴퓨터가50대가량들어가다보니까예전에는자동차출시가늦춰지는이유가설계를잘못하거나여러가지부품의결함이라든지이런하드웨어적인것이많았지만,요즘에는소프트웨어가빨리개발이안되거나오류가나면그것때문에자동차출시자체가지연된답니다.

그러면이제는소프트웨어가산업자체로만존재하는게아니라소프트웨어산업경쟁력이없으면우리나라를먹여살리는자동차선박,LCD와같은산업들이다경쟁력이떨어지는겁니다.일자리창출을포함해서다른산업에미치는영향이이제는굉장히크다는거죠.그래서정말로중요한산업이라고생각합니다.

–벤처붐이꺼지면서젊은이들의도전정신이사라진것아닌지요.안정적직업을선호하는경향인데국가미래를생각하면걱정스럽습니다.

▲우선과연우리나라에서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이가지는의미가무엇인가에대해서짚고넘어갈필요가있을것같습니다.어떤분들은선진국임에도대기업만존재해도국가전체경제가문제없이돌아가는나라도있는데우리나라는어떠냐그런질문을하십니다.그래서저나름대로생각을해보니까지금한국의경제상황에서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이가지는의미는세가지정도가있는것같습니다.

첫번째는국가경제포트폴리오역할을충실히할수있는부분입니다.원래포트폴리오투자라고하면주식에서한주식만사면위험이크기때문에여러주식을사서분산투자해서위험도를낮추는게포트폴리오투자기본아니겠습니까.마찬가지로국가경제도대기업만존재하는경제시스템은아무래도위기에취약할수밖에없고요.그건이미IMF환란을통해서증명된사실입니다.대기업경제구조와함께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이하나의튼튼한경제구조로받쳐주면장기적으로위험도가낮아질것입니다.

두번째로는고용창출입니다.예전IMF이전에는대기업종사자가200만명정도였던시절도있었지않습니까.그런데IMF이후에매우많은글로벌기업들이나왔음에도국외로공장을이전한다든지또는효율성을내세우다보니까기업규모는커졌는데고용규모는130만명도안됩니다.오히려계속줄고있습니다.그러면우리나라4천만명인구중에서130만명만그렇게대기업에고용되면나머지는일자리가없습니다.나머지일자리들은대기업이아니라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에서만들수밖에없는당위성이존재한다고보고요.

세번째로가지는의미는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이튼튼하면대기업의경쟁력을강화시켜주는역할을합니다.미국실리콘밸리에구글이라는회사가있습니다.그회사가바깥에서보기는너무나튼튼해서한국적인상식으로는저렇게큰인터넷대기업이있으니지금새롭게인터넷기업을시작하면절대로성공할수없고기회도없을것이다,아예포기하는게좋다고생각할수도있습니다.그러나실제로실리콘밸리에가보면구글이라는우산아래서수많은인터넷벤처기업들이새롭게생겨납니다.구글이자선사업을하는게아니라,구글이점점커지면서부족해지는혁신적인아이디어들을받기위해서입니다.

전세계적인통계를보면혁신적아이디어의90%는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으로부터생겨나고,10%미만만대기업으로부터나온다고합니다.그래서구글도이런생태계를만들어서자선사업을하는게아니라새로운벤처기업들이나오면거기서끊임없이혁신적인아이디어들을공급받는겁니다.그러면분기별로수익은모르겠습니다만,장기적으로는오랫동안경쟁력을유지할수있는게구글의성공비결인데요.마찬가지로우리나라에서도중소기업벤처기업들이튼튼하게성장을해주면대기업에서부족한혁신적인아이디어들을끊임없이공급받을수있어계속글로벌기업으로서경쟁력을유지할수있을겁니다.

또다른측면으로는시장을제공하는역할을합니다.삼성전자나현대자동차제품들이세계적인경쟁력을유지할수있는이유가국내소비자들이그제품을적극적으로구매를해줘서기술이안정화되고제품이시장에서증명되면그게미국으로수출되면서선풍적인인기를끕니다.중소기업,벤처기업에서건전한중산층들이많이형성되어서제품구매력이높아지면대기업들을도와줄수있는그런역할을하게되지요.

그런관점에서생각해본다면이렇게기업가정신이쇠퇴하고자꾸만창업이줄고기존에있던중소기업들도망하는이런현상은단순히중소기업이나벤처기업위기가아니라장기적인국가경제위기라하겠습니다.대기업만잘되어서는절대로계속갈수는없어서그렇습니다.

–벤처기업육성을위한정부의정책지원이필요한지요.

▲정부만해서는안된다고생각합니다.중소기업또는벤처기업을둘러싸고여러이해관계자가있지않습니까.당장중소기업본인들도있고,거래관계의대기업,공공기관들도있고,소비자들도있고,인프라에해당하는인력을제공하는대학을포함해서정부도있습니다.모든이해당사자가합심해서노력하지않으면정부만으로는지금같은개방경제와규제철폐의시대에는한계가있는것같습니다.그래서사실은예전보다더어렵지요.

예전에는정부혼자서하면됐기때문에정부에서계획대로수월하게추진할수있었는데요.지금은정부가할수있는역할은모든이해관계자에게이해를구하고동기를부여하고그리고전체를조정하는역할,그것이더힘이들고전문성,인내심을요하고더장기적인시각이필요하고그리고또일한티가나지않습니다.그런것에대해서도감내할수있어야하고요.정부가예전처럼자기가주인공인것처럼앞에나와서모든사람의인정과평가를받으려고만한다면이런일은굉장히하기어렵습니다.

평가를못받더라고꼭해야하는일,장기적으로중요한일,인프라에해당하는일을한다는그런사명감,마음가짐이중요한일이니까사실은더어려운것같습니다.그렇지만반드시해야하는일이기도하고요.

–청년문화에대해시대정신과연계해서말씀해주십시오.

▲저도예전에생각했던것과지금카이스트에교수로가서한학기정도학생들을가르친후의시각이좀달라졌습니다.왜냐하면,예전에는청년들과직접이야기를해볼기회가많지않았고해서요즘청년들이너무안정지향이고전망만따르고많은사람이몰려가는데로가는게아닌가해서우려도있고실망도했는데요,이번에학생들과직접접하고가르쳐보니까그렇지않더라고요.

학생한사람한사람은옛날청년이나지금청년이나정신이나마음가짐은같은것같습니다.여전히도전적이고하고싶은일찾고인생에대한고민도많고심각하고별로달라진것같지않습니다.오히려달라진것은사회적인분위기나사회적인인프라스트럭처,인센티브구조들이아닌가싶습니다.이렇게도전정신이있는청년들을안정지향적으로몰아가는것은사회책임인것같습니다.불량청소년이있는게아니라불량어른들만있을뿐이라는것과같은맥락인데요.그래서청년자체에서문제점을비판하고위험을감수하라고윽박지르기보다는그사람들이위험을감수할수있는토대를만들어줘야하는것아니냐는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빌게이츠도성공하기어렵다’는발언을하신적이있는데요.한국에서는빌게이츠같은스타를기대하기는무리일까요.

▲우선스타시스템에대해서말씀드리고싶은데요.’역사란무엇인가’라는카(Carr)의책을봐도나오는이야기가한사람의영웅이역사를만들어가는건가아니면역사의흐름에서선두에있는사람이영웅이되는것인가이런두가지시각이있다고보면저는사실후자쪽입니다.한사람이아무리똑똑한천재나영웅이라고할지라도그사람이역사의흐름을만들어갈수는없다고봅니다.

만약칭기즈칸이없었으면몽골이그렇게위세를떨치지못했을것인가.그렇지는않았을겁니다.단지그런전체적인흐름에서거기에대표되는사람이한사람의영웅으로등장하고역사책의주인공이되지만한사람이역사를송두리째방향을바꾸거나그럴수는없다는것이제생각입니다.제가한국에빌게이츠가와도성공할수없다고말씀드린그이유는빌게이츠가천재이고정말로능력이뛰어난사람이지만,한국의시스템에서할수있는것은한계가있다는말입니다.한사람의천재가전체적인사회시스템까지바꿀수는없지않습니까.

그래서중요한것은사회시스템을바꾸기전에는절대로그런스타가탄생하거나성공사례가만들어질수는없는것이라는맥락이었습니다.그런데어떤분들은오해하는분들이있더라구요,빌게이츠정도의천재가오면성공하지왜못하느냐고하시는분들도있습니다.

–뛰어난한사람이기업을먹여살리고국가경제도구해낼수있다는주장도있는데요.

▲저는그걸믿지않습니다.한사람의천재나구국의영웅이나오더라도그사람은결국사회적시스템의한계에봉착할수밖에없고요,그래서결국은정치도혼자서는아무것도바꿀수없고여러명의뜻을같이하는사람이있어야조금이라도차별화를기할수있다는그런말도있지않습니까.같은맥락입니다.사회적인시스템이바뀌지않으면한사람만가지고는아무일도할수없다,한계가있다,또는한회사정도는먹여살릴수있겠지만한계를벗어나서크기는어렵다그런맥락으로드린말씀이었습니다.

–최근대통령께서"우리는닌텐도같은게임기를만들지못하느냐?"는얘기를했습니다만.

▲저는이번에대통령께서말씀하시기전에닌텐도성공사례를보면서몇가지생각을했는데요.대표적인것중에세가지가첫번째는플랫폼이라는게,표준화의권리를잡는게정말로중요하구나.두번째는흔히들지금이컨버전스시대,융합시대라고하는데요.융합시대의시대정신은수평적인사고방식입니다.그게굉장히중요하다.그리고세번째로는중소기업과대기업간의상생구조가핵심이다는생각을했습니다.

순서대로설명을드리면첫번째로는닌텐도가저렇게성공한원인이거기서만든게임기가표준플랫폼이되었기때문입니다.게임기자체로서수익을얻기보다는그건원가정도를보상하는선에서그치고,우선목표는그것을많은사람이가지게해서그플랫폼을기반으로여러가지소프트웨어들을판매해서거기서수익의대부분이나게됩니다.마이크로소프트의운영체제나IBMPC하드웨어도마찬가지입니다.하나의표준을자기가획득,확보하게되면거기서부터엄청나게할수있는일들이많고부가가치가많이창출됩니다.예전처럼1등은몇%가지고2등은몇%가지고그런세상이아니라1등이전부를다갖는그런대표적인사례가아닐까싶습니다.

두번째로수평적인사고방식입니다.아이팟도같은성공사례인데요.아이팟이왜성공했느냐고보면,하드웨어성능도굉장히좋고디자인도좋지만,그것만가지고는지금의성공을설명하지못합니다.그성공의배경에는아이튠스라는플랫폼이있습니다.소프트웨어플랫폼인데요.아이팟을연결해서수많은곡이나비디오들을내려받을수있는플랫폼입니다.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가,서로다른두분야가동등한입장에서,수평적인관계에서서로를인정하고서로의장점을취합해서만든그런대표적인성공사례가아이팟이고,닌텐도입니다.

이런성공은수직적인사고방식으로는도저히나올수가없습니다.하드웨어가우위이고소프트웨어들이그뒤를받쳐주는하나의부속품이라고생각을하게되면아마도가격정책들을포함한여러정책이달라지는데그러면절대로성공할수없습니다.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가동등한관계다,누가누구밑이아니라는그런관계에서서로장점을취하려고하고협력할때만이성공할수있다는겁니다.그래서수평적인사고방식이지금컨버전스.융합의시대를관통하는시대정신입니다.

세번째가중소기업과대기업간의상생구조가핵심이라고말씀드릴수있습니다.닌텐도를보면회사가크고수익이많이나지만,자체적으로만소프트웨어를만들기에는아이디어도고갈되고한계가있을수밖에없습니다.그래서이사람들이채택했던것은자기들이플랫폼을갖고있지만,누구에게나그소프트웨어를만들수있도록개방을했습니다.’thirdparty’라고하는데요,닌텐도이외의회사들이자기들게임기에서게임을만들수있도록여러가지협조를하고그런시스템을만든것이지요.

다른이해관계자들의적극적인협조를이끌어내니까,닌텐도혼자서만만들수있는소프트웨어의거의10배이상의다양한소프트웨어를만들수있게된거지요.우리나라관행처럼대기업과중소기업,또는공공기관과중소기업간의거래관행처럼인건비만쳐서주는그런방식을썼다면절대로여기협조하는회사들이없을것이고그러면닌텐도는성공할수없었습니다.정부에서해야될일은이러한세가지측면을만들수있는인프라에대해관심을두고열심히해보시면,닌텐도같은회사가만들어질수있는여건이조성되지않을까하는생각입니다.

–간단한얘기가아니군요.

▲그래서회사하나만의이야기는아닙니다.아이디어만가지고회사만들어서닌텐도가되는것은아닙니다.

–교육현장에몸담고계신데요.우리교육이창의적인재를키우지못한다는지적이많습니다.

▲제가미국에서공부할때교수님들과말할기회가많았는데요.한국에서온학생들에대해서한두마디씩은해주십니다.공통적인부분이한국학생들이정말로일을잘한답니다.그래서어떤일을한번시켜보면,미국의일류대학생들만큼시킨일에대해서그결과물을참잘만들어온답니다.그런데일을시키는게아니고더욱더근본적인질문,즉왜이런일을해야되는가또는그근본은무엇인가라고질문을던져보면,미국에서대학나온학생들은학부때부터고민을많이해봤던문제니까쉽게대답을하지만,한국학생들은거기서완전히막힌다고합니다.한번도생각을못해보다보니까그렇습니다.그러니까시험을치면답은잘쓰는데,근본적인질문에대해서는생각을해볼수있는기회가없습니다.

그런데창의력이라는것은이미남들이만들어놓은정형화된방법론에서생겨나지않습니다.오히려방법론이전에더욱더근본적인질문을하고고민을하고시간을들이고관심을좀더넓게둬야창의력이생기는건데요,창의력이없다는것은거기에기인하지않나라는생각이듭니다.

교육방식이라든지학생들선발하는과정이라든지전반적인부분에대해서이대로계속갈수는없지요.왜냐하면,결과는이미나와있으니까요.근본적인곳을수술해야만되지않겠습니까.또한편에서보면우리나라에서학생한사람에게들이는공교육비용에사교육비까지합치면선진국보다더많은비용을교육에쏟지않습니까.그런데도나오는결과는떨어진다는것에대해서많은사람이공감하고있습니다.그것을뒤집어서보면비관적이라고볼수없고,오히려우리가재정지출을늘리지않더라도잘만쓰면훨씬더좋은결과를얻을수있는가능성도있지않은가그런생각입니다.우리가선진국보다투자를못하고있으면따라가기벅찰것이지만그런게아니니까오히려희망을품을수도있지않을까합니다.

–대학생이된이후에는창의력을갖는건불가능할까요.

▲저는꼭그렇게믿지는않습니다.어릴때부터그런사고방식들에많이익숙해지면어느정도창의력을양성하는데도움이많이되겠습니다만저는고등학교때까지한국식으로교육받더라도대학에가서얼마든지그런(창의적이될)가능성이많이열려있다고봅니다.요즘은융합의시대이니까다른분야에대해서상식과포용력을가지고전문성을확보한다면남들이못보는연결고리나가치를창출할수있는그런부분도많을수있다고생각합니다.

–우리사회가컴퓨터보안문제에무신경한것은아닌가요.

▲우리나라가지금까지발전해왔던키워드두가지만꼽는다면아마도제조업및하드웨어기반의수직적인사고방식,그리고두번째는리스크테이킹(risktaking),위험감수의마음이었다고봅니다.그래서전세계적으로도유례가없을정도로이렇게발전을한것같습니다.그런데앞으로더발전하기위해서는이두가지마음이다바뀌어야된다고생각하는데요.첫째는융합시대의마음가짐,수평적인사고방식이필요합니다.내가지금하는분야가있고다른사람이하는분야가있는데이두분야는서로동등하다,서로차이점이존재하고장단점이존재할뿐이지,내가하는일이다른사람이하는일보다더고귀하거나높은것은아니다는그런수평적인사고방식이필요합니다.

두번째로는위험관리(riskmanagement)의마음가짐이필요할것입니다.성수대교가붕괴했던이유도사실은우리가다리건설하고열심히쓰기만하고관리를안하다보니까초기에는비용도많이절감했지만시간이지나다보니다리가무너져서더큰손해를본것아니겠습니까.규모가작을때야손해가좀나더라도얻는게훨씬더많았지만,이제는세계10위권의경제대국이된상황에서는조그만실수도엄청나게큰손해를가져올수밖에없습니다.

그래서지금부터는위험관리의사고방식을가져야하는데요,아직도그게좀힘든것같기는합니다.보통컴퓨터보안이라고하면기술이슈라고생각합니다.그런데사실은기술이슈가아닙니다.컴퓨터보안은기술이슈가아니고문화와인식,습관의이슈입니다.예를들어서말씀드리면,도둑이많아서최신식자물쇠를사서설치를했습니다.처음에는익숙해지지않아서깜빡잊고안잠그고나옵니다.그러면도둑을맞게됩니다.투자를해야된다는마음가짐도있고실제로구매를했는데도습관과인식이안되어있어서그자물쇠는아무런효과를발휘하지못한것입니다.그것과마찬가지로컴퓨터보안은기술이전에인식과습관,문화가바뀌어야합니다.우리의마음가짐도리스크테이킹에서리스크매니지먼트로바뀌어야합니다.그게먼저이고그이후에기술이슈인데요,우리나라에서는인식이잘못되어있는것같습니다.더좋은기술만개발되면좀더안전해질거라고생각을하는데,그런게아니라는점을강조하고싶습니다.

–지식기반시대에대한민국이선진국으로나가려면어떤방향으로준비해야하나요.차별적경쟁력은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서는좁은장소에서많은사람이모여살았습니다.서로가서로에대해서너무나잘압니다.그리고주위사람에대해서신경을많이씁니다.그러다보니질투심도생기고경쟁심도생기고독립심도강하고그런게저를포함한한국민족의특성이지요.피터드러커가한국국민이기업가정신측면에서보면세계에서1위라고말을했던이유도거기서기인하는것같습니다.모두다독립심이강하며,내가열심히하고여건만된다면나는저사람보다잘될수있다는마음가짐들,아마그런것들이있었기때문에우리가발전했던것같고요.

그리고또고칠점이라고하면그러다보니자기주장이강합니다.다른사람에대해서인정을하거나또는수평적인관계,동등한상생,또투명성에대한믿음이없습니다.따라서앞으로의숙제는그런쪽에있는것같습니다.한사람이모든것을다알수는없지않습니까.그런데도자기가가진시각만가지고모든것을판단을하고단정을하고협조를하지않는겁니다.그런데사회가이렇게복잡해지다보면자기에게는상식인데다른사람에게는상식이아닌부분이있을수있고요,또다른사람에게는상식이지만자기는처음들어보는부분들도점점생겨납니다.

옛날에는상식이라는것은모든사람이공통으로아는것이었는데요.사회가복잡해지고직업이많아지면서이제는그런시대가아니게됐습니다.그런데도여전히상식이라는말의덫에빠져서내가알면상대방도당연히알아야하고모르면그사람은바보이고,다른사람에게는상식인데내가모르는분야는존재할수없다고생각하고,그러다보니서로타협도되지않고대화도되지않고그런것같습니다.그래서상대방에대한인정이중요한거죠.

–안연구소의경영일선에서물러난이유는무엇입니까.

▲저는항상판단을할때세가지를봅니다.내가지금하는이일이정말로의미를느낄수있는일인가,그리고재미있게할수있는일인가,그리고또잘할수있는일인가,그세가지만을보고지금까지살아왔습니다.의사를그만뒀을때도그랬습니다.의대교수가저한테는정말의미있고,재미있고,그리고잘할수있는일이었는데요,컴퓨터바이러스백신은우리나라에서저혼자밖에하지않던시대이다보니까이쪽일이더의미가크고더재미있게할수있고그리고잘할수있는일이라고생각했습니다.그것이그당시에누가봐도말도되지않는그런결정을하게되는계기였습니다.

벤처기업창업10년만에다시그런고민에빠졌습니다.안연구소하나만잘경영하는것도의미있고재미있고잘할수있는일이지만,만약산업전반적으로벤처기업,또는중소기업의성공확률을높일수있는일을내가할수있다면그건한회사잘운영하는것보다훨씬더의미가큰일이고,더재미와보람을느낄수있을것같고,제가어느정도할수있는일이라고생각했습니다.그래서회사는4년전에전문경영인에게맡기고저는산업전반적으로성공확률을높이는일을해야겠다고생각을한겁니다.

물러난직후제가준비가되어있는가자문을해봤습니다.제가경험은있지만,남들을잘도와주려면경험만으로는되지않고경험이잘체계화가되고어느정도저변이넓어야실질적인도움을줄수있지않습니까.그게공부를하러가서정리를해야되겠다고마음먹게된계기였습니다.사실연구원이나교환교수로갈수도있었지만그렇게되면듣고싶은과목만듣고마음편하게되어서40대중반의소중한시간을제대로잘쓸자신이없었습니다.그래서어린학생들처럼토플시험,GMAT시험을치고,와튼스쿨MBA로학위과정에입학했습니다.

들어가서는고생하면서많은후회도했지만,2년후제대로MBA학위받았고,원래제가CEO그만둘때생각했던대로카이스트에서교편을잡으면서20대학생들에게자꾸사라져가는기업가정신에대해서,안전지향적으로가는청년층에대해서경고를하고바른쪽으로인도를해주는그런일들을하고있습니다.그리고또여러가지다양한사회활동을통해서벤처산업전반적으로성공확률을높일수있는일에대해서열심히하는중입니다.

–벤처가생기지않는것은비즈니스할대상이없어서인가요.

▲그렇지는않습니다.사실기업가라는것은남들이못보는기회를볼수있어야되고그걸로해서새로운가치를창출합니다.인류역사를돌아보면항상더이상의비즈니스기회가없을것같다는이야기가있었습니다.그러나예를들면5년후인2014년에지금2009년을돌이켜보면명백하게커다란비즈니스기회가있었는데몰랐구나라는생각이틀림없이들것입니다.그정보많은빌게이츠조차도구글이저렇게클거라고생각을못했습니다.그래서기회가없기때문인것은아닌것같습니다.

지금이순간도실리콘밸리에는새로운벤처기업이많이생겨나는데한국만안생겨납니다.한국만의독특한현상입니다.왜이렇게사람들이기업을안하려고하는가.크게보면두가지같습니다.성공확률이갈수록낮아지고있다는것과리스크가너무크다는점입니다.

성공확률이낮다는것은이유가또세가지인것같은데요.첫째벤처기업하는사람들이실력이부족합니다.경영능력도떨어지고요.누구탓하기전에벤처기업가스스로실력이부족한것이지요.두번째는인프라가부실합니다.인프라는인력을제공해주는대학이라든지벤처캐피탈,금융권,또는각분야의아웃소싱업체,정부의R&D정책이런것입니다.인프라가왜중요하냐하면예를들어좋은콜센터가있으면벤처기업마다콜센터만들필요없이여기다맡기면훨씬더적은비용으로고객만족도가높으니까자기일만열심히하면됩니다.전투할때전력을분산안해도되는것이지요.그런데이런인프라들이부실하면,벤처기업이자기일이외에도다른많은일을같이해야하기때문에힘들어집니다.세번째가대기업과중소기업간의거래관행에서대기업이중소기업의이익을다가져가버리니까성공확률이낮은거고요.

리스크가크다는것은이렇습니다.실리콘밸리에는실패한사람이많습니다.그런데한번실패를해도도덕적으로문제가없다면재기할수있는기회를계속주기때문에오히려그것이장기적으로성공확률을높이고더창업을많이하게하는원동력이됩니다.반면우리나라는한번실패하면금융사범이되어서다시는재기를못하는사회시스템이니까그걸보고아예뛰어들지도않는겁니다.그런사회구조가고쳐져야미국실리콘밸리처럼벤처기업이계속생겨날수있습니다.

◇안철수박사는=1962년부산에서태어나서울대의학박사,미국펜실베이니아대학공학석사학위를취득했으며,미스탠퍼드대학벤처비즈니스과정과고려대학교기업지배구조최고과정을수료했다.1995년3월안철수연구소를설립해국내대표벤처기업으로성장시켰으며,창립10주년을맞은2005년대표이사에서물러났다.퇴임후곧바로중소.벤처업계전체의발전에기여할수있는준비를하겠다는뜻을밝히고유학을떠나펜실베이니아대학와튼스쿨에서경영학석사학위를받고2008년5월귀국했다.

현재카이스트에서비즈니스이코노믹스프로그램석좌교수로재직중이며,안철수연구소CLO(ChiefLearningOfficer)및이사회의장도맡고있다.중소ㆍ벤처기업의존재가왜중요한지,성장을위해어떤제도적,인적변화가필요한지역설하고있으며,인재를육성하는데중점을두고활동하고있다.

저서로’CEO안철수,영혼이있는승부”CEO안철수,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별난컴퓨터의사안철수”바이러스분석과백신제작’등이있다.동탑산업훈장,산업포장,윤리경영대상,한국공학한림원‘젊은공학인상’등을수상했고,비즈니스위크가뽑은’아시아의스타25인’,세계경제포럼이뽑은’차세대아시아의리더한국대표18인’에선정된바있다.

jamieh@yna.co.kr

<촬영:영상제작부.편집:조동옥기자>

***무단전제와재배포를금지한다고했지만정말좋은글이라함께나누고싶어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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