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사돈어른 정말 죄송했습니다(3부)
이제야얘기하는거지만,썰풀기좋아하는내가이곳에서썰을풀지않는날은대체적으로아내가옆에있거나누군가가손님이오셨을때다.예외가있다면아내가있어도꼭두새벽2-3시쯤깨어났거나아내가잠든사이다.(그제어제이며칠간도아내는내곁에있지만다행히깊은잠에빠져있다)또썰을풀지않고신문(뉴스검색)을볼때는예외이다.이렇듯예외를떠나서는가급적컴앞에잘앉지않는다.첫째,서두에서도얘기했지만아내가싫어하기때문이다.뭐,굳이얘기한다면아내가무서워라기보다는아내의의사를존중해주자는쪽이다.한때는그런아내와“내가바깥으로나돌며술마시고바람을피우는것보다는이러는게훨씬낫지않느냐!?”며합리화를시키려고크게싸운적도많았지만,그보다는차츰아내가바라는쪽으로자연스레되어갔던것이다.(그런아내도내혼자있을때컴을하는건반대하지않는다.)그러나그어떤변명보다아내와이런저런사연을두고도란거리는재미와어찌바꿀수있겠는가.그리고누군가가손님이계시는데무시하고컴을한다는건그야말로참으로무례한짓이아닐수없기때문이다.또한가지는솔직히사돈어른께서블로깅하시는것을워낙좋아하시기에때문에가끔씩이곳에오시면난컴을아예사돈께모조리내드리고“컴하시지요~!”라며권해드리기까지한다.

그러나사부인과우리부부를뒤로하고컴앞에앉아서옅은미소까지머금은채여전히무엇인가열심히토닥이시는사돈어른을보자나는그만정수리로부터모락모락김이오르며뚜껑이열리기시작했다.몇차례인가그냥참자!참자!다짐을했지만,심오하지못한나의인내심은한계가들어나고말았던것이다.그런데다알콜기운이온몸에퍼져있으니세상두려울게없다.“사돈어른!정말섭섭합니다.”,“사돈께서는그게그렇게중요합니까?그게그렇게도좋습니까?”,“솔직한얘기로이순간컴을박살을내버리고싶습니다.”등등,쩌렁쩌렁방안이울리게큰소리를내고말았다.

옆에계시든사부인의모습이불그락푸르락하신다.그러시거나말거나나의호통은계속되었다.“그놈의블로깅이우리양가의가정사보다더중요합니까?”,“항차노후를어떻게보내야할지보다인터넷이그리중요합니까?,사돈께서는인터넷폐인이십니다.조블페인이십니다.”…대충난감해하며말리는아내의요청(?)을무시하고끝없이쏟아냈던것이다.결국마치무슨대죄나저지른사람처럼찔끔하여컴에내려오시는사돈어른을향해얼마간나의지청구는계속되고서야잦아들었지만,분위기좋았던조촐한주안상은이미깨져버리고말았다.

어쨌든1박2일의나들이를마치고사돈내외분은귀가를하셨지만나의술실수도실수려니와지난밤일어났던사달의모든원인은저놈의컴때문이라생각이들고당장이라도저놈의깡통을깨부시고싶었으나차마그리하지는못하고차라리썰풀기를끊어야겠다고다짐에다짐을한결과가약보름간의블로깅중단이었던것이다.

사돈어른께“인터넷폐인,조블폐인”이라며마구입을놀렸지만,금단현상이다.담배를끊을때만큼아니그보다더한금단현상을겪어야하는…결국그금단현상을극복하지못한나역시인터넷폐인이고조블폐인이아니고무엇이겠는가?

금연시도를하듯썰풀기를중단하는시도가언제가될는지또그게용이하게이루어질지는모른다.그러나아무리인터넷이좋고조블이있어정다운이웃이있다손치더라도폐인이돼서는아니될것이다.어제뉴스엔(하긴가끔씩이런류의뉴스가있지만…)게임중독에빠진산모가아이를죽였다는끔찍한뉴스가있다.블로깅또는썰풀기에미치면그러지말라는법도없을것이다.모든게과유불급아니겠는가?

그러나그러나,언감생심부처님가운데토막같이선하디선하신사돈어른께호통을치다니….세월이좋아그렇지옛날같으면‘사돈모욕죄’로포도청에끌려가고의금부에서국청을당할대죄에속하지않았을까요?이썰을끝내며거듭말씀드리거니와…..사돈어른과사부인께석고대죄하는심정으로불공불충함을사죄드립니다.용서하십시오.사돈어른!!!!!!그러나두손을맞잡고청원드리건데제발앞으로는가족끼리대화나눌때는인터넷아니조블놀이는삼가하심이어떠하실는지요?사돈어른정말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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