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견(忠犬)과 분견(糞犬)

충견(忠犬)과 분견(糞犬)

 

오늘날이야 개나 고양이를 기르며 반려(伴侶)견(犬)이니 묘(猫)니 하며 그 신분을 격상(格上)시켰지만, 지난날엔 쥐를 잡거나 어린 아이들이 응가를 하면 그 뒤처리용으로 길러졌었고 심지어 단백질 보충용 또는 기근(飢饉)이 심할 땐 구황식품(救荒食品)이 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의 풍산개는 우리의 진돗개만큼이나 명견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소위 북괴가 벌인 고난의 행군시절 구황식품으로서 그 의무를 다하고 거의 씨가 말랐다는 얘기까지 있다.(이런 썰을 푸는 나는 개고기는 손도 안대고 보신탕집의 음식은 개고기가 아닐지라도 개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아 못 먹는다. 보신탕집 간판이 보이면 뛰어서 지나간다.) 어째 얘기가 엄한 쪽으로 흘렀다.

 

내가 태나 사물을 익히거나 철이 들었을 쯤 동생 셋이 차례로 태어났다. 바로 아래 여동생이 나와는 다섯 살 차이고 그 아래 아래까지 일곱 살 열한 살까지 대충 그 아이들의 커가는 과정을 목격하며 나 역시 자랐던 것이다.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것이 미리 언급했지만, 동생들이 자라며 응가 할 때, 요즘처럼 1회용 기저귀가 있었던 시절도 아니고 바쁜 농사철에 똥 귀저기 일일이 빨아댈 시간조차도 아까울 땐 집안에 기르던 개를 불러 그 뒤처리를 부탁하면 세상에 그만한 청소부가 없었다. 천천히 음미해 가며 말끔히 치우고 좌우로 혓바닥을 돌려 입언저리를 닦고 난 뒤 개 팔자 모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게 곧‘개 팔자 상팔자’가 아니었을까?

 

개와 관계 되는 속담이나 성어(成語)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상가지구(喪家之狗), 견원지간(犬猿之間),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 정승 집 개,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개 풀 뜯는 소리, 잘 짖는 다고 다 좋은 개는 아니다, 개가 똥을 마다할까 등등….. 또 얘기가 엄한 쪽으로 흘렀다.

 

그런데 재미난 건 그 때 그 시절 어쩌다 강아지 한 마리 기르거나 입양을 하고 작명을 하게 되면 거의가 수캐는‘독구’ 그리고 암캐는‘워리’라는 이름을 많이 지었었다. 당시 우리 집에도 가끔(어머니가 워낙 개나 고양이를 싫어해서 잘 안 길렀지만…)강아지를 분양받으면 꼭 이름은 대를 이어‘독구’였다.

 

암튼 철이 들고 중학교를 가서야‘독구’가 영어의 ‘DOG’라는 의미를 알고 개의 대명사가 된 것을 눈치 챘지만, 우리 집은 좀 달랐다. 아버지가 워낙 근동에서 알아주는 한학자셨는데 영어의 ‘dog’에서 따온 것이 아니라 보다 의미 있는‘독구(督狗)’ 즉 도둑놈을 철저히 살피라는 의미의 살필 독(督)에 개 구(狗)자를 넣어 작명을 하는 거라고 설명을 해 주신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어쩌다 암캐가 얻어 걸리면 월이(月伊)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주셨던 것이다.(하략)

 

BY SS8000 ON 6. 8, 2018(독구(督狗)와 월이(月伊)에서….)

 

페이스북 절친 중 한 분이 이런 글을 올리셨다.

<<<“북쪽 돼지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서 한미일이 동해에서 해상 군사 방어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일본을 우리 바다에 끌어들이는 친일행위라고 짖는 쩜명이와 더듬어 만진당 족속들아 북쪽 미사일 도발과 핵 폭탄 실험에 대해선 왜 일언반구 한마디도 안 하냐? 너희가 돼지의 충견들이라서?>>>

 

그래서 그 아래 나는 이런 댓글을 달았다.

“충견? 어림 반 푼 어치도 안 됩니다. 절대 아니지요. 똥돼지의 충견은 북쪽에 차고 넘칩니다. 저 병x x끼들은 똥돼지가 싸지르는 똥 치우는 분견(糞犬)일 뿐입니다.

 

요즘 놈들의 꼬락서니를 찬찬히 살펴보면 똥돼지가 싸지른 똥을 천천히 음미해 가며 말끔히 치우고 좌우로 혓바닥을 돌려 입언저리를 닦고 난 뒤 개 팔자 모드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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