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거짓말

짧은2주간의크리스마스연말연시휴가기간중인요즘과제물에열중하고있는데,중‘입양

이라는주제에대해리포트와프리젠테이션을준비해야하는아동심리학과제가있다.방금

까지도열심히리포트를작성하고프리젠테이션에선보일비디오를고르고하면서문득

전에봤던비밀과거짓말이라는제목의영화가떠올랐다.

정확한기억인지는모르겠지만백인여자에게어느나타나는흑인딸.그녀는다른가정에입양

되어친모의얼굴도모르고있다성공한생모를찾아나서게되고,졸지에흑인딸을조우하게

백인엄마는당황함으로어쩔몰라하며자신의비루한삶으로그녀를초대하게된다.우리

일상적으로느끼게되는흑인과백인간의관계설정을뛰어넘는,인간의깊은감성을자극하는

맛깔대사와줄거리,그리고인생에대한관조가뛰어난작품으로기억하고있는데…

사실영화자체보다내게다가오는바로영화의제목이다.우리나라의은희경작가가

동명의소설도있다는기억하게되었는데,어쨌든그게중요한아니고내게가장깊숙

닿는바로제목자체다.비밀과거짓말이라는.이건평소내가즐겨하는말이기도

데,거짓말을하는대신비밀을유지하는편을선호하는사람인지라지금까지살면서거짓말

전혀했다면그게바로거짓말이겠지만되도록이면거짓말보다는말을하는쪽을선택하며

살아왔다.

남들이보기에꽤나솔직하고직선적인사람이지만그래도나만홀로간직하고픈비밀도있는

이고,무엇보다밝히기에너무번거롭고복잡한사연도있는바로인생사라동안꼭꼭숨겨

놓았던비밀하나를오늘밝혀볼까한다.왜냐면아동심리학과제를하면서계속마주치게되는

주제입양그리하도록만들었으므로말이다.

이번에공부를하면서알게사실이여러가지있지만중에서도내게확연히다가온가지

꼽자면재혼을나를따라캐나다로이민오게우리아들역시남편에게‘step-sons’

일종의양자가셈이라는점과엄마따라다른나라에원하지도않은삶을살게우리

아들들에게많이미안한엄마가맞다것,그리고아이들이겪었을문화적,인종적차이와

이질감이결국오늘날까지우리아이들이겪고있는삶의고난과무관하지않다는깨달았다는

등이있다.

중에서도다소냉정한남편과뜻이맞는우리아이들이겪었던심적갈등이단지친부

다른남자가엄마곁에있다는인정하고싶지않은일종의오디푸스콤플렉스혹은방어의식

에도다른문화권또는성격의차이에서비롯된깊은골이었다는걸,그로인해그들의삶이왜곡

되고어쩔없이부정적으로굴절되었다는인정할밖에없다.

그렇다면모든남편의혹은탓이냐하면그건아닌것이남편으로말하자면

인이먼저손을내미는그런호탕한성격의소유자는아니지만지극히상식적이고착한심성또한

가지고있는그런사람이고,나로말할같으면어려서부터워낙스스로모든단련하는

체질화되어아이들또한스스로알아기대했던사실이었지만,아이들이받아

들이는사랑의방식에다소무심했던인정해야하는터이니굳이가해자를찾자면스스로를

탓할밖에없겠다.

인생사라는칼로자르듯그렇게칼에베어버릴있는그런성질의것이절대아니므로

또한변명과이유를대자면한도끝도없겠지만어쨌든정리를하자면그렇게결론을내릴

밖에없단소리다.

그리고아이들을냉정함보다는주로이해와아량을무기로삼아대해왔다.그런보고

어머니께서는평소냉철한내가그토록아이들을무르게대하는이해가간다고여러말씀

하셨고,동생역시언니가애들에게그렇게나(?)줄은예전에미처몰랐다고침을튀어가

말하기여러차례였다.그럴때마다홀로아버지,어머니역할을하려니어쩔없이

렇게밖에없었다는많이빈약한변명을늘어놓곤했지만원초적으로다를수밖에없는나와

아이들이마음뜻이된다는애당초불가능한일이라는쪽으로마음이기울었던

사실이다.여전히인간은스스로알아가야하고,스스로옳다고믿는방향으로밖에없다

생각하고있기도하고말이다.

편으로는나이까지도자신시행착오를거듭하며여전히헤매고있는데,아직어린

우리아이들이저러는이해할만하지라는다소헐거운생각을평소내가하고있다는

에서이야기해야같기도하고,돌연변이가아니라면언젠가는우리아이들이자리를

찾아갈거라는믿음이견고하기때문이라는다소희망적이고도지나치게낙관적인변명을또

세울밖에없겠다.


이야기를하다보니정작내가오늘말하려고했던나의비밀에대한얘기를놓쳤는데이쯤에서

비밀에관한고백을털어놓자면,나는이미할머니가몸이라는그것이다.할머니가

다는전혀상상도하지못했고,상상하고싶지도않았던우리귀여운데미안이태어나

생명의신비함을가르쳐주기전의일이라면,사랑스러운것이돌잔치까지마치고2

살을향해몸과마음이쑥쑥커가고있는지금은할머니가것이얼마나축복된일인지,사랑

역시받는것보다주는것임을하루하루실감하고있는나날의연속이다.

하나,순수한아이의눈동자를들여다마다어쩌자고어린생명을다른

이에게보내버리자는생각을했었을까통탄하며깊은죄의식으로스스로를끌어들이다가도삶의

묘함과기이한이치에대해다시금숙고하게된다.있어야하고벌어져야하는일들은그렇게

된다는깨닫게된다고할까?

처음엔차마손자가생겼다는말을하기뭐해서,아니사실구구절절사연을늘어놓기가뭐해서

주변에말을하지않았다.손가락에꼽을정도의지인과친구에게만사실을알렸는데언제부

터인가내가진정아이를사랑한다면당당하게드러내놓고사랑을말할없는거지?

라는생각이들었다.아니사실결혼을하지도않은어린아들이아들을얻었다는분명자랑

거리는되지않으니자랑질을없는노릇이기도했고,무엇보다어떻게아들을얻게되었

는지그걸설명하는번거롭게여겨져서라는솔직한고백이다.

아무튼이렇게비밀을털어놓고나니속이시원하긴하다.동안데미안의백일잔치,돌잔치를

내가준비했고,가족이모여축하하면서도정작블로그에는사진올리지도못했고,

내가굳이나이에유아교육이라는공부를새로시작하는이유역시알고배워서좋은

할머니가되고싶다는열망에서비롯되었다는솔직하게털어놓지못하는많이아쉽기도

했었으니까.

이제부터는편하게내가공부하고있는것들과손자의이야기,그리고아들들의이야

기를써내려갈까한다.실제로유아교육공부를시작하면서동안미처알지못했던것들을

많이배우기도했지만인간을어린시절부터제대로알아나간다는것(지식적인말하는

아니라인간의여정을꼼꼼하게배워나간다는의미에서)얼마나중요하다는실감하고

있다.또한제대로알지도못하면서인간을주관적으로재단하고판단하는것이얼마나

오류라는절감하고있는터라그에대한중요성도많이이야기하고싶다.

이렇게데미안덕분에깊은잠에서깨어나고있으니얼마나기쁜일인지…

지인한분께서주신말씀을가슴에다시깊이새겨본다.힘들더라고어려운일을때가보람

있다는말씀을.고통없이이룰있는하나도없고,어려운만큼내가얻게열매

달디것이라는믿음으로다시아동심리학과제에매진해야겠다.



손자아이를보면눈에넣어도아프지않다는옛어른들말씀이새록새록떠올려진다.


우리데미안은친정어머니께서한국에서가져다주신첫돌한복을곱게입고얌전히잘앉아있었다.


의젓하게서서카드를들여다보는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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