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략)
이번 폭우에 위채는 산사태로 축대가 무너지고 토사가 밀려오고 하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아래채는 침수(浸水)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집중호우의 재난이 일어나고 정부는 황급히 이곳을 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그 후 면에서는 피해신고를 접수 한다기에, 300여 평의 고구마 밭 그리고 일부 농지가 개울둑과 함께 유실된 것 그리고 산사태로 인한 축대 무너짐과 산처럼 쌓인 토사 피해 그리고 아래채 침수를 신고 했다.
난 솔직히 축대가 무너지고 토사가 밀려오고 침수가 된 아래채엔 별 관심도 없었다. 집과 좀 떨어진 농지가 빨리 복구되기를 바라지만 그곳은 몇 해가 걸릴지도 모른단다. 축대는 언젠가 쌓아 줄 것이고, 토사는 면장님과 면직원들이 솔선수범하며 진두지휘한 결과 원래대로는 아니지만 원상을 회복하고 일상을 보낼 수 있어 불편함을 모르겠다.
얼마 전(대충 회복되어 가던 중) 면직원(나는 그때 부재중)인지 시직원인지 피해 상황을 일일이 사진을 찍어 가더라는 엄 서방의 전언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면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번 피해민에게 보상(재난지원금)이 지급 되는데, 담장(축대) 무너짐, 토사는 해당이 안 되고(사실 피해는 이게 더 큰데..)침수는 해당(아래채)이 된다며 침수200만, 반파800만, 완파1600만 원이 결정 됐든 것이다. 그리고“선생님댁은 침수에 해당되십니다.”라는 전언이 있었다.
어제는 고추를 따고(요즘 보통 6시쯤에서 10시까지 딴다)샤워를 하고 느긋한 아점을 먹으며 전화기를 검색해 보니<웹발신>‘집중호우 주택분 재난지원금이 신청계좌로(난 사실 복구만 해주면 되지 무슨 지원금은…하고 계좌번호를 안 썼었다. 그런데 담당 면직원이 재차 전화를 해 오기에 불러 주었는데…)입금 되었습니다. 농지는 추후 지급 예정입니다. 제천시청’이라는 문자가 와 있다. 그리고 알려 준 계좌를 살펴보니 과연 200만 원의 거금이 입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저녁 때 쯤 엄 서방에게 전화 했다.(이번 폭우 때 나의 동서이자 생명의 은인)
나: 엄서방!
엄: 예. 형님.
나: 계좌 번호 있나?
엄; 예, 그런데 왜요?
나: 그런 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계좌번호 좀 문자로 띄우게.
(엄 서방 찜찜한 표정 지었을 것이나 잠시 후 문자가 왔다.)
일단 엄 서방에게 100만원을 송금 했다. 그리고 다시 엄 서방에게 전화 했다. 재난지원금 200만원 보상 받은 얘기와 이번 자네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났고 또 자네 덕분에 복구까지 마쳤으니 재난지원금200만원 자네 것이네만, 내가 100만원만 보낸 것은 나머지 100만원은 복구 시 비지땀을 흘린 면내 관할 부녀회에 50만원 그리고 우리 마을 대동계에 50만원 보낼 참이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
엄: 아유! 형님 무슨 말씀이세요. 이 돈도 그렇게 하세요.
나: 때~액! 이 형님 말 들어! 까불고 있어!
엄: 예~에! 형님! 그러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요즘은 고추를 따야 하기 때문에 다음 주에 면사무소 복지계(이런 부서가 있는지 모르지만..)에 50만원 전달할 것이고, 나머지는 이장에게 전달 할 것이다. 200만원 가지곤 침수 피해(도배며 기타..)복구가 안 되겠지만 우리 처형 말대로‘그 돈 없어도 살 수 있다’
BY ss8000 ON 8. 23, 2020(재난지원금 200만원에서….)
[영상]확 늘어난 한국의 나랏빚, 이대로 괜찮을까
https://news.joins.com/article/23871175?cloc=joongang-home-newslistleft
文정부 단 5년만에 늘린 나랏빚, 1인당 2002만원씩 갚아야
위의 글은 불과 보름여 전에 이런저런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 나누어 주기로 한 200만원 중 50만원은 아직 집행하지 않았다. 며칠 뒤 추석을 즈음해서 집행할 계획이다.
어쨌든, 지독한 폭우 뒤에 또 태풍이 할퀴고 지나갔지만 산골은 무너지고 쓸려 내려간 폐허(廢墟)자국을 남기긴 했어도 예전의 평온과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이 골짝 저 골짝에서 들려오는 폭우의 뒷수습 소리만 그 때의 참혹했던 정황을 머릿속으로 그려질 뿐이다.
엊그제다. 고추 따기를 마치고 여전이 늦은 아점을 먹기 전 혹시 그 안에 걸려온 전화는 없을지 살피는 과정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몇 개 있다. 귀찮을 만큼 보내는 코로나 주의보를 빼고 생소한 전화번화가 또 있다. 살펴보니 국민성금이다.“폭우피해가정에 국민모금100만원”을 다시 입금시켰다는 것이다.
솔직히 기분 억수로 나쁘다. 내가 원했던가? 이런 게 소위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나 보다 못한 사람 아니 나 보다 훨씬 피해가 큰 가정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더구나 혈세가 아닌 국민성금을 선별해서 지급할 수 없을까? 국민성금이라는 게 의미 없이 집행되는 게 안타깝다는 얘기다. 무슨 백서인지 만든다며 거액의 국민성금을 거두고 어떻게 썼는지 밝히지 않고 지적을 한 단체를 고소한다는 파렴치함도 마찬가지다. 국민성금이 이런 식으로 값어치 없이 쓰이는 게 화가 나는 것이다.
어쨌든 폭우피해로(농경지를 제외한)300만원이라는 거금(?)이 수중에 들어왔다. 그런데 계산을 해 보자 겨우 300만원 지원해 주고 2천2만원을 게워 내라니….이 따위 개수작이 어디 있나? 더구나 마누라까지 포함하면 4천4만원이다. 쥐꼬리만큼 생색내고 열 배 이상을 뺏어 간다니 이게 나라냐? 그래도 나는 쥐꼬리라도 맛을 봤지만 쥐꼬리를 보지도 만지지도 못한 다른 국민들은 또 무슨 죄인가? 내 아들딸들과 며느리 사위 손녀들은…???
딱 한마디로 가렴주구(苛斂誅求)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결국 가렴주구를 해가며 票퓰리즘의 생색을 내고 있는 것이다. 피해가정을 위한 알찬 진정한 지원이 아니라 어중이떠중이 일반 개돼지의 표를 의식하고 숫자(票)를 널이기 위한 개수작인 것이다. 뭐? 국민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전 국민의 90%통신비 2만원 지원을 해 주겠다고? 그 따위 싸구려 인심으로 비싼 표 하나를 얻겠다고?
이미 통장 속으로 들어 온 이번 100만원, 솔직히 돌려 줄 생각은 전혀 없다. 어릴 적엔 가난해서, 성인이 되고 식솔이 불어나며 먹고 살기 바빠서, 그리고 이 나이 먹도록, 난 한우고기 실컷 먹어 본 적이 없다. 또 먹고 싶은 게 있다. 러시아산 킹크랩…. 이번 추석에 마누라와 실컷 먹어 볼란다.
옛날60~70년대 선거 때 막걸리와 고무신이 난무 했었다. 물론 그 또한 票퓰리즘의 일환(一環)이었다. 그러나 의식 있는 유권자는‘주는 건 먹고 신자 그러나 내 표는 정당하게 행사 하자’는 케치프레이저를 내세웠다.
내가 아무리 한우고기와 러시아산 킹크랩을 실컷 먹어도 내 표는 정당한 곳으로 갈 것이다. 물론 마누라도… 그러나 꼬시라기 제 살 뜯는 줄 모르고 몇 푼의 돈에 현혹되어 감지덕지하는 무뇌아들이 있을 것이다.
결론을 내리자. 국민과 개돼지의 차이점은 독자 각자가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