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덕(德)을 짓는 다는 것(2부)

‘쾅쾅쾅쾅…’ 깊은 잠이 들었나 했는데… 비몽사몽간에 어렴풋하게 기억할 수 없는 꿈속에서 소란한 장면이 연출된다. 어떨 땐 지독한 악몽이고 또 어느 때는 지독한 소음에 시달리다 결국 꿈속을 빠져나오면‘탕탕탕…’그 소리가 꿈이 아니라 현실로 살아 있다. 어떨 땐 한 밤중 새벽이 무색하다.

잠 없는 우리 장모님 막무가내로 이 사위 놈을 끔찍한 악몽에서 깨우는 건 좋은데 그 다음이 문제다. ‘저 문을 열어드려 말어!?’ 망설이지만 아무리 산골이라도 더구나 한밤중 또는 미명의 새벽에 아직 이웃들은 꿈속을 헤매 일 텐데… 쪽 팔릴 게 두려워 얼굴에 짜증을 잔뜩 짜 넣고 볼엔 지난 가을 주워 두었던 알밤 하나 물은 듯“또 왜 그러세요!?”라며 항의 아닌 항의. 그리고 일단“들어오세요!”거의매일 반복되는 각본 짜인 일일 드라마다.

“나100만 원만 줘!”, 미친다. 미쳐! “백만 원은 뭣 하시게…”이젠 ‘요’짜도 생략한다. “시장 좀 보게!” 또 미친다. 이 정도면 정신 줄 왔다 갔다 하는 장모님 보다 내가 더 나간다. “말씀 하시면 시장 봐 드릴 게요! 필요한 게 뭡니까?”, 매일 시장을 보다시피 하고 특별한 건 함께 모시고 나가지만…“나 필요한 거 없고… 아무튼 시장 좀 보게…”이런 식으로 매일 매시 나누는 대화 다 올리자면 천일야화 꺼리고….

우리 장모님 통이 커졌다. 나만 보면 100만 원이다. 돈이 왜 필요하며 필요한 것 다 사다드리지만 현금으로 달랜다. 인간이 정말 젊은 시절 기초 잘 닦아 두어야 늙거나 하다못해 치매에 걸려도 지저분한 짓은 않는다. 솔직히 이젠 나도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했다.

젊은 시절 장모님은 집안을 거들 낸 장본인이다. 남편 되시는 장인어른이 소아마비 불구라 그런 분께 시집을 민며느리처럼 왔겠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나이를 들며 남편 알기를 거시로 알고 집안의 모든 전권을 전횡했단다. 5남매가 그걸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 5남매에게 받는 원망, 그로 인해 이젠 버림받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다. 처조모께서 민며느리로 들이셨는데 병 신 아들 둔 죄로 그 전횡을 막지 못하고 막걸리 대포로 아린 가슴을 달래며 하루에 수십 차례 쾅쾅 두드린 게 또 심장에 무리가 갔었는지 심장병을 앓으시다 가셨단다. 시어미 돌아가시자 거금의 재산을 움켜쥐고 가출을 하여 친정에 듬뿍 그리고70년대 초 부동산에 투기…. 홀랑 망하여 내가 마누라를 만났을 때“빨리 나 좀 데려가 주구려!!!”하는 심정 같았다. 물론 마누라의 그 자포자기(?)는 나로 하여 롯또 같은 행운이었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 아니면 인생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이련가. 나는 그 행운을 지키려 지금 이 산골에서 장모님과 오늘도 일도 아닌 턱도 아닌 것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띠리링.. 전화 문자판을 보니 마누라다.“(왕비) 진이 아빠! 엄마 100만원 달라는 이유 알았어!”부모자식 간에 장단점을 떠나 부모를 닮는 자식이 꼭 있다. 그러니 유전자니 뭐니 하잖아…??

문제는 좋은 유전자만 타고 나면, 가장 좋은 씨 물림이고, 좋은 거 나쁜 거 모두 옮겨 가는 거는 스펌(sperm)의 속도가 워낙 빨라 장단점 파악 할 수 없을 만큼 쾌속으로 안착이 되니 경우에 따라 차선(次善)도 차악(次惡)도 될 수 있으니 도긴 개긴 same n same이지만 최악의 경우 단점만 쏙 뽑아 닮는 DNA도 있는 것이다. 처형이라는x이 그 경우다.(이젠 나도 독이 올랐다)

어쩌면 제 어미를 그렇게 닮았는지….언젠가 얘기 했지만 본서방 죽고 얼마지 않아 재혼을 하고 재혼한 놈과 헤어지더니 다시 한 놈과(성과 이름도 잊어 버렸네..)또 동거… 그러나 얼마지 않아 한 판 싸움 끝에 헤어지더니(여기까진 글 잘 쓰는 인기 작가도 있으니 부끄러울 것도 없다.)그 다음부턴 1-2년에 한 번씩은 바뀌는 거다. 이거 거시기…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여편네다. 비록 족보상으로는 처형이지만 인간 취급을 않고 있는데,,,,,,,(사실은 크지는 않지만 김포 방화동의 단독주택 1채는 장모님 앞으로 명의되 있는 것을 몰래 인감도장과 문서를 훔쳐가 저당 잡혔고 얼마 후 그 사실이 발각 났고 결국 경매에 넘어가 방 한 칸 얻을 전세돈만 남기고 집이 넘어 가는 비련의 연인. 이거 소설 절대 아니다.)

 

아~! 마누라 전화 온 거…..

 

마: 진이 아빠! 엄마 100만원 달라는 이유 알았어!

나: 그게 뭔데??

마: 지금 거기 언니 있지?

나: 근데 그게 왜?

마: 언니가 작은 오빠(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x에게)

100만 원만 빌려 달라고  하드래 며칠 있다 준다고. 그래서

며칠있다 줄 거면 며칠 기다렸다 쓰라고 했데.

오죽 다급하면 작은 오빠에게 돈 꿔달나는 소릴 다 했을까?

나: 음~~ 미쳤군. 미쳤어!(결국 장모님을 통해 나를 다잡으면 돈이 나올 줄 알고…)

 

사흘 까지 그렇게 장모님과 실랑이를 했지만 처형은 소득 없이 철수를 했다.

아무튼 지난 27일이다. 국민연금과 작은 아들 놈에게서 온 돈을 몽땅 찾아오란다.(매원25일 입금됨) 찾아 왔더니 차를 대기하라며 지엄한 명을 내린신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3월 5일 at 8:09 오전

    아이고 점덤 심해질텐데 어떡하죠?
    사람 안 고쳐지더라구요.

    • ss8000

      2017년 3월 5일 at 2:07 오후

      무심법(無心法)으로 살아 가고 있습니다.
      무심법이 농익으니 달관(達觀) 하게 되더군요.
      그래 살고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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