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며느리 얘기(1부)
두 며느리 얘기(1부)
내 며느리부터 소개해야겠다. 며느리를 소개 하기 전 며느리로부터 온 편지를 소개해 올린다. 여러 해 지난 얘기다.
—–Original Message—–
From: “현xx”<@naver.com>
To: “아버님”<bko10004@naver.com>;
Cc:
Sent: 2014-07-24 (목) 13:49:09 (GMT+09:00)
Subject: 사랑하는 아버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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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입니다.
우선 의도치 않게 아버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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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점도 있고
저희가 생각이 짧았던 부분도 있어서..
전화를 드리려다가 메일로 먼저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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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버님께서 목격(?)하신 가족신문에 대해서 드신
서운함과 섭섭한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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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제가 만든 것이 아니고.
호주에 사는 제 작은언니가 주관하여 만들어진 가족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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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타지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래고자
올해 초부터 각 가족구성원의 기사를 반강제적으로 제출받아
언니가 직접 편집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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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메인사진에는 저희 셋 사진이 실려
본의 아니게 제가 우리 친정집 식구들 이야기만 모아서
만든 걸로 오해 하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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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글 사랑과 훌륭한 글 솜씨 항상 존경하는 마음입니다.
출가한 친정식구들 챙기는 모습보다는 죽어서도 귀신이 될
오가 가문을 먼저 챙겨야하는 모습 보여드려야하는 것을…
제 불찰이 큽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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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외에도..
이번 상경 길에 집을 지키지 못한 점도
마음이 많이 걸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버님의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용서해주세요.
네~!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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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제가 얼마나 시집을 잘 왔는지 감사하며 살고 있고
늘 배울 점 많은 시부모님 밑에서 배우며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들..
행복한 가정 될 수 있게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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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시고 기분 푸실거죠? ^0^;
당장이라도 제천에 달려가고픈 마음이지만
멀리서도 제 간절한 마음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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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전화드릴게요.
받아주세용~~~~~♡♡♡
아버님 사랑합니다♡
2014-07-24, 날짜를 보니 그 10년이 되어가는 며느리로부터 온 메시지(손 편지)다. 저 편지를 며느리가 쓴 내력이 이랬다.
사실 며느리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이다. 어쩌면 독자 분들께서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2013년 7월7일 벌어졌던 아시아나 샌프란시스코 공항 추락사고기의 승무원이었다. 어쨌든 그 사고로 병원에 통원치료하며 집에 머물 당시였다.
물론 나는 이곳 제천에서 홀로 전원생활을 하며 가끔 서울 집을 들려 손녀들을 집합시켜 회포를 푼 뒤 다시 제천으로 홀로 내려오고할 시절이었다. 며느리의 편지에도 쓰여 있지만, 그날 서울 집을 갔을 때 거실에 신문 거치대가 있고 실제 신문 같은 게 걸려 있었다. 눈에 뜨였으니 볼 수밖에… 그 놈을 들고 떡 살피는데 제목이“가족신문”이었다.
뭐.. 그러려니 하고 훑어보며 제법 짜임새 있게 만들어 진 신문(?)이며 꽤 많은 사진들로 채워졌고 사진 설명 역시 재미나고 익살스런 표현으로 구성 되었다. 그렇게 4~6쪽인가를 보았는데 보고나니 뭔가 허전하고 섭섭한 기분이 든다. 도대체 이런 감정은 뭘까? 왜지?? 그래! 그거야! 자문자답 후 결론을 내렸다.
가족(家族)이라는 단어. 아들 놈. 며느리. 손녀 그리고 며느리 친정 큰언니 가족과 호주 교포인 작은 언니들로만 구성된“가족신문”.
솔직히 열불이 나기 시작 했다. 내가 아들놈은 물론이려니와 저를 또 하나밖에 없는 친손녀를 어떤 마음으로…. 그럼에도 나와 제 어미를 빼고‘가족’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단 말인가? 지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와 마누라가 나이 들면… 지금도 가족의 일원에서 빼 버렸는데….
뭐.. 암튼 미래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만 분노가 활화산처럼 폭발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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