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장모님(16부)

아내는 어제 새벽 서울 집으로 올라갔다. 가면서 일단 무관심해 보자며….그리고 과연 어제는 장모님과 눈도 맞추지 않았다. 문전옥답을 갈 때도 아래채를 경유하지 않고 일부러 본채의 조경 석을 계단삼아 타고 내려갔다. 그래도 가끔씩 동정을 살피면 당신도 그 사건이 있고 쑥스러웠는지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으신다. 매일 정성스럽게 돌보던 당신만의 채마밭(본채와 아래채 중간 쯤 30여 평의 공간을 마련해 드린 게 있음)에도 올라오지 않더니 그예 저녁식사를 먹으려는 때 또 현관문을 두드리신다. 문을 열고 나가니 막 들어오시려 한다.“아! 들어오지 마세요! 여긴 제 집입니다.”마음이 아프지만 냉정하게 외쳤다.

그런데 반응이“진이 에미(아내)집도 되잖아!?”언성을 높이진 않았지만 단호하게 반응한다. “아닙니다. 이젠 아녜요!”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그 사달이 날 때 밖에서 소리를 더 이상 칠 수 없어 집으로 들어가자며 안으로 모시고 이런저런 얘기로 쌍방 고함을 치다가 그랬다“어머니 때문에 진이 에미와 이혼하기로 했습니다.(실제 작은 처남은 결혼 얼마 후 고부갈등으로 이혼수속까지 했던 적이 있었다)”라고 소리를 쳤던 것이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이혼 하든지 말든지 그건 니들 둘만의 문제고 내 돈은 내놔!!” 어제도 밝혔지만 장모님이 주장하시는 그 돈은 우리 부부가 마련해 준 사글세 보증금이었다. 그럼에도 당신 돈이라고 저리 주장하시며 당장 달라는 것이다.

처형, 정말 개 같은 삶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우리가 이곳에 정착하려들자 처제와 처형도 함께 오겠다고 했다. 이날까지 평생 딸 노릇 엄마(남매)노릇 하는 것을 못 봤다. 지가 무슨 글줄이나 쓰는 여류 소설가도 아니고 첫 서방 연탄가스로 잃고 여류소설가 보다 더한 서방 넷을 갈아 치운다. 얼굴 반반한 년 얼굴 값 한다더니…..

어쨌든 인생이 불쌍해 중국에 상주할 때 무일푼의 그녀를 한. 중을 오가는 보따리장사를 시켰더니 꼬리를 제대로 흔들었는지 인기도 좋고 장사가 잘되 인천에 아파트도 사고 빌라도 사며 호기를 부리는 걸 보았다. 어쩌다 칭따오 시내의 유명한 맛 집으로 외식을 나가면 몇 차례 조우 한 적이 있다. 만날 때마다 사내새끼가 바뀐다. 그리곤 “제부 인사하세요!”라며 소개를 시킨다. 그럴 때마다 마지못해 인사를 하지만 속으로는 늘‘이런 개 같은x…씨xx…’욕이 막나온다. 요는 한 .중을 오가며 개GR을 떨고 했던 것이다. 결국 그 따위로 행동함으로 자매들까지 구설에 오르지 않을까 저어되기도 했었다.

그랬던 처형이 이곳에 내려와 된장이나 만들고 노후를 보낸다며 처제와 한 필지의 땅을 사서 반반 나누기에 이제 정신을 차렸나 하고 환영을 했던 것인데 농가주택(요즘은 지방정부에서 조건만 맞추면 대출을 해 줌)을 짓는다며 대출도 받고 또 수시로 두 동생에게 돈을 빌리곤 했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꺼림칙해 하는 아내에게‘이제 살아 보려고 그러는가 보는데 그냥 해 주라’고 했던 게 기천 만원이고 그것도 모자라 처제에게도 손을 벌렸던 모양이다. 그런데 당장 돈이 없던 처제는 제 남편(내게는 동서 되는….)에게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2천만 원을 해 주었는데 딱 두 달 이자를 내고 그 후로는 나 몰라라 벌써 5년째다.

5년이 되도록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 한 푼을 안 내고 있으니 동서는 매년 대출연장을 하고… 내가 만약 그 입장이라도 성질났을 것이다. 문제는 가끔씩 사정을 하고 독촉을 하는 처제와 동서전화를 스팸처리를 했는지 통화가 되지 않으니 처제나 동서의 기분이나 입장이 어떻겠는가? 동서는 작년부터 아예‘이x 만나기만 하면 패 죽인다.’고 공언을 하고 다니는 참이었다.

작년 장모님을 이곳으로 모시고 오며 사글세 보증금(1500만 원)을 문경 큰처남으로부터 빼앗다시피 하여 보관(장모님 장례비)하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장모님 당장 돌아가실 것 같지는 않고 또 저러다 자칫 형제간에 칼부림이라도 날까 싶어 동서를 불러 여차여차 내게 1500만 원의 현금이 있으니 이것을 보태 은행대출을 갚아라, 단 처형과는 화해를 하는 조건으로 한다. 해서 두 사람을 나의 왼 엄지발가락을 잡은 육중한 소파에 앉혀 놓고 화해 조인식을 가진 게 금년 춘삼월이었다. 그 돈을 지금 장모님이 달라고 생떼를 쓰시는 거다.

그래서 그제 고함을 칠 때 그 돈이 어째서 장모님 돈이며,,, 지금 그 돈이 큰딸 죽이려는 흉악범을 달래기 위해 그곳에 먼저 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건만‘자식이 부모에게 돈을 한 번 줬으면 그게 내 돈이지 무슨 소리냐 그리고 큰 년이랑 선봉이(동서이름)문제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며(하긴 나와 아내가 이혼을 해도 두 사람의 일이라고 할 정도니…)오히려 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우리 장모님.

어제도 얘기 했지만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답답해 오며 혼절 할 것 같아“어머니! 자식이 부모 죽이는 호로 새끼 입장 이해됩니다. 내 어머니가 이랬다면 정말 제가 어찌 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악을 쓰자“사람 죽이면 교도소밖에 더 가…”라는 딱 한마디로 모든 사태의 심각성을 얼버무리는 우리 장모님.

 

아!!! 지금 또 밖에서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다. 오늘‘산골일기: 장모님’편을 끝내려고 했는데.;.. 아! 미치고 환장하고 팔짝 뛰겠다.(이것은 소설이 아닙니다. 실제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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