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의료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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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을 두 가지 받았다. 위암 수술(S대 부속 병원 2005년) 그리고 담낭암 수술(S병원 2017년) 기타 담도(관) 확장 시술과 담낭 제거 시술도 두 차례나 받았다. 내 나이 개정된 나이로 74세. 50대 중반에 위암 수술 그리고 60대 후반 담낭암 수술. 물론 두 가지 암 모두 5년 생존율을 거뜬히 판정받았다.

 

사실 두 가지 암 판정을 받기 전까지 특히 담낭암 판정 전까지는 격년으로 받아야 하는 국민건강검진을 무시하고 받지를 않았다. 그러나 담낭암 수술 이후부터는 꼬박꼬박 검진을 받기 시작했다.

 

암 수술을 하고 초창기 1~2달 또는 3개월을 텀으로 주치의 선생께 문진(問診)을 받고 시간이 지나며 6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널려가며 문진을 받다가 5년이 넘으면 더 이상 병원에 오가지 않아도 좋다는 이른바 5년 생존율(완치) 판정을 받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정해진 날짜에 주치의의 문진을 받기 위해 약속된 시간에 가면 단 한 번도 아니 절대 약속된 시간에 문진을 받지 못한다. 보통은 1~2시간 밀리고 더러는 3~4시간도 멍청하게 병원의 로비나 주치의 진료실 앞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런데 정말 답답(?)하고 아쉬운 것은 간신히 주치의와 마주해도 일방적으로 하는 얘기만 듣고 마는 것이다. 문의를 하고 싶어도 병에 대한 지식도 증상도 아는 게 없으니 그냥 고개만 끄덕이다 마치 쫓겨나듯 진료실을 나오고 마는 것이다. 그 시간이 불과 2~3분 길어야 3~4분이다. 최대 4시간 기다렸다 얻어낸 결과라곤 너무 한심하고 초라한 것이다. 이 모든 게 큰 병도 아닌 환자(어쩌면 개 중엔 찢명이 같은 나이롱 환자도 있을 것이다)가 무조건 서울의 대학병원이나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엽전들의 국민성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국민건강검진 때이다. 본인(아내)의 경우 역시 검진을 재작년까지 대학병원에서 받았다. 물론 본인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무조건 서울의 대학병원이나 대형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엽전들의 국민성에 합류한 상태였다. 그 점을 후회하며 지금 이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다. 이런저런 절차에 의해 검진을 받다보면 대형의료기관들의 서비스는커녕 차가울 정도로 사무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했다. 마치 상전이 하인에게 베푸는 듯한 묘한 감정이 머릿속을 맴 돈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더구나 매월 70~80만 원의 보험료를 내다가 수개월 전부터 그래도 근 60만 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내는 나로선 억울한 생각까지 든다.

 

그런데 문제는 검사를 마친 후 대략 일주일 후 검진표가 집으로 배달이 된다. 그러나 그 검진표를 받아 들고 살펴보지만 도대체 아는 게 없다. 결과라고는 검진받기 전 먼저 제출하는 문진표에 대한 반응 가령 담배는 피우는지? 술은 마시면 얼마나 마시는지? 그리고는 금연을 권하거나 음주는 건강에 해로우니 좀 줄이거나 금주를 하라는 정도밖엔 아는 게 없다. 결국 검진표에 의해 어떤 식으로 관리를 해야 할지 전혀 설명이나 방법 제시가 없다. 검진결과표라는 게 그냥 의무적으로 보내준 종이쪽지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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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 아니면 치료 못 받아’ 10위권 경제 국가서 나올 말인가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10/20/E7FZMAUYR5HAZJXL4LQ6GHLX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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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래로 써 내려갈 글은 지난 7월부터 망설이던 것이다. 며칠 전 도하의 모 메이저 신문의 기사에“의사 찾아 상경진료 年 71만명…병원 옆엔 ‘환자촌’이 생겼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거야말로 미친 대한민국이고 미친 의료보험 수혜자들이다. 그래서 꼭 한마디 하고 싶다.

 

우리 부부는 지난 7월 하순 특별한 계기를 만들기로 했다. 즉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상경을 않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사실 이미 지난 5월 초순 충주시에서 운영하는 충주의료원에 검진 예약을 미리 해 두었던 것이다.

 

이곳으로 정했던 이유가 년 초 마을의 연로하신 분께서 그곳의 장례식장에서 영면 의식을 치루셨기에 처음 그곳을 방문했던 것이다. 초행길이라 차량의 네비에 의존하여 그곳을 방문할 때 우선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의료원은 이름모를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다. 굽이굽이 몇 굽이 돌아가는데 그날따라 백설이 난분분하는 속에도 병원을 가는 게 아니라 마치 고즈넉한 휴양지를 찾아드는 기분이 들며 그 자체만으로 힐링이 되는 것이었다. 남의 상사(喪事)에 힐링이 되었다는 게 좀 어패가 있지만 그만큼 치료의 효과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에 위치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여 금년 건강검진은 그곳으로 결정을 내렸던 것이고 그렇게 지난 7월 하순에 검진을 마쳤던 것이다.

 

또 굳이 그곳을 택했던 다른 이유는 충주 도심에도 K대학 부속병원이 있기는 하다. 언젠가 긴급 처방받을 일이 있어 그곳을 찾았으나 예약을 하지 않았다며 불친절하게 퇴짜를 놓는 바람에 섭섭하게 돌아선 경험이 있었고, 그곳을 찾을 때 역시 서울의 모든 병원처럼 중심에 자리 잡은 탓인지 주차하는 데만 30분 걸린 것으로 기억 된다. 뿐만 아니다. 서울의 병원들이 위치한 곳은 언제나 교통지옥을 방불케 한다. 주차를 한 번 하려면 거의 전쟁수준이다. 충주K대의 그곳도 마찬가지였다. 도심에 자리 잡았으니 소음. 공기 환경은 또….

 

아무튼 지인의 장례식장을 찾다가 향후 우리 부부가 검진받을 곳을 발견한 것이다. 그곳은 한마디로 쾌적(快適) 그 한 단어면 족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벌써 심적으로 찌든 것들이 치유되기 충분했다.

 

드디어 검진 날짜가 되었고 우리 부부는 충주의료원을 찾았다. 굽이굽이 돌아서며 산허리로부터 불어오는 녹음 짙은 향에 취해 주자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차량들이 질서정연하게 주차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주차 공간이 충분 했다. 아마 서울 같았으면 주차요원들의 호루라기 무전 소리에 귀가 따갑고 여기저기 불만 또는 항의의 고함소리가 들리겠지만 그것 자체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여유로웠다.

 

건강검진실에 들어서자 접수를 남자 직원들이 받음에도 웬만한 여성 안내자 같이 날아갈 듯 안내를 한다. 중간중간 막히는 곳은 직접 대필까지 해 준다. 의무적이나 사무적이 아닌 그야말로 우러나는 봉사고 서비스다.

 

드디어 차례에 따라 검진을 마치고 평소(서울의 병원들…)처럼 귀가 준비를 하려던 차 아가씨 요원(?)이‘가정의학전문교수’를 찾아가란다. 당연히 안내한 곳 교수의 진료실 앞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우리 보다 먼저 검진을 마치고 그 교수를 찾는 내방객이 여럿 되었다.

 

우리 부부도 차례를 기다리며 다소곳하게 기다리는데 호명되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시간이 꽤 걸린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지나자 조급증도 나고 괜히 성질이 돋는다. 순전히 기다림의 미학을 무시하는 성향의 내 성격 탓이다. 그래도 시간이 너무 지체하는 것 같아 안내 간호사에게 성질을 부리고 말았다.“도대체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거야?” 애꿎은 간호사는“아! 네! 아버님 이제 다음 차례시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그러고도 한 5분 여… 드디어 우리 차례다.(마누라와 함께 상담을 받음)

 

주치의(함자 생략)는 검진을 받으며 찍어 두었던 내시경 또 엑스레이 등을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2년 마다 10여 차례의 검진을 받았지만 이런 대접은 처음이다. 감동이다. 제대로 환자 대접 받은 기분이다. 솔직히 상세하게 전문용어를 써가며 설명을 해 주지만 귀에 드는 것은 몇 가지 안 되지만 내 신체와 기관의 어느 부분이 나쁘고 또 조심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그리고 덧붙인다“일주일 좌우 해서 검진표가 도착할 것이니 그것을 가지고 다시 병원을 오라”며 예약일까지 정해 준다.

 

미리 밝혔지만 대형병원 대학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그런 대접은커녕 어떤 약이나 어떤 처방이 필요한 것인지 설명을 들은 바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가 처방을 받은 시간이 거의 30분이다. 의사 선생님 보다 설명을 듣고 처방을 받는 내가 더 밖의 손님(?) 때문에 조바심이 나고 미안하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좌불안석인 내 모습을 눈치를 채셨는지 선생님은“개의치 마십시오”란다. 검진에 대해 그만큼 상세한 설명을 해 주는 관계로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나오며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안내 데스크의 간호사에게 사고하는 것이었다.“간호사 아가씨! 아까는 내가 미안했어!”라고. 나의 사과에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아녜요~! 별말씀을요!”하는 반응이 더욱 아름다웠다.

 

그리고 일주일 후 검진표가 집으로 도착했고 다시 일주일 후쯤 예약된 날 주치의를 뵙고 이런저런 처방과 함께 약까지 타왔던 것이다.

 

명의 허준이 한양 사람이었다는 얘기를 들은바 없다. 내 말은 명의가 한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설령 한양의 의사가 모두 명의라 하더라도 환자에게 환부나 병의 진행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대면 1~2분 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 한다면 그게 무슨 의료행위며 치료인가?

 

의사 입장에서는 밀(몰)려드는 환자를 일일이 처방할 시간이 부족하여 무성의하게 할 수밖에 없다면 환자가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해서 하는 얘기다. 당장 죽을병이거나 큰(암) 수술이 필요한 병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한양으로 몰려드는가? 결국 간단한 치료마저도 대학이나 대형병원에 몰려들면 정작 위급한 환자는 어쩌란 말인가?

 

난 사실 큰 병원에서 기다리는 게 싫어 감기나 소소한 병은 동네 의원을 찾았었다. 그리고 이번에 드디어 남은여생을 의지할 의료기관을 찾았음에 만족한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은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은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단다.

 

대통령의 모든 발언이 구두선(口頭禪)으로 끝나서는 아니 될 것이다. 지역도 좋고 지방도 좋다. 기왕 의료시스템을 개선 시키려면 지역민에게까지 소외된 지방 의료기관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주고 우수인력의 지방분산을 위해 보다 많은 혜택과 메리트 및 처우개선에 보다 주력을 해야 할 것이다.

 

어쩌다 보니 횡설수설 말이 길었다. 끝으로 내 여생을 살펴 줄 충주의료원 관계자 및 종사자 분들게 인사가 늦었다. 지난 검진 때는 감사했고 또 향후에도 걸기대해 보련다.

 

충주의료원의 보다 큰 발전을 기원하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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