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청렴과 뇌물에 대한 단상(斷想)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율기육조 청심(淸心)편에 이런 얘기가 있다. “화뢰지행수불비밀중야소행조기창의(貨賂之行誰秘密中夜所行朝己昌矣)뇌물을 주고 받는 것을 누가 비밀히 하지 않으리요마는, 한 밤중에 한 것도 아침이면 드러난다.”라고 했다.

 

다들 아시는 얘기지만, 중국 후한 시대에 양진(楊震)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형주자사(荊州刺史: 훗날 삼국시대 때 유비가 조조에 쫓기어 이곳을 잠시 통치한 적이 있었음)로 부임하여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데, 하루는 형주관내 고을인 창읍(昌邑)땅의 수령되는 왕밀(王密)이라는 자가 캄캄한 밤중에 찾아와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며 금 열 근을 내놓으며“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릅니다.”하는 것이었다. 이에 양진이“천지지지아지여지하위무지(天知地知我知汝知何謂無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니가 아는데, 어찌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나뇨!!!”이에 왕밀이 얼굴이 벌개 가지고 물러갔다. 세상 사람들은 이 얘기를 두고 지금도“양진사지(楊震四知)”라고 한다.

 

옛날 고위직 관원에게 주는 녹봉(峰)을 양렴(養廉)이라고 했다. 즉 청렴(淸廉)을 기른다는 의미로 그랬다. 벼슬의 지위가 높을수록 직위에 비하여 반비례로 급료가 낮았다고도 한다. 즉은 공직자의 청렴성을 가장 중요시 했고, 명예와 부는 함께 얻는 것이 아닌 걸로 알았다. 그래서 청백리를 역사에 남기고 청사에 기록했던 것이다.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 율기육조 청심 편엔 이런 얘기도 있다. 청백리를 세 등급으로 나누어서, 최고 청백리는 자신의 봉급 이외엔 절대 탐하지 않으며, 돌아가는 날엔 채찍 하나 만 쥐고 간다. 성종 임금때 이약동(約東)이라는 분은 제주목사로 근무하다가 중앙으로 돌아올 때 그야말로 채찍 하나만 가져오다가 그것마저도“이것 역시 제주 물건이다”말하고 관아의 문루에 걸어 버렸다. 제주 사람들이 감격하여 이것을 보배처럼 간직했다는 얘기가 지금도 전해 온다고 한다. 다음의 청백리는 봉급 외에도 그 명목이 정당한 것이면 취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취하지 않으며 쓰고 남은 것은 자신의 집으로 실어간다고 했으며, 최하위의 청백리는 이미 법규에 정해 진 것이면 그 명목이 비록 정당하지 않더라도 취하고 법규에 없으면 자신이 먼저 나쁜 예(惡例)를 만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청백리는 벼슬을 팔아 재물을 취하지 않으며, 재난을 빙자하여 재물을 도둑질 하지 않으며, 백성에게 농간하여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조세를 착복하거나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민심서에 씌어 진 예를 볼 것 같으면 최상급의 청백리를 제외하고 2등 3등의 청백리는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주는 봉급 외에 요즘으로 치면 보너스도 챙길 수 있었다니 지금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아닐까? 저 정도로 느슨(?)함에도 청백리가 그리 많지 않은 걸 보면 청백리 되는 길이 그만큼 어려운가 보다.

 

며칠 전 이곳에‘박연차 회장’의 전방위 금품살포로 검찰· 여야(與野)의원등 70여 명이 연루가 되었다는‘썰’을 올렸었다. 그런데 어제든가? 얼핏 흘러가는 기사였는지 그 동안 기사를 내렸는지 모르겠지만, 전임 노무현도 6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박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여부야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드러나겠지만, 뇌물에 가장 자유롭고 청렴했을 것 같은 노무현 정권에서 노무현부터 금품수수에 연루되어 인구에 회자 되는걸 보면 청백리는 고사하고 정권의 최고우두머리 조차도 금전의 유혹 앞에는‘양진의 사지(四知)’가 아닌 노무현의 사지(四肢)가 풀리며 무력했던 모양이다.

 

뇌물(物)의 사전적 정의는 직권(職權)을 이용하여 특별한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뜻으로 주는 부정한 금품인 것이다. 여기서 직권이란 무엇이 되었든 권리를 쥐고 있는 놈을 의미하는 것이다. 원래 뇌물이라는 놈이 묘한 것이어서 준 놈은 있는데 받은 놈은 없거나 그 반대로 받은 놈은 있는데 준 놈이 없는 경우도 있다. 뇌물사건이 터지고 불거져 나오면 가장 흔하게 써 먹는 이바구가“대가성이 없다”라는 조디 놀림이다. 금전이란“양지사지(楊震四知)”처럼 단호히 물리치지 않았다면 받는 순간부터 그것은 뇌물이고, 설령 받은 놈은“대가성이 없다”라고 주장 할는지 모르겠지만, 주는 놈은 어떤 명목이든 대가를 생각하고 주는 것이지 그냥 줄 리가 없다. 만약 주는 놈이 그냥 줄양이면 차라리 불우이웃이나 사회에 환원할 것이지, 하필이면 직권을 가지고 있는 정치가 또는 고위관리 아니면 상사(上司)그 밖의 거래처의 힘 써는 사람에게 줄 리가 없다. 따라서 받은 놈이 아무리“대가성이 없다”라고 발버둥 쳐도 어불성설이고 소용없는 것이다. 또 이 뇌물을 받은 놈들 치고 권력에 떨어져나간 놈들이 걸려 들었을 때 가장 흔히 써 먹는 얘기는“정치탄압은 나를 마지막으로…”라며, 마치 정치적 또는 이념적으로 탄압받는“의사나 열사”행세를 하는 무리들이다.

 

향후 이 나라에 또 얼마나 많은“의사나 열사”가 탄생 할는지 모르겠지만, 박연차 회장의 금품살포 사건의 뚜껑은 열렸다. 기왕 열린 뚜껑 닫기 전에 보다 면밀하게 살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굴비두름 엮듯 해야 할 것이다.

 

BY ss8000 ON 3. 19, 2009

 

 

 

덧붙임,

“여야 ‘쌈짓돈‘ 논란 특활비 폐지로 가닥…13일 발표할 듯….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2/2018081202034.html”

 

아유~! 힘들다 힘들어!! 뇌물의 성격과는 좀 다르지만 불분명한 금전을 그것도 전 국민이 반대하고 원치 않는 것을‘특활비’라는 명목으로 제 주머니 용돈처럼 쓰는 놈들이 전임 대통령은 명목만 특활비 일뿐 개인적으로 사용(私用)하지 않았음에도 뇌물죄를 적용해 30년이 넘는 징역형을 때리는 개자식들. 논란의 원천을 폐지하는 게 무슨 애국이나 애 낳는 거냐?

 

이런! 염병(染病)할 것들! 애국이나 애 낳는 거도 이거 보단 쉽겠다. 여야를 막론하고 개子息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