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대동 곗날의 풍경(2부)
“뭐라고?그말도안되는소리…그건안돼!”(솔직히마을부녀회장직도그다지반기는입장이아닌데…)

“꼭반대한다면안하지뭐…”

“됐어!이번에마을부녀회장도그만둬!”

“알았어!그렇지않아도그만두려고했어!”

면사무소에서개최하는,갑오년마지막부녀회를다녀온아내가“나더러부녀회총회장을하라는데…그래서자기에게허락받아야한다고했는데…어쩌지?”라고하기에거실소파에비스듬히누워있던나는용수철처럼튀어오르며마치결전을앞둔투사처럼단호한자세를취했다.우리면의부락수가모두28개부락이라는것이다.각부락마다부녀회장이있을터이니28명의부녀회장을대표하는직을맡으라니….사실마을부녀회장도매달1-2회고정적으로면사무소나상급기관인시청에나가서교육또는봉사를해야한다.결국마을부녀회장직이라는게도시의아파트부녀회장(사실아파트부녀회장은어떤역할을하는지모른다.)과달리마을을대표하여면이나시에서시행하는허드렛일(?)또는순전히몸으로때우는노동개념의봉사요원인것이다.따라서1년동안최소한15-20일은동원되는것이다.마을회장도이러할진데…총회장이라니…그래서나는아내를향해“지금당장전화해!못한다고…”나의단호한태도에아내는어디론가전화를하고“나는도저히안되겠어요!다른분으로선임하세요!”그리고며칠뒤……

마을의1년을정산하는‘대동계’를하는날이다.사실산골로오기전까지‘대동계’라는의미는역사시간에배웠던,임진왜란이끝나고일어난‘정여립의난’모반사건주모자들이만든모임으로만알고있었다.그런데나름기억하기로는끔찍한모반사건의모임명칭이순박한산골짜기마을모임의이름으로쓰여지다니약간은섬뜩했었다.이마을이혹시빨/갱/이집단과비밀리에연계가되어어떤놈말대로‘RO’인지뭔지하는조직은아닌지..???그런데알고보니전국의모든마을모임이름이‘대동계’로통하는모양이다.그날이지난달마지막일요일이다.

매년그날은1년간마을의수입과지출을보고하고잔액을이월시키는등.(금년우리마을잔액은4천여만원이다.부자마을은몇억씩도있는모양이다)보통의산골마을들은이장이라는장로와대동계아래노인회,부녀회,새마을지도자의분임조(?)가있고,대동계날임기가다된‘이장,노인회장,대동계장,새마을지도자,부녀회장,반장’등마을의임원들을새롭게선출하는날이다.분임조의수장임기는보통2년씩으로하며큰과실이없는한연임하는게일반적사례이지만본인의고사에의해임기전이라도다시선출하는경우도있다.(가령지병또는개인적사정으로…)금년우리마을의임원은이장과부녀회장,대동계장,통합반장(1.2구)이그임기가끝이났다.

모든임원의임기는2년이지만대체적으로연임을하기때문에대동계장과통합반장같은경우는10년을넘게하고있다.그리고지난2년동안마을을위해애써오든이장님은모든마을사람들의염원과달리연임을고사하여새롭게선출을하였는데그이가‘산골일기’에가끔씩등장하는‘뻥팔이(뻥을많이친다고…그런데내가겪어본바로는전혀그렇지않다.)’라는아랫집‘태영씨’다.하긴마을에서가장젊은친구라기대하는바가크다.

아무튼그렇게향후마을을위해애써줄임원선출을무사히마치고부녀회에서마련한자그만소연을끝으로대동계를마쳤으나문제(?)는그과정에있었던것이다.첫째,미리밝히지만그렇게그만두라고압력을가한마을부녀회장직을마을분들의간청에의해어쩔수없이아내가연임하게되었다는사실.둘째,이번마을임원선출에서이장.대동계장.통합반장이바뀌었고.셋째,나더러이장직을맡아달라는마을원로님들의간청을고사하느라애를먹었던사실이다.내가이런얘기를굳이하려는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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