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를 바라보며…

중국광동성성도인광주에는연중크고작은이런저런상품전시회가연이어열리는곳이기도하지만,캔톤페어(CantonFair;광동의영어식발음)라고봄가을로(4월과10월보름씩)그규모나기간이세계적으로가장크고길게열리는국제상품전시회가열린다.이기간에는세계각처의대소바이어들이중국내에서생산되는모든상품을총망라하여양질의제품을좀더싸게공급받기위해운집하는시기이다.따라서이즈음에는이곳의모든호텔은미리예약을하지않으면방구하기가하늘의별따기이다.뿐만아니라방값도잘해야두세배그렇지않으면그이상을주고도방구하기가힘들다.(최소한6개월이나1년전에미리예약을하든지아니면인근의도시에방을얻고출퇴근형식을취해야한다.)

지금묵고있는호텔을오려고했던것은아니다.원래이곳에오면가던단골호텔이있었다.가격도적정하고그에걸맞는룸서비스도아주나쁘지않고하여늘갔었고어떤땐예약을하기도하고어떤땐그냥가기도했지만언제나별무리없이방이있기에이번에도아무런생각없이공항에서100위안이훨씬넘게(고속도로비포함150위안)택시비를지불하고늘가던호텔에도착하여언제나하던식으로방을달라니‘정말미안하다.’며빈방이없단다.아풀싸!이미방구하기전쟁이시작된것을간과한것이다.다시택시를타고다른호텔을찾자니난감하기도하고오기도발동한다.‘그렇다면스위트룸도없느냐?(약3000위안가량…)’그래도없단다.

맥은빠지고어쩔수없이그호텔을나와다시택시를잡아타고최고급호텔의하나인지금의호텔로오게되었다.이호텔은년전김정일이가이지방을방문했을당시묵은곳으로도유명(?)하다.처음부터좀비싼호텔이면방이있을것이라는생각을가지고왔기때문에쉽게방을구했다.뭐,그래도오기로스위트룸을요구한것의2분에1수준의방값이니크게나쁘지않고막상묵어보니‘라스베가스’의초일류(?)호텔룸서비스에뒤지지않을만큼시설이좋을뿐아니라주위의경관이무척아름답다.주강(朱江)이라불리는강이있고,우리의북한강남한강이어우러지는양수리같은강변중앙에위치하여양안을바라볼수있는그런호텔이다.다만좀아쉬운것은비싼방값에비교하여통상의중국호텔과는달리아침식사가제공되지않는다는것이다.뭐좋은호텔에머문다고자랑하고자함이아니고,나도한때는1‘딸라’라도더벌어들이겠다고노력하며애국좀했으니이정도의호사한번쯤누리는것에대해양심의가책을받지는않겠다.더나아가아예다음부턴호텔을이곳으로정하기로마음먹었다.

방을정하고안도하며사방을둘러보니로비에오가는사람들대부분이눈이파랗거나머리가노랗고빨간서양인이대부분이라는사실을알았다.그런데알수없는것은첫날부터잠자리에들자고양이특유의교태섞인그런울음소리가이곳저곳에서들리는것이었다.그러다가만히생각해보니이곳이고양이가함부로드나들수없는현대식호텔이라는생각이미치자그울음소리가고양이의교성이아니라간난아이들의울음소리라는것을알게되었고,‘참별일도많지이번전시회엔어린아이와관계되는특별한아이템이라도…’하며속으로의아하게생각했던것이다.다음날아침호텔부속의식당으로내려가조찬을먹고나서방호수를알려주고계산을하려니봉사료포함해서물경160위안을요구하는것이었다.아무리호사를좀부려보기로딱딱한베이글1개,계란후라이하나,토스트1쪽,커피1잔마시고1잔더리필받은것외에마지막후식으로망고반쪽,수박1쪽,거봉포도같은것2알등….솔직히굶으면활동하는데지장있을까두려워그냥나가긴뭣하고하여요기나하겠다고먹는둥마는둥했던것인데,,,,맛나게먹었다면아까울리없었겠지만,그만성질이나고뚜껑이열린다.

그렇게열받은다음엔켄터키로,맥도날드로,또는일본식식당을찾아스시로끼니를때우고있었다.이를테면아침은좀참았다가볼일있는현장근처에서,저녁은아예적당히먹고호텔로들어가는식으로해결했었는데,어제저녁은다른때보다일찍일을마치느라저녁식사를해결않고호텔로돌아왔다.이른저녁때이라주위의풍광도구경할겸적당한식당을찾을겸호텔후문을빠져나와강변을걷자니꽤많은파란눈의서양인들이하나같이까만눈동자와황색피부의간난아이들을유모차에태우고한가롭게산책을하는것이었다.그모습을보니고양이울음소리와그들의관계에대해나의머리가저절로꺼덕여짐을느꼈다.입양,바로그것이었다.우리도그렇지만,불필요한인연으로생산된중국의잉여인간들이국외로수출(?)되기전의모습바로그것이었던것이다.그래서밤이늦도록때때로고양이의교성같은울음소리가호텔방에서들려왔던것이다.

강변을거닐며슈퍼마켓에들려저녁거리와아침거리로컵라면과몇가지의간식을산뒤호텔로돌아오는길에공원의벤치에서잠시휴식을취하는데강쪽을바라보니갈매기인지기러기인지모를새떼가날아간다.무심코그것을바라보노라니문득“낙동강오리알”이라는문구가떠오른다.때를맞추어어떤부부가유모차에예의잉여인간인중국의어린아이를태우고내옆에앉는다.‘매우’라는부사를붙여서아기가예쁘다며부부의환심을산뒤,이런저런나의심문(?)이시작되었으며,부부는벨기에에서왔고놀랍게도그곳엔이미6살난한국산잉여인간이있다고했으며이번아이는5개월된아이이고허락한다면1-2명쯤더입양을하고싶다는대화를끝으로호텔로돌아왔다.그뒤로지금이시각까지“낙동강오리알과어린입양아”가나의머리를간지르며상상력이펼쳐진다.

만약저아이가밤새도록보챘다거나양부모가감당할수없을정도의어떤문제가있었다면,그나마그렇게양부모의품속에안겨행복할수있었을까?어떤감당할수없는문제에봉착하여양부모되는사람이그아이를리콜(?)시켰다던가다른아이로바꾸어달라고요구했다면그아이의운명은행과불행이일순간바뀌고말았을것이다.잉여인간에서어떤고귀한선택을받아입양이되고양부모의따뜻한보살핌속에새로운인생이전개될수도있음에도밤새도록보챘다든가양부모의환심을저버리는일이발생했다면고아원이나그런비슷한기관에수용되어불행한인생을맞을수도있었을것이다.이런생각이미치자갑자기자신을정성스레키워준부모를욕하고집을박차고나간듯한어떤정치인이생각난다.

도대체손학규는무슨마음을먹고그리했을까?양부모의품속같은따뜻한곳을마다하고무엇을믿고박차고나갔을까?어찌하여밤새도록보채며양부모의애간장을녹이고감당할수없는지경까지몰고갔을까?말은‘국민을배신할수없기에한나라당을배신한다.’고했지만,부모같은한나라당이그에게그런절박한선택을하도록부추기거나섭섭하게했던가?범여권에서당을배신하고나오기만하면최고의대우를해줄것같이선동을했지만,지금에와서는오히려거리두기에골몰하는것을보면이런것을두고완전히‘낙동강오리알’신세로전락한것과무엇이다른가.또그렇게자신감을보이고나갔으면좀의연할필요도있으련만이곳저곳을배회하고방황하며구걸행각따위는또무엇인가.

한때는그래도언젠가는이나라에일익을담당할,때묻지않은참신한정치인으로생각했었는데,인간이망가지려면저리도일순간처참하게망가진다고생각하니인생의무상함이절로느껴진다.아무리사람이겉다르고속다르지만저럴수는없는것인데….참으로일말의동정마저도사치스러운대목이아닐수없다할것이다.손학규를바라보노라니애꿎은노무현마저덤터기로한마디하고싶은말이있다.구불이선폐위양(狗不以善吠爲良)이라고,개가잘짖는다고다좋은개는아니니,말만잘한다고훌륭한인간은아닐진저………

되국의이아침은여전히안개가자욱하다.나라가정치가되국의아침처럼오리무중(五里霧中)같이혼미하여답답해서해보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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