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공비례(過恭非禮)와 면종복배(面從腹背).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 말을 곤충학자나 생물학자의 견해라면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 것이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는 발바닥에 무좀 걸린 파리거나, 파리도 발가락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문제가 있는 파리다. 그러나 법학자가 이 얘기를 할 때 나는 다른 무엇보다‘과공비례(過恭非禮)와 면종복배(面從腹背)’라는 성어가 먼저 생각이 났다.

 

‘살인의 추억’이라는 국산판 블록버스터級 영화까지 만들어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지자 그렇지 않아도‘조국 사태’로 병자호란 버금가는 난리 통에 북괴의 625남침까지 합쳐 논듯 한 난리가 났다.

 

그런데 진범이 밝혀진 것 보다 더 놀랍고 당황스러운 것은, 범인이 다른 사건을 저지르고 무기수로 복역하며 모범수가 되어있었다는 사실이다. 모범수(模範囚), 교도소 안에서 규칙을 잘 지켜 다른 죄수의 모범이 되는 죄수. 만약 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회에서 모범이 된 사람이라면 ‘위 사람은 품행(品行)이 방정(方正)하여….’,…. 이런저런 상이나 포상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흉악범에 무기수일지라도 교도소 내에서 품행이방정하고 타의 모범이 되면 가출소를 시켜 준단다. 세상에~!…..(저 놈이 가석방으로 나왔으면 살인의 추억 2부는 계속 됐을 것이니….)

 

흉악범이 모범수가 되기까지 얼마의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냈을까? 흉포(凶暴)한 자신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 파리가 싹싹 비는 것 이상으로 빌고 또 비는 행태가 사죄(謝罪)가 아닌 예수님이나 부처님께 지성(至誠)드리는 것 아니었을까? ‘나는 아니다.’, ‘아무것도 모른다.’, 놈이 모범수가 되기 위한 과정은 사죄가 아닌 지성이니 착각하지 말자는 얘기다.

 

법학자 조국 스스로 발표한 여러 논문 중“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명문구를 조국에게 대입을 시켜 보면, 세상에 어떻게 저런 인물이 비리를 만들고 쌓을 수 있을까? 할만치 도저히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로마조각상처럼 깎아 놓은 듯 반듯하고 정갈한 모양새 아무에게나 대가리 90도 숙이는 예의 바름, 한마디로 공손(恭遜)함의 표상(表象)적 인물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 조국의 저런 모습이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청와대에 입성하고 다시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부터 그랬는지 나아가 청문회를 거치며 저렇게 변했는지..??? 아무튼 새파란 기자는 물론 차문을 열어주는 경비에게도 새카만 하급자에게도 허리와 대가리를 90도 꺾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더하여 왼손을 명치끝에 공손히 붙이고 대가리를 꺾는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죄송합니다.’이다. 이거 예의인가? 이거 사과고 사죄인가? 간단한 목례(目禮)나 인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즉 사죄가 아닌 (나 좀 봐 주시오!)지성(至誠)을 드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정치인의(진. 보, 좌우를 떠나…)사죄는 결코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정치인의 진정한 사죄는 정계(政界)를 떠나는 것이야말로 사과고 사죄인 것이다. 그런데 보통의 정치인들은 그야말로‘파리의 사과’를 하는 것이다. 흉악범이 모범수로 탈바꿈을 하고 조국이 장심을 명치끝에 대고 머리와 대가리를 90도 꺾는 이유는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반성하고 사죄 하는 게 결코 아니다.

 

흉악범이 모범수가 되었다는 과정을 보라. 조국이 입으로는 파리의 사과를 하며 돌아서서 직권으로 윤석렬 총장과 검찰을 압박하는 것을 보라! 앞에서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대가리를 숙이지만 뒤돌아서서 음흉하게 냉소(冷笑)를 하는 꼬라지를 우리는 면종복배(面從腹背)라고 하는 것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파리는 앞발로 아무리 싹싹 빌어도 대가리까지 숙이지 않는다. 오병규 명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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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데레사

    2019년 9월 22일 at 9:13 오전

    파리는 앞발은 싹싹비벼도 대가리는 숙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누가 누구를 개혁해야 하는지요?
    옛말에 세치혀가 사람잡는다드니 지가 한 말이
    지에게 화살이되어 날아올줄이야 몰랐겠지요.

    • ss8000

      2019년 9월 23일 at 6:58 오전

      그거 제 사전에 있는 얘깁니다. ㅎㅎㅎ
      어떤 분도 그 얘기를 듣고 배꼽을 잡았다고 합니다마는
      배꼽잡을 일이 아니라 심각한 얘깁니다.

      옛말에 구설자는 화환지문 ( 口舌者 禍患之門 )이요
      멸신지부 (滅身之斧 )라 하였습니다 .
      “주둥이와 혓바닥은 온갖 재앙과 근심을 불러들이는 대문이요
      지 몸뚱아리를 절단 내는 도끼”라고 했습니다.

      저 놈이 제 도끼로 제 대갈빡 찍은 겁니다.
      가을이 다가옵니다. 누님 활동하시기 좋은 계절이지요?
      천산만홍의 사진들이 기대 됩니다.
      그러나 무엇 보다 강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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