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산불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매년 이맘때면 산골마을에(아마도 전국의 모든 마을)이장님의 마을방송이 있다. 그것도 딱 하루“아~아~(요즘은 촌스럽게 ”마이크 시험 중입니다.“이딴 거 안 한다. 오디오시스템의 발전 때문일 것이다.)xx마을 주민 여러분께 알리겠습니다. 오늘 마을 쓰레기 태우는 날이오니 각자 조심해서 쓰레기를 태우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뭐 이러면서 마을 방송을 마친다.

 

여기서 쓰레기란(요즘 농자재의 하나인 비닐은 각 마을마다 수집처가 있고 상당량이 모이면 부녀회에 일정 금을 지불하고 수거하는 업체가 있다. 이 점은 아주 잘 된 제도라 하겠다)대체적으로 검불이나 덤불 등 마른 잡초 또는 낙엽들이 주를 이룬다. 즉 이런 것들을 농촌의 각 가정에서 태우다가 어찌 불티가 날리며 크고 작은 심지어 전국을 사를 것 같은 대형 산불이 나고 있는 것이다.

 

농촌 한 해 농사를 끝내고 잠시 동절기에 휴식을 취한 후 농사를 재개하려면 가장 골칫거리가 바로 검불이나 덤불 등 마른 잡초인데, 단언컨대 그것들을 아니 태울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또 태우다보면 늘 일어나는 산불이라는 불상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 것은, 동절기 서너 달 동안 어느 산골이든‘산불감시단’이라며 빨간 삼각기에“산불조심”이라는 깃발을 휘날리며 산간마을을 오르내리는 임시직 감시단이 있다. 문제는 이 감시단이라는 인물들이 모두 그곳 출신이거나 같은 면소재지의 주민이라는 점이다.

 

가령 어떤 친구가 불법으로 쓰레기를 태우면 산꼭대기의 전망대에서 무전으로 모모한 장소에 봉화 불(쓰레기 태우는 연기)이 오르니 출동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그는 득달같이 달려가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가보면 하나 같이 우선 지연(地緣), 혈연(血緣) 심지어 동문이니 동창이라 어찌 하지 못하고 오히려 쩔쩔매다가 어떤 경우 함께 소각 질을 돕기까지 하는 것이다.

 

뭐,,불만만 얘기할 수 없잖아? 그렇다면 이제 방법을 찾아보자.

 

그 전, 요즘은 촌(나)사람들이 약아빠져서 소각할 당시 봉화 연기가 안 보이게 새벽 아니면 한 밤중에 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게 더 위험한 것이다. 차라리 한낮이면 이웃들이라도 달려가 어찌해 볼 수 있지만 새벽이나 한밤중엔 그마저도 손을 쓸 수 없으니 피해가 커지는 것이다.

 

그리고 도대체 국가에서 또는 지방정부 하다못해 면단위에서 쓰레기 소각 날을 만들어(일정하지는 않음, 기상청 날씨에 따라 바람이 덜 부는 날이겠지만…)주는 것도 문제다. 아무리 기상청에서 바람 덜 부는 날로 정했다지만 풍향이 어찌 발표되는 대로만 불겠는가? 또 그날은 산불감시원이 감시 하에 태우는 것이다. 빨간 깃발 달고 자동차로 시계불알처럼 마을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사람이 갑자기 산불로 옮겨 붙으면 무슨 재주로 그것을 진압한단 말인가? 책임감 내지 의무감으로 그 산불로 뛰어들어 산화라도 하라는 건가?

 

자!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산불예방 내지 방지로 들어가 보자. 이건 절대 비밀이지만, 솔직히 나도 매년 한두 차례 불법(?)의 쓰레기 소각을 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안 걸렸다. 안 걸리게 소각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그 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 장맛비가 아니라면 비오는 날 태워라. 봄비는 다행히 장맛비는 아니다. 겨우내 바짝 마른 소각대상들은 토치로 한 번 거슬러주면 빗속이라도 금방 불이 붙는다. 토치는 삽살개 된장 바를 때 거슬리는데 쓰는 것만 아니다. 따라서 일단 불이 붙으면 거칠 것 없다. 주위 것을 끌어들이며 범위를 축소시켜주면 된다. 설령 약간의 바람이 분다 해도 불티는 절대 안 날린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 비오는 날을 귀찮아하면 쓰레기 태울 생각도 말아야 한다.(단 이점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아닌 쓰레기 소각.)

 

  1. 위에서 이미 얘기 했지만, 산불감시단은 어차피 차량으로 출퇴근하고 그것으로 감시를 한다면 같은 마을 또는 면 사람을 채용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전부“형님 아우 아저씨 어르신..”으로 차마 딱지를 못 땐다. 감시원에 걸리면 20만 원의 과징금이 있다지만 누구 한 사람 걸렸단 얘기 못 들었다. 즉 비록 일개 감시원이지만, 지연(地緣), 혈연(血緣), 학연을 배제해야 한다.

 

  1. 법이 너무 무른 탓이다. 기왕 불법 소각을 하다 걸리면 단호하게 딱지를 긁어야 함에도 목소리 크게 지르면 감시원 자신이 죄지은 놈이 되어 도망 비스무리 하니 무슨 감시가 되고 제어가 되겠는가? 법이 무르면 집행자가 오히려 범인처럼 쫄아든다. 따라서 한시적으로 어느 기간을 통해 감시원에게 준사법권을 부여해야 한다. 수십 년 고이 돌보아 온 산과 숲이 일순간 잿더미로 변한다는 것은 자연환경은 물론 우리 삶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것이다. 그거 준법(峻法)으로 지켜내야 한다.

 

양구 산불 사흘 만에 꺼졌다… 산림 720㏊ ‘쑥대밭’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41209180003323

 

비단 양구 산불이겠는가? 문재인 정권 들자마자 대형 산불이 강토를 태운 건 해해연연 연례 행사였다. 도대체가 그 많은 강토를 태워 처먹고도 조금도 자숙하거나 반성 하는 걸 못 봤다. 산불이 나고 강토가 화염에 쌓이는 걸 당연시하며 치지도외(置之度外), 오불관언(吾不關焉)심지어 수수방관(袖手傍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두가 저희에게 이로운 票퓰리즘으 발상 때문이다.

 

산불은 실화라기보다 방화로 보아야 한다. 이 맘 때는 바람이 몹시 부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논둑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법을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 특히 비오는 날 소각할 때는 그 법을 적용 않는 것으로 하고 굳이 일정의 날짜를 정해 방송까지 할 필요 없을 것이다. 방송한 날 산불이 나면 누구 책임인가? 우리 마을 이장님이 책임지나?? 아니면 감시원? 아니잖아? 기상청장이나 각 방송국 기상 케스트도 아니잖아??? 정말 고려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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