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과 휠체어

 

 

광화문 종합청사 뒤쪽의 서울경찰청 즉 내자동을 끼고 돌아서면‘종침교(琮沈橋) 터’라는 비석이 남아 있다. 이 터는 성종 때 갑자사화의 원인이 되는 폐비 윤씨 사사에 관한 문제로 조정에서 회의가 열렸는데, 당대 유명한 재상이었던 허종과 허침 형제에 관한 전설적 얘기가 있다. 그래서 이 다리의 명칭은 허종(許琮)과 허침(許沈) 형제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허씨 집형제의 집안엔 그들의 누님이 한 분 계셨는데, 역시 학문이 높았는데 특히 누님은 백 살이나 살았으므로 문중(門中)에서는 지금까지 ‘백세 할머니’라고 부른다고 한다. 따라서 두 형제가 육친의 정으로 누님을 매우 공손하게 섬겼고, 조정에 중대한 논의가 있을 때면 두 형제가 반드시 찾아가 의견을 묻곤 했다.

 

때는 성종이 윤비(尹妃)를 폐위하려 할 때에 두 형제가 누님에게 자문을 구하니 누님은“아들이 동궁(東宮)으로 있는데, 그 어미를 죄주고서 어찌 국가가 편안히 탈이 없겠는가?”하였단다.

그리하여 형 허종은 병을 핑계로 논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아우 허침은 거짓으로 이 다리에서 낙마하여 부상을 입었다는 핑계를 대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뒷날 화를 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일화에서 그 형제의 이름자를 따서‘종침교(琮沈橋)’라고 했다는 것이다.

 

오스카 들어올렸던 그녀 윤여정, 휠체어에 앉았다 무슨일

https://news.joins.com/article/24052782?cloc=joongang-home-newslistleft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배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74)이 미국 일정을 마치고 8일 귀국했다. 윤여정은 이날 오전 항공점퍼와 청바지의 편안한 차림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윤여정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나 입국장을 나설 때는 걸어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이 기사를 보자마자 위의 고사가 생각이 났다. 사실 어제 존경하는 페친 한 분과 윤여정 귀국 후의 행보에 대해 잠시 갑론을박한 게 있었다. 즉 윤여정이 귀국 후 청와대에 불려갈 것인가 아니면 불러도 안 갈 것인가에 대해 그 분과 잠시 의견을 나눈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한 내 입장은 오스카상을 탈 때부터 윤여정이 청와대에서 불러도 가지 말 것을 강조를 했었다. 괜히 작년처럼‘짜파구리’나 먹으며 목젖이 보이도록 앙천대소하며 정권의 노리개가 되지 말아달라는 개인적 염원(?)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분께서는 가든 말든 개인의 소신이니 너무 탓하지 말았으면 하는 글을 올리셨던 것이다.

 

그 분(국보급 유명화가 이시다)의 글 아래 나의 댓글은‘안 갈 것이다, 안 갔으면 좋겠다’로 올리자 다시 그 분께서 그분의 동문후배(윤여정의 동생)가 그 분의 글을 보고“상식이 통하지 않고 매도해 버리는 극단을 치닫는 사회가 무섭다”는 뜻을 개인적으로 보내왔다는 것이었다.

 

막상 그 말씀을 듣고 보니 다시 댓글 달기를“ 그만큼 처신하기가 어려운 세태입니다. 가면 보수로부터 안 가면 대깨문의 문자 폭탄이… 어느 것이든 윤여정 본인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대신 저는 위의 표현 보다 유연해지기로 했습니다.”그리고 서로 합의(?) 하기를 개인의 자유인만큼 서로 유연하게 생각하자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어쨌든 청와대에 가서 작년처럼 성대한 대접을 받고‘미나리’로 삼겹살을 싸 먹든 미나리 전을 붙이든 더 이상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우연히 위의 기사를 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무릎을 탁 쳤다.“역시 저래서 윤여정이구나, 저래서 오스카상을 들어 올리는 쾌거를 이루었구나.”

 

삽살개가 아무리 정권의 노리개로 삼으려 해도 설마 휠체어까지 태워 청와대로 납치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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