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산골일기: 아들 하나는 있어야 돼!(1부)

진돗개 흑구‘콩이’의 나이가 몇이더라? 그러고 보니…벌써 5학년이 되어가는가 보다. 친손녀 예솔이가 세상에 나오던 해에 콩이도 태어나 예솔이와 함께 서울 집 마당에서 뛰던 놈이다. 그러니까 예솔이는 4학년을 마치고 내년이면 5학년이 된다.

 

원래 김포사돈댁의 강아지였는데 그 귀엽고 앙증맞은 자태를 자랑하신다며 블로그에 올리신 것을 읍소(?)에 간청까지 드려 모셔 온 놈이다. 서울 집으로 온 지2~3달 되었던가? 일껏 만들어 준 개장 울타리(펜스)를 억지로 넘어 오다가 삐끗 했는지 오른 쪽 뒷다리를 제대로 짚지를 못하고 절름발이가 되고 말았다. 아무리 미물이지만 두고 볼 수 없어 인근의 동물병원에 데려가 문진을 하니 대퇴부 골절이라며 수술을 해야 하는데 물경280만원을 얘기 하는 것이었다.

 

솔직한 표현으로 반려로 삼았거나 아니면 친숙도(?)가 보다 깊은 세월이 흘렀다면 모를까 겨우 2~3달 만에, 거금의 수술비를 운운하는데 기가 질렸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와 생각해 보니 좁은 울타리(마당) 그것도 다시 개장이라는 펜스 안에서 세월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불쌍한 생각이 들어 기왕 그럴 바엔 차라리 너른 이곳(산골)에서 함께 하자며 데리고 왔던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곳에 오고 한 열흘 쯤 지났던가? 기적이 일어났는지 아니면 산골분위기에 힐링이 되었는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이곳이라고 방사를 시킬 수는 없다. 개장을 만들고 목사리를 했건만 그 사이 발정(發情)이 나고 보금자리를 탈출(가출)한 뒤 임신을 하고 들어온 게 세 차례다.(발정 난 암캐는 주인도 못 말린다.) 세 번의 출산을 통하여 근 20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그럴 때마다 그 새끼들을 분양시키느라 어떤 놈은 웃돈 아니면 양주를 한 병씩 안기며 분양시키느라 생고생을 했던 것이다. 그러구러 어쩌지 못해 3년 전에야 임신중절을 시키고 지금은 안심하고 있다.

 

인간의 나이 초등5년이면 열두 살? 콩(아! 전신이 새카만 콩 같다고 손녀 예솔이가 지은 이름이다.)이의 나이가 그 정도면 중년 아니면 폐경기 쯤? 그래서 일까? 근간 콩이가 부쩍 기운도 없어 보이고 왠지 쓸쓸해 보인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노후를 쓸쓸하게 보낸다는 것은 얼마나 가련한 일일까? 하여 콩이의 가련함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키기 위해 과감한 단안(斷案)을 내렸다.

 

평생을 보탬이라곤 1도 없던, 말썽 많았던 처형이 3년 간 췌장암을 앓다가 작년에 세상을 떴다. 처형이 세상을 뜨고, 천출효자까지는 아니지만 제 어미 뒷바라지 하느라 장가도 못가고 전국을 떠돌던 효자 아들인 처 이질이 대신 이곳에 들어와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찌나 착실한지 마을은 고사하고 면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주: 100% 장담할 수 있습니다. 혹시 좋은 혼처(이혼녀 과부 상관없음. 나이45세 임. 아담한 전원주택도 완벽한 직장도..)있으시면 연락 주시압^^)

 

두 달은 안 될 것이고, 달포는 넘었던가? 그렇다. 착실한(면소재지에서는 나 보다 더 유명인사임)처 이질에게“혹시 어디 강아지(암) 한 마리 구할 수 없을까?”라고 헛 인사로 던진 얘기를 듣고 이질은 그 다음날 콩이 와는 절대 상반되는 그야말로 눈이 부시도록 백설같이 하얀 소형 견을 데리고 왔다.

 

이름을‘봄이’라고 했다. 전 주인이 지난봄에 입양을 했다고‘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첫 모습이 약간 여우의 피가 섞였는지 앙증맞기가 그지없다. ‘봄이’의 옛 주인이 귀촌을 포기하고 다시 대처로 떠나는데 그동안 데리고 있던‘봄이’를 어쩌지 못하고 고민하던 차 나와 인연이 된 것이다. 물론 내가 바라던 실외견이다.

 

아무튼 콩이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데려온 봄이를 콩이와 합사를 시키려하자 콩이는 흰 이빨을 드러내며 완강하게 반대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며칠을 수고하고 드디어 봄이와 콩이는 한 우리에 합사를 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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