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多多益善)과 과유불급(過猶不及)

 

나이 70을 넘기니 가끔 지난날을 반추(反芻)하는 때가 많아지고 있다. ‘나는 과연 바른 삶을 살았는가?’아니면‘내 삶은 가치가 있었던가?’ 또 어떨 땐‘남에게 피해를 주고 죄 짓는 일은 안 했는지…’, 여러 소리 했지만 내가 얼마나 도덕적으로 살았는지 스스로 가늠할 때가 있다.

 

사업한답시고 이런데 저런데 빚을 잔뜩 지고 도망을 다니기도, 어찌어찌 기운을 차리고 다시 숨을 쉬며 그 빚을 갚아 나가고, 큰 은혜를 입은 은인을 우연히 tv를 보다가 찾아냈지만 그 은인은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라 미흡하지만 받은 은혜를 그의 가족에게 상환(?)하기도, 물론 금전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경제적 도움이 서민에게는 가장 큰 은혜고 도움인 것이다.

 

이름을‘유(劉)과장’이라고 했다. 코딱지만 한 사업체니 부서가 많을 필요가 없다. 그냥 총무도 회계도 함께 보는, 늘‘유 과장’이라고만 불러 이름이 기억 안 난다. 하던 사업이 망가 질 때 쯤엔 어린애 돼지저금통도 털고 싶은 심정이 된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무역금융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부진으로 인한)신용한도가 넘어서니 담보가 필요했다. 그가 말 없이 자신의(엄격하게는 부모님)집을 담보로 내 놓았다. 그러나 그 뒷얘기는 이런 게시판에 무수히 글로 썼기에 생략하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 대전의 어떤 지인 세차장에서 급료도 없이 풀 칠만 하고 있을 때다. 어느 날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세차를 하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사장님!’, 하던 세차를 멈추고 돌아보니 유 과장이었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죄스럽던지…..그 상황을 숨기고 말고가 없었다.

 

분명히 잡으면 멱살잡이라도 하든지 아니면 우리 집 어떡할 거냐고 따지는 게 정상인데 기막힌 내 꼬라지를 지켜 본 그는 세차장(정비소)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를 식당으로 데리고 가 설렁탕 진한 국물에 소주잔을 나누며 다른 얘기는 않고‘다시 일어서셔야지요, 빨리 재기 하셔야지요.’, 그리고 식당을 나서며 누님이 살고 있는 알라스카(그는 가끔 내게 알라스카 산 해구신을 누님이 보내 준 것이라며 주기도 했었다)로 간다며 지갑을 뒤지더니 10만 원짜리 자기 앞 수표 한 장을 내 손에 쥐어 주며‘집 문제는 잘 해결 됐습니다.’그리고 떠났다. 어쨌든 그 후 백방으로 그를 수소문 했지만 여태 찾지 못하고 있다. 혹시 그가 아니면 누구라도 이 글을 보면 연락 주시기를…(언젠가 이곳에‘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다 만 적이 있지만 바로 유(劉)과장 얘기였다.)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은 게 있을까? 과유불급(過猶不及), 그렇지만 때론 넘치는 게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얼핏 생각해도 두 단어는 어울리지 않고 상반된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두 단어가 딱 어울리는 상황(?)이 있다. 상황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시국이 그렇다.

 

https://www.chosun.com/politics/2020/09/09/V2LZ5V6QP5EK7EW6EMPB55CCPQ/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 추미애 X맨 된 우상호· 현근택

도와주려다 되레 말실수, 사태 더 키워

 

무엇을 어떻게 더 설명을 할까? 솔직히 조국 사태 때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잘못 했습니다. 저의 불찰입니다.’라고 사죄를 했더라면 그 정도로 사태가 악화 되거나 극대화 되지도, 또 마음 약한 국민의 정서를 이반(離叛)하지 않고 적정선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새벽 거시기 서듯 아니면 독 오른 코브라 대갈빡처럼 빳빳하게 대가리 내밀고 소위 팬심(?)을 부추겨 정의에 대항을 했으니 아무리 혼탁한 세상이라도 그게 통하겠는가?

 

돌이켜 생각을 좀 해 보라는 것이다. 당시 민심을 양단하며 조국을 이용 해 처먹은 놈들이 국회에 다수 진출 했지만, 겨우 조국백서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쓰레기 모음을 출판한 것 외에는 조국에게 도움이 된 게 있던가? 도움은커녕 그 쓰레기로 인해 냉소와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았던가?

 

결국 주둥이로는 조국이나 추미애를 위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결과는 반대로 조국이나 추미애를 이용한 언론플레이로 자신들의 존재감만 부각(浮刻)시키려는 간교한 수법인 것이다. 문제는 등신들이 자신들이 이용당하는 줄 모르고 제 편인 줄 알고 감지덕지 하는 것이다.

 

가끔 써 먹는 문구지만, “주식형제천개유(酒食兄弟千個有), 급난지붕일개무(急難之朋一個無) 먹고 마시고 놀 때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사이가 천 개나 있으나, 정말 위급하고 어려운 때 도와주는 벗은 하나도 없다.”라는 것이다.

 

이 말을 살짝 바꾸어 얘기하면, 추미애나 조국이 그나마 법무부장관이라는 높디높은 관직에 있으니 이런 놈 저런 년, 어중이떠중이 훈수꾼이 열 손가락도 모자랄 정도로 많지만, 그 높디높은 관직에서 끌려 내려오거나 미끄러지면 그 많든 훈수꾼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내 말은 조국이나 추미애를 위한 조언이나 도움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이라는 위치에 년(놈)들의 아첨과 아부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는 얘기다. 다다익선이 좋은 것이긴 하다만 과유불급이 오히려 조국과 추미애를 망친 것이다.

 

조국 그리고 추미애 당신들이 권력을 떠난 후를 한 번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이쯤에서 당신들 스스로의 삶을 돌이켜 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과연 바른 삶을 살았는가?’아니면‘내 삶은 가치가 있었던가?’ 또 어떨 땐‘남에게 피해를 주고 죄 짓는 일은 안 했는지…’

 

권력(인생) 그 자체가 일장춘몽(一場春夢)고 남가일몽(南柯一夢)이 아니던가? 나 같이 가방 끈 짧은 촌로는 70이 넘어서야 그 깨달음에 도달했지만 많이 배우고 박식한 그대들은 마음만 먹으면 깨달음이 빠를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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