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The called constructor method for WP_Widget is deprecated since version 4.3.0! 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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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신사동 가로수길의 공허함 - 중동 천일야화
신사동 가로수길의 공허함

가로수길을 걸을 때면 때론 공허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올해 한 열 번 정도 그 길을 걸었던 거 같은데, 책방을 못 봤다. 수많은 젊은 남녀로 메워진 거리엔 아담하고 운치있는, 드물게는 꽤나 지적 내음이 풍기는 카페가 즐비하나 한 평짜리 헌책방 하나 없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다는 경제논리대로라면 책방이 없는 이유는 거리의 ‘우리’에게 있다.

인터넷 책방 때문이라 할 수도 있으나, 커피도 집에서 안 먹고 바깥 공간을 찾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책읽는 공간을 꽤나 외면했다는 결론이다. 가로수길에 책읽는 공간, 책방이 없어진 이유다.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동대문과 종로 헌책방촌(村)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아직도 아버지는 서울에만 올라오시면 헌책방을 찾는다. “마음에 드는 책이 (눈에) 띌 땐, 보물을 찾은 기분이야.” 얼마전 아버지가 누런 책을 내 책상에 올리시며 한 말이다.

돈이 있다면 가로수길에 헌책방 하나 내고 싶다. 은은한 헤이즐럿 한 잔 음미하며 한 편에 기대어 책 장을 뒤적일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그럴려면 커피기계도 하나 사놔야겠지. 이성에게 잘 보이려는 젊은이들이 개폼을 잡을 수 있도록 조명은 형광등보다는 백열등으로 하고.

2013년엔 ‘가로수길’이라는 이 운치있는 어감의 길이, 어느 한 ‘우매한 책방 투자’로 제 이름값을 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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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가로수길의 공허함

돌새 노석조 stonebird@chosun.com

3 Comments

  1. rondo

    2012/12/19 at 4:14 pm

    1층이 아니지만 개인편집 서점 있습니다. 의류매장 에이랜드 5층에 있는 6평짜리 땡스북스..http://news.nate.com/view/20120817n25429 다음에 방문해보세요~   

  2. 돌새 석조

    2012/12/19 at 5:24 pm

    아 감사합닏. 신사동가로수길에 있는 건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웹사이트로 보니까 아즈넉하고 좋아보이네요. 홍대 가면 한번 들려봐야겠슴다.    

  3. 엄지와 검지

    2012/12/20 at 12:56 am

    찡합니다
    간접경험의 도구는 바로 책 읽는것 밖에 없는데 말이죠!!
    사람들이 정신적인 세계엔 관심이 없나봐요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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