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사태를 통해 본 작가의 도리

표절의혹을받고있는,아니좀더솔직하게는많은이들이작가신경숙이미시마유키오의’우국’의
문장을표절했다고믿고있는(그밖의표절의혹에대해선일단여기에서배제하고)이번사태에서
우리는과연무엇을배워야할까?

아무리잘봐줘도,그러니까그녀가우국이라는작품을자신이읽은기억을전혀해낼수가없다는것,
그리고이젠자신의기억조차믿지못하겠다는것을우리가믿어준다하더라도여전히그녀에게남은
표절의짙은혐의는벗어지지않는다고생각한다.그건전혀다른작가가쓴두개의작품을비교해
보면여실히드러나는문제기도하고,한발양보해그녀말대로모든작품이온전히그작가만의것이
아니라치더라도(그동안작가가읽어온작품이작가에게체화될수있단말로내겐들리는데)그렇게
두개의작품속문장들이닮아있는것은확률적으로봐도도무지말이안되는이야기이므로차라리
그녀가우국을읽은걸기억해내지못하는게아니라너무도감명깊게읽은문장을어디다써두었다가
자신이쓴문장으로오인했다는걸로믿고싶을지경이다.

일단어떤기억을그녀가기억해내지못하는건지그건사실꽤중요한문제이긴하지만이쯤에서덮어
두기로하고….

그밖에꽤오래전부터표절의혹을받아온그녀가간과한,그러니까작가의양심은제쳐두고라도작가
로서해야할도리를저버린행위만큼은만인의지탄을받아마땅하다여겨진다.그도리라는게무엇
인지를지금부터찬찬히얘기해보겠는데,

먼저그녀는자신의작품이타인에게표절의혹을줬다는것만으로도자신의명성혹은작가로서의자존
내지작가의도리로봤을때그해당작품을읽어봤어야했다.그런의심을받는건당대를대표하는
가로서너무도치욕스러워야하는게마땅하지않을까?그러하니원작이라말하는그작품을읽어보지
않았다는그녀의말은그녀가얼마나오만한사람인가를드러내는대목이아닐수없다.그런오만한
람이그동안타인의작품을심사하는심사위원이었다는점이몹시도걸린다.얼마나많은좋은작품들
오만한그녀앞에서한갖무용한글쓰기로전락했을까를생각해보면가슴이아파온다.

두번째로뒤늦게나마자신이표절했다고하는그원작을읽은후(제대로파악하기위해여러번읽은
것까지도이해한다치고)자신의작품과많이닮아있었다고느꼈다면즉시이런사실을만인에게알렸어
하지않을까?자신을추종하는,흠모하는애독자와자신의작품을외국에까지진출하게해준출판문
관계자들을조금이나마생각했다면어떻게그렇게뜸을들일수있었을까?이대목에서나는그녀가
어떻게든자신을변명하려는거리를만들고자시간을벌었다고밖엔판단할수가없다.그외무슨다른
이유가있을수있단말인가?이문제가그녀혼자만의문제가아니기에(그러니까그녀를비호하는문학
계와출판사를염두에둘수밖에없었기에)그녀가뜸을들일수밖에없었다고또이해해야하는걸까?
그녀는무엇보다오늘의자신을있게해준애독자에대한도리를이런식으로저버린것이다.

세번째로그녀가했다는사과의말.작가답게교묘하게자신을변명하면서조금이해력이부족한이들
겐충분히자신의실수를인정한다는인상을줄수있는말장난으로가득찬그말이이젠그야말로그
녀의사태에대해별관심없었던이들에게까지공분을자아내는실수를범하고말았으니도대체그녀가
한국을대표하는작가는맞는건가?이런작가가한국을대표한다는그사실이날몹시슬프게한다.좀
더솔직하게표현하자면이런우둔한사람이한국의대표작가라는것에화가나고,한국의문학이이정
도밖에안된다는사실이날힘들게한다.물론그녀의배후로지목되는한국의문학계에몹시실망한
건말할필요도없고말이다.

그녀가문제가된자신의작품’전설’을작품집에서빼어내겠다고,문학상심사위원도내려놓고자숙
하겠다며용서를빌고사과를한것자체는뒤늦게나마잘한결정이라여겨진다.그런데또이건무슨
소린가?절필만은절대할수없다?누가그녀에게절필하라고했나?자신이쓰고싶은글을쓰는것이야
누가말리겠나?다만신경숙이라는작가의작품이예전과같은대접은받을수없겠지.그러니그녀는
아직쓰지도않은자신의작품을염두에두고미리포석을깔고있다는뜻인데이또한잘못을한작가
로서해야할도리는아니지싶다.

지금까지내가말한그녀의도리를저버린행위에대한내느낌은일단그녀의기억을전제로한것임을
이쯤에서다시한번상기시키고자한다.진실에대한것이아니고말이다.진실은다른누구가아닌바
로그녀가가장잘알고있을것이다.그리고한마디덧붙이자면그진실에따라그녀는작가라는허망
에쌓여평생을고통속에보내야할지도모른다.그녀가지금까지보여준것과는다르게진실로한때
나마작가의식을간직했던작가라는전제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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