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소통의 부재(2부)
이곳원주민양반들의생활상이이제어느정도파악이되간다.노인회회장님을비롯한이반장그리고몇몇원주민과수인사를나누고지나다니며목례라도주고받으니이곳생활에점점자신감이생기고정이붙어간다.그런데이작은산골에도뭐랄까?패거리라고표현하기엔외람되고….서로소통하는사람끼리만모이는게눈에확연히들어온다.뭐하기는이런게인지상정이고사람사는모습일것이다.

이곳에서나와가장먼저부딪히며기싸움을벌인이반장은내가형님이라는호칭을씀으로요즘은너무자주찾아오고지나치게친절을베푸는통에어떨땐부담이가고몸둘바를모를지경이다.심지어지나가는말로울안의텃밭을갈았으면좋겠다는내말을듣고,서울집에볼일이있어다녀왔더니나없는사이에정말깨끗하게갈아놓기까지했다.어쩌겠는가.오는정이있는데가는정이없으면세상삭막할것이다.하여이반장님댁을찾아가그냥해주는것(밭을그냥갈아주겠다는뜻)이라고막무가내로안받으려는것을일당을쳐한잔하시라며억지로호주머니에넣고도망치듯나왔다.

이반장형님이공짜로갈아준현장(밭)이다.원래이곳이인삼밭이었으나4년생인삼이라는게하도꼬라지가한심해과감히갈아엎어버렸다.이반장은그냥밭만갈아주셨기에내가풀뽑기힘들다며비닐도좀쳐달라고부탁한뒤비닐값명목으로안받으려는수고비를반강제로주고나왔다.

그랬던이반장형님이엊그제집으로찾아왔다.말씀인즉,아랫마을노인부부가사시는데점심으로만둣국을해먹자며초청을했다는것이다.그런데우리부부(그날마누라가내려와있었음)뿐만이아니고개울건넛집부부(某방속국PD라는설도있고…무슨본부장이라는설도있고,정년이2년정도남았다는…아무튼이부부도주말이면이곳으로내려온다)도초청을받았다면가자는것이다.아직그시각까지세수도않은상태고별로가고싶지않았으나개울건넛집PD부부와도(향후이양반이또등장할지모르지만편한대로PD로하자)통성명을하고싶고또우리를초청하셨다는노인부부와도소통을하고싶어모자를하나걸치고그댁을갔다.물론그곳에서주인어르신내외분과PD부부와도수인사를닦은것은불문가지다.

표시된장방형이새집을지을터이고하단원내가지하벙커겸차고지다.그앞쪽으로새길을내야하는데토목및건축허가신청을어제마쳤다.

그렇게점심을맛있게먹고헤어질즈음PD부부가저녁은자신들의집에서우거지뼈다귀탕을준비할것인즉6시까지모이라고통보하는것이다.물론그날저녁6시에세가정의부부와이반장형님(재작년에상처를하여서홀아비임)이화기애애한분위기속에서우리부부가지참한아끼던양주와포도주로서로간의소통을하고향후친하게지낼것을다짐했던것이다.그렇게며칠이지나PD부부도귀경하고마누라도서울로가고나니이곳은또적막강산이다.

현재이곳에는자두,복숭아,매실,사과,배,앵두,포도,복분자등등그외몇가지가더있는데그룻수로는100여그루가넘는유실수가있지만,전주인양반이바쁘다는핑계로전혀관리를하지않았기에오늘부터전문가에게의뢰하여전지작업및거름과비료를주기로했다.전문가말씀이아직늦지않았다고손좀보면가을엔먹을만치의소득은충분할것이란다.이런게시골사는맛아닐까?농사잘되면회원분들초청해서잡수실만큼따가시라고해야겠다.^^*

사실농촌은지금부터가농번기에접어든다.그런데이곳은어쩐일인지위도상서울보다훨씬남쪽임에도아직봄이멀었다.사돈어른블로그엔댁내의봄꽃이화사한데이곳은산수유가이제야조금씩망울져움튼다.이반장형님이밭은갈아주었지만한낮은그런대로봄을만끽할수있지만,아침저녁으로일교차가심한관계로아무것도파종을할수없다.주위의참농사꾼들의조언에따르면이곳은4월말경이나되어야파종을한단다.그러하니아직은적막강산인것이다.

이곳으로새길을내고드나들참이다.옆집과문제가되는구길은타협이잘되면울타리나펜스를치고넝쿨장미또는화사한꽃나무로꾸며볼계획이다.(정면으로보이는원내가차고겸벙커)

이곳면소재지에도크진않지만5일장이선다.그날은장날이었다.향후텃밭에뿌리거나이식할어떤모종이나오는지또어떤화초가있을지무료함을달랠겸장구경을가려고차를몰고마을회관앞을막지나는찰나전화(핸폰)가온다.일단핸즈프리로전화를받으며앞을바라보니온동네분들이모여서무슨일인가하는모습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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