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입니다.

며느리가 승무원이라 지구촌 어디든 A사의 비행기가 가는 곳은 소위 세금만 내면 공짜(여행)로 갑니다. 그러나 중국출장을 빼고는 단 한 번도 공짜로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습니다. 공짜라는 게 그냥 공짜가 아닙니다. 자리가 비어야 공짜자리를 얻는데 그게 없으면 되돌아가야 하는 겁니다. 물론 다행히도 되돌아 간 경험 또한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간 중국여행객이 넘쳐나면서 좌석이 남아나지를 않습니다. 중국에 갈 때는 어찌 좌석이 있지만 귀국 시에 좌석이 없어 하루를 중국(항주)비행장 근처 호텔에서 묵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엔 귀국 비행기를 타려고 했더니 만석이라며 기다려 보랍니다. 비행기 뜨기 30분 전에야 예약 손님 한 사람이 오지 않았다며 자리를 주는데 가슴을 졸였답니다. 솔직히 공짜라 그런지 항공사 직원들에게 괜히 미안하고 비굴해 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절대 공짜비행기 안 탄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내 돈 주고 타니까 마음이 그리 편한 걸 그 놈의 공짜 좋아하다가 속만 시커멓게 타 들어갔지 뭡니까.

아무튼 공짜로부터 해방되는 개과천선(?)은 했는데…. 중국에 올 때마다 잔잔한 일을 부탁하는 거래처가 있습니다. 근 20년 가까이 거래해 온 곳입니다. 호텔 잡아주기(이 거래처 명의로 잡으면 20%저렴함)비행장으로 픽업하고 데려다 주기 출장기간 동안 차량제공하기 등등…. 늘 그랬습니다. 티켓 확보하고 전화를 하는 거죠. ‘내일 중국 간다. 호텔 및 픽업 요망’하는 식으로….단 한 번도 실수(쌍방)나 거절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제도 역시 출발 전에 전화를 했었지요. 물론 당연히‘돈 워리!!! 오케이!!’싸인도 받았고,,,,, 그런데 10여 분 후 전화가 울리며‘국제전화입니다’라는 멘트가 있고‘여보씨요이~! zzz..’ 조금 전에 전화 주고받았던 거래처 사장이 그 서툰 한국말에 스스로도 미안 했던지 킥ㅋ거리며 전화를 했습니다. “무슨 일?”, “클 났다. 호텔 방이 없다”, “그렇다면 다른 호텔이라도 좋다”, “당연히 알아 봤지..어떤 호텔이든 방이 전혀 없다”, “뭔 일이냐? 중국에 뭔 일 났냐?”, “국경절이라는 걸 깜빡 했다”

그랬습니다. 중국의 국경절 연휴(10월1일~10월7일)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은 난리, 난리 호떡집에 불난 거는 난리도 아닌 난리입니다. 그래서 비행기 표는 끊어 놨지 어쩌겠습니까. “아요~! 이 거 큰일 났다. 무슨 방법이라도 찾아다오(사실 이런 때는 호텔 방값이 보통 두 배 또는 세 배 뜁니다.)즉 방 값이 얼마든 하나 잡아다오!”라며 호소를 하자“돈이 문제가 아니다. 방 자체가 없다”, “그러면 무슨 방법이 없겠나? 좀 도와다오!” 그러자“걱정 마라! 간단한 방법이 있다. 우리 집에서 묵어라” 그러면서 덧붙이기를“그런데 방값이 좀 비싸다. 물론 아침저녁 식사는 포함 된 가격이다. zzzz….”

사실 수 년 전부터 중국출장을 가며 뒷일을 부탁하면“뭐 때문에 호텔에 자냐 우리 집에서 묵어라,,,”라며 노래를 불렀는데, 단 한 번도 묵은 적이 없었답니다. 그러나 이번엔 정말 방법이 없기에 어쩔 수 없이“좋다! 알았다! 그렇게 하겠다!” 비행장에서 기사가 직접 사장네 집으로 데려다 주더군요.

와~!!! 대단하긴 대단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40-50분이면 충분한데 고속도로가 막혀서 2시간 반이나…. 늦게 도착하니 기사랑 사장이랑 몇 차례‘지금 어디다…’보고도 해가며. 아무튼 도착해 보니 저희 부모랑 마누라랑 전부 저녁도 안 먹고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무튼 진시황의 수라상 같은 저녁과 더불어 주지육림(육림은 별로 좋아 하지 않지만…)빠져 과음을 한 모양입니다. 15년 된 프랑스산 와인이라며 세 병을 내 놓는데 혼자서(이 친구 술 못 마심) 두 병을 마시고 1병은 방으로 가져왔는데….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안 나고 골이 팹니다. 작취미성이라는 거죠.

아! 이 얘기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혹시 호텔의 스위트룸(suite room)에 묵어 본 적 있으십니까?

아이고! 골이 너무 패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겠습니다. 지금 제가 5성급 호텔 스위트룸 보다 더 호화로운 방에서 묵고 있기에 자랑 좀 하려는 겁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내일은 맑은 정신으로 사진도 함께 올리겠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골이야!! 좀 더 누웠다 일어나야겠습니다.

1 Comment

  1. 데레사

    2016년 10월 3일 at 12:51 오후

    작취가 미성이군요.
    아우리 포도주라지만 좀 많이 마셨네요.
    저도 그런 호텔 자본적이 없어서
    사진 올리면 구경좀 할랍니다.

    언젠가 북경가면서 깜빡잊고 국경절에
    일정잡은 죄로 비지니스를 탄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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