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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이집트 벨리댄스를 선거에 동원… 왜? - 중동 천일야화
이집트 벨리댄스를 선거에 동원… 왜?

이집트 벨리댄스를 선거에 동원… 왜?



이집트·시리아의 ‘選擧 흉내’


하얀 배꼽을 드러내고 두 손은 사뿐히 들어 올린 채 엉덩이를 흔드는 이집트의 춤 ‘라아스 샤르키’는 ‘벨리 댄스(belly dance)’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집트에선 나일강 유람 선박은 물론 서민들의 결혼식장인 동네 골목 등 어디서에서나 이 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짝짝짝" 경쾌한 손뼉 소리가 울리면 어디서 배웠는지 어린 애들도 현란하게 배를 튕기며 리듬을 탄다.

이집트인들은 벨리 댄스라면 사족을 못 쓰지만 정작 이 춤을 전문으로 하는 댄서는 상스럽다고 여긴다. 이집트에서 ‘벨리 댄서의 아들’은 심한 욕이다. 2009년 정부가 벨리 댄서 육성학교를 세우려다가 "이집트 사회에 큰 문제가 된다"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성은 아름다움을 감추는 것이 미덕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널리 깔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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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대통령 선거 투표 첫날인 지난달 26일 각 지역 투표소 앞에서 벨리 댄스 공연이 펼쳐졌다. 이슬람식 머리 가리개인 까만 ‘히잡’을 쓴 여성들 사이로 빨간 옷차림의 댄서들이 춤을 췄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벨리 댄서가 축제에 동원되는 일은 흔하지만 선거 같은 나랏일에 모습을 나타내는 건 이례적이었다.

곧 "투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수작"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선거가 지난해 쿠데타의 후속 조치로 실시되는 것이기에 반(反)군부 세력에선 투표 거부 움직임이 거세게 일던 터였다. 반군부 세력의 핵심 인사들은 쿠데타 이후 체포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투표율만 보장되면 쿠데타를 주도하고 공권력을 장악한 압델 파타 엘시시 전 국방장관의 당선이 확실했다.

투표는 이틀간 이어졌지만 투표율은 37%에 그쳤다. 투표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연장하고 벨리 댄서까지 동원했는데도 2012년 대선(52%)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군에 대한 반대 시위로 선거를 거부하는 국민이 상당하다는 의미였다. 친(親)군부 성향인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지 명시하지도 않은 채 투표일을 하루 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투표하지 않으면 500기니(7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말을 일부 언론에 흘렸다.

투표율은 결국 47%를 찍었고, 엘시시 전 국방장관은 3일 97%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그는 이날 "함께 미래를 설계해 나가자"고 소감을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미 짜인(pro forma) 선거’ ‘강제 결혼(쿠데타)을 합법화하려는 꼼수’라고 이집트 대선을 비꼬았다.

한편 이날 시리아는 내전으로 인구의 3분의 1인 600만명이 피난 생활을 하고, 15만명이 사망했는데도 대선 투표를 감행했다. "광대극(케리 미 국무장관)" "선거를 실시하지 말라(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는 말이 국제사회에서 나오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아랍권에 거세게 불었던 민주화 바람인 ‘아랍의 봄’은 선거 흉내 내기에 그치고 마는 것일까.

출처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6/05/2014060503570.html

노석조기자 stonebir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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