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무너지지 않았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고 급할수록 돌아가자.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단정 어려워”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3/09/27/ZA3GVQMMM5CZDDSUHCCU2CRNMQ/

 

정확하게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이다. 폭음 소리에 잠이 깨어 화장실에 다녀와 누웠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TV를 켠다. 엊저녁 TV조선 프로를 보다 잤던가? TV조선 프로가 나타난다. 좀 연식이 된 여자 코미디언의 사연이다. 5분여 지켜 보는데 크게 흥미 있는 얘기는 아니다. 그리곤 다시 TV를 끄고 애꿎은 베개를 힘껏 껴안으며 잠을 청해 본다. 잠이 올 리 없다. 옆방의 마누라가 부럽다.

 

아차~! 그래~! 찢명이…구속심사 결과가 생각난다. 그리고 급히 껐던 TV를 다시 켜고 채널을 조정한다. 그 시각에 뉴스를 할 곳은 23번(연합뉴스) 또는 24번(YTN)뿐이다. 가까운 데로 23번 연합뉴스를 고정시켰다. 왠 여자 아나운서와 통통하게 생긴 기자가 찢명이에 대한 대담을 주고받는다. 그 전 화면으로 억수로 큰 자막이“이재명 구속영장 기각”이라며 올라와 있다. 위의 아나와 기자 저희끼리 뭐라고 주고받지만 귀에 들어오지도 더 들을 것도 없다. 그리고 전전반측 거의 뜬눈으로 세웠다.

 

솔직히 오늘 같은 날은 게시판 접근이 좀 겁난다. 이를테면 소위 보수 시민 논객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야단법석일 테고 또 몇 안 되는 허접한 사그비를 포함한 찌질이들은 지옥에서 살아돌아 온 것처럼 길길이 날뛸 것이니 말이다. 근데 오늘은 허접한 사그비를 포함한 찌질이들은 논외로 하자.

 

세상 안 무너졌다. 왜들 이리 호들갑들을 떠시는지 모르겠다. 법원(판사)의 구속영장 기각 주문이“증거인멸 우려 단정 어려워”이다. 파사 판단에도 증거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증거를 인멸할 것 같지는 않다’라는 애매모호한 판결인 것이다. 즉 보다 확실한 증거를 들이 대라 것이고 구속만 안 됐지 재판에 회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시 얘기하면 이재명의 죄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첫째,

우리가 안심해도 좋은 것은, 재판부는 이재명의 죄를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하기는 재판부가 인정하기에 앞서 이재명과 민주당 스스로가 그 죄를 인정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가 만약 이재명이 구속되면‘옥중 공천’을 비롯한 옥중 대표권리 행사‘를 저희들 입으로 실토한 사실이다. 저희들이 객관적 판단에서 이미 이재명은 죄인이고 또 그 죄로 인해 구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둘째,

담당 판사의 성격이다. 아주 겁쟁이거나 제 손에 피를 안 묻히겠다는 비겁한 자 이거나 그도 아니면 오히려 두어 수 앞을 보는 선견지명의 지혜로운 판사이거나 일 것이다. 개딸과 이재명 패거리는 국회 내에서 이재명 구속적부심을 두고 찬성한 같은 당 소속 의원에게도 살해하겠다며 공언을 했다. 아직은 같은 식구도 죽이겠다는 천하의 잡놈들이다. 담당 판사라면 어땠을까? 겁을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증거인멸 우려 단정 어려워‘라는 표현은 판사의 성격 또는 의사에 따라 다른 판사 같으면 구속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된다. 결국 제 손에는 피 안 묻히겠다는 의미다.

 

셋째,

두세 수 앞을 내다보는 지혜로운 판사의 결정이라면 오히려 이재명의 불구속은 우리 모두에게 더 큰 행운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실 이재명 구속 여부는 반반의 기대였다. 죄인 이재명이 대표로 유임하며 민주당을 다음 총선까지 끌고 가기를 원하는 쪽과 당장 구속시켜야 된다는 쪽 말이다. 그러나 당장 구속시킬 경우 정서적 아니면 기분은 좋을지 모르지만 실속은 별로 없다. 아무리 이재명 당이라고는 하지만 우두머리 하나 없앤다고 잔당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우두머리가 없음으로 절대 빈곤 코스프레로 나오면 덕 될 게 없다. 오히려 이재명을 살려두면 민주당의 내분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내전으로 발전하면 내년 총선 승리라는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가끔 범죄영화에 나오는 스토리나 장면을 보면 어떤 수사를(특히 마약쟁이들) 할 때 현행범을 일부러 놓아주거나 도망가도록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한 그물에 다 잡겠다는 의미다. 일망타진(一網打盡)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재명은 불구속되었지만 이재명 사태로 4명의 하수인이 자살을 당했고 또 4명의 하수인이 구속되어 있다.

 

불구속을 판결한 판사는 보다 확실한 증거를 찾으라고 했다. 현재 구속 중인 4명이 언제까지 이재명을 보호하고 호위무사를 자처할까? 똑같은 범법자라도 정치범의 의리는 시정잡배나 잡범의 의리만도 못하다는 건 정설이다.

 

그래서“돌다리도 두드려 건너고 급할수록 돌아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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