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빗소리에 잠을 깨다.
비몽사몽간에천등산산정으로부터무엇인가세차게밀려오는소리에화들짝놀라잠을깨었다.그런속에도정신을집중시키고들어보니비가몰려오는소리다.비가온다.아기다리고기다리든비가온다.어찌무심히잠을잘수있겠는가.

이곳은아직도조석으로쌀쌀하다.실제어제아침의광경이다.나도군불을지피고싶었지만한낮을위해참았다.

전국이타들어간다는뉴스를매일접한다.이곳이라고피할순없다.워낙가뭄이심한관계로골짜기의고추밭과고구마농사는아예포기를했는데,그제토요일김포사돈내외분께서이곳에오셨다가하도성화를하시는통에고추대도세우고약도주었다.솔직히두분이안오셨더라면그냥포기를하려고했는데….그렇게영농지도를하시고간뒤이렇게단비가내리니두분은천사이고구세주이시다.올농사잘되면쌀이나몇가마들여놓고긴겨울보낼생각을했는데아무래도반은사돈댁으로보내야할까보다.

천등산은매일아침구름속으로그수줍음을숨기지만비는오지않는다.

사실요즘하는일이라고는아침저녁으로잔디밭과정원수에물을주고마지막으로뒤꼍의채마밭에물을주는게주요업무다.단순한작업같지만100m의긴호스를이리저리끌고다니노라면금방온몸으로땀이흘러내리는중노동(?)이다.그런중노동을시간반(조석으로서너시간)하고나면,‘울려고내가왔던가?’하는노래가사가생각이난다.

실제아직도잠자리에들땐두꺼운’극세사이불’이필요하다.하루빨리얇은이불을덮을날이왔으면좋겠다.

그렇지만뭐,이러는게사람사는재미아닐까?노동과운동은별개라지만이렇게라도노동을하고나면별도로운동을할필요가없을것이다.새삼느낀거지만아마도이런노동이있기에뼈마디는쑤셔도디룩디룩한촌로가없는것일게다.이를테면노동도운동으로생각하면그리힘이들지않다는표현이다.

뿐만아니라아침작업시에는파카잠바를걸쳐야한다.그럭저럭움직이다보면땀이나고저놈을벗어재낀다.

아!그러고보니이곳날씨가참별스럽다.아침저녁으로일교차가크고천등산골짜기에서부는바람이세차다.전국이한발과함께벌써폭염이라고난리를하지만이곳은아침저녁으로서늘한정도가아니라군불을땔정도로한기가든다.한낮에도그늘에만들어가면금방젖은땀이마를정도로시원하다.봄이많이늦고가을이짧지만,대신뭔가를위해천혜의조건이다.

아직도극세사이불을덮어야하고파카잠바를입어야하지만,이런천혜의조건을잘이용할아이디어가내겐있다.아직은천하에공포할시기가아니라천기누설을못하지만조만간세상이아니천등산박달재가들썩일산골일기가전개될것이다.기대하시라!!!!

이런!이런!컴앞에서노닥거리는동안비가그쳤다.좀더온다고누가뭐라지않을텐데….그래도오늘은100m호스를끌고다니지않아도될듯하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