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불편한 초대(2부)
‘좋은이웃’,그렇게‘좋은이웃’인이PD네도두가지나와는어울리지않는치명적약점(?)이있다.첫째술을너무좋아한다는사실이다.늘술병을옆구리에차고있다.매끼니마다반주가곁들여진다.결국반주가거나하게술판으로변하고.가급적사양을해보지만어떨때분위기에휩싸여그만나도취하고만다.오래살려면이러면안되는데….둘째지독히매운음식을선호하는것이다.그런데다‘산까치(아!소개가늦었다.이곳주민들은이PD부인의호칭을이렇게한다.)’역시고추에서추출되는매운맛의‘캡싸이신’예찬론자다.어쩌면이PD의매운맛선호도는그녀의예찬론에서비롯된게아닐까유추된다.어느정도인가하면면소재지에정말청요리를맛나게하는중국집이있다.이집의짬뽕국물은나같은놈은아예입에댈수도없을만치맵기로정평이나있다.(멋모르고삼선짬뽕을시켜서한젓가락먹었다가그다음날까지오토바이를탈정도로….)그런데이PD는이청요리집을갈때따로자신이만든청양고추가루를지참(?)하여먹을정도다.나도알고보면위암수술이전엔청탁불문,두주불사에맵지않은낙지볶음이나주꾸미또는불닭아니면안먹었지만….

‘산까치’는연예인출신치고는정말알뜰한,단돈100원을허투루쓰는법이없는알뜰女다.1부에서밝혔지만우리는쌍방(이웃)간에교차해서대접을한다.대신나는가급적매식(買食)을주로유도하는편이라면이PD네는재료를사다가음식을만드는편이다.따지고보면같은금액이라도‘산까치’의방식이합리적이고더정성이깃든것이기는하다.

가령우리부부가소문난맛집을알아내서맛난음식을대접하면그네들은딸아이가근무하는부대에서‘T-bone스테이크’,‘별난치즈’,‘햄,포크’,‘쏘시지’등등….시중에서는별로맛볼수없는특이한것들로꼭보답을해준다.내가특별히고기를좋아하지는않지만여기까지는별로불만이없다.또이PD가아무리술을좋아하여내게술을권해도두어잔마신후완곡히거절하면더이상은술을권하지않는다.이또한불만이있을수없다.

사람마다개성이다르듯식성또한다른것이다.또각가정마다해먹는음식이다르다는건불문가지다.내가이PD에게가끔불만을가지는것은서로간의식습관때문이다.나는젓갈이나비린것을별로좋아하지않는다.특히젓갈은아예입에대지도않는다.그런데이PD네음식은젓갈범벅이고심지어젓갈몇점은아예밑반찬으로나온다.스테이크,쏘시지등등은그래도먹을수있지만,그렇지않은경우대개가지독히맵거나비린것뿐이다.

이PD네의초청이있는날,그날의메뉴를미리알아보고정중히거절하는경우가많다.가령노량진시장에서물좋은생선을사왔다며매운탕을끓인다든가아니면무슨찌개를끓였으니오라면,이미식사를했다며거절을하고했다.두세번거절하다가마지못해한번씩가는경우가자주있다.솔직히가봐야내입에맞는게없으니깨작거리다그만두는경우가많다.그럴때마다‘산까치’는“아참!오사장님매운거못잡숫지..비린거안잡숫지..”하지만,달라지는건없다.이런점이나는속상한다.매운거안먹고비린거안먹으면부르지를말던지그런거말고다른걸좀내놓던지……매번말로만…내가위암수술환자였다는걸알면서도그런다.그렇다고정색을하며항의할수도없고.그래도나름잊지않고초대장을보내는데…이거환장할노릇아닌가.

엊그제의사달(?)도그렇다.딸아이를미국으로보내고이PD네가오랜만에이산골에왔다.물론자신들이내려온다는기별을먼저주고서.일주일여의간격을두고만났으니반가운해후다.이런저런인사를나눈뒤저녁에초대하겠다는것이다.지난번딸아이에게보여준호의에대한초대다.그날의메뉴는‘우거지선지국’이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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