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The called constructor method for WP_Widget is deprecated since version 4.3.0! Use
__construct()
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수영장에서생긴일] 청소 할아버지의 쓰레빠 - 중동 천일야화
[수영장에서생긴일] 청소 할아버지의 쓰레빠

[수영장에서 생긴 일]

‘청소 할아버지의 쓰레빠’


1swim.jpg

얼마전 모처럼 밤에 여유가 나 수영장을 찾았다. “끝났습니다-”

한시간쯤 놀다보니 어느새 밤10시였다. 샤워를 마치고 사물함 열쇠를 반납하려고 데스크에 섰다.

맡겨 놨던 회원카드를 받으려고 하는 찰나, 뒤에서 30대 중후반의 남성이 등장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열쇠를 데스크에 내놓으면서 “저기요. 청소하는 할아버지들 있잖아요. 거, 고무 ‘쓰레빠(슬리퍼)’ 신고 욕실에서 청소하다가 그대로 탈의실까지 들어오는데, 하지 말라고 말 좀 해요. 더럽잖아요”라고 말했다.

데스크에 있던 두 40대 중반 두 아주머니는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 남성은 회원카드를 받자 마자 “어후”라고 내뱉으며 문을 열어잦히고 나갔다.

가만히 지켜보며 들었던 나는 앞전 일이 떠올랐다. 한 날 수영장 욕실을 청소하는 할아버지(사실 할아버지도 아니고 60대정도?)가 대걸레를 좌변기에 집어 넣고 빨았다. ‘좌변기 물이 얼마나 더럽겠냐마는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선지남성의 입장이 한편으로 이해가 됐다.

하지만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저절로 한숨이 나왔던 것은남성의 태도때문이었다. 경멸하는 그 말투, 한심스럽다는 그 한숨 말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까 잠시나마 ‘좀 그렇다’며 청소하는 할아버지를 속으로 못마땅하게 여긴 내자신까지 싫어질 정도였다.

그는 꼭 그렇게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쓰레빠’를 미워해야 했을까.

요즘 세대간에 정치적 갈림현상이 있다고 하는데 정치 성향 때문에 미워하고 그런것은 둘째치고 이를 다 떠나 기본적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듯 싶다.

다음에 수영장 화장실에서 할아버지가 좌변기에 대걸레를 빨면 “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고 통에 물을 담아 씻어드려야 겠다.

돌새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