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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개콘 ‘억수르’ 무슬림 반발 우려에 결국 ‘改名’ - 중동 천일야화
개콘 ‘억수르’ 무슬림 반발 우려에 결국 ‘改名’

개콘 ‘억수르’  이슬람권 반발 우려에 결국 배역 ‘改名’ 

특정 인종·외모 비하하는 개그 방식은 괜찮나

 

“유교를 뿌리로 둔 우리나라에서 부모 욕을 하는 것만큼이나 이슬람권에선 그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패러디하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인기코너 ‘억수르’에 대한 어느 네티즌의 반응이다. 아랍에미리트의 한 교민은 “무슬림들은 종교적 이유로 ‘라마단’이란 특정 기간엔 퇴약볕 아래서도 물 한모금 마시지 않으며 금식한다”면서 “우리 기준으로 무심코 한 장난이 무슬림에겐 장난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억수르’로 인해 안 좋은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억수르’는 아랍의 한 사춘기 아들상(像)을 희화화하기 위해 이슬람의 선지자로 추앙받는 무함마드의 이름을 패러디했다. ‘억수르’를 보면 주역인 개그맨 송준근씨는 이 코너에서 자신의 아들로 나오는 개그맨 정해철씨를 “무험하다드(또는 발음차이로 무엄하다드)”라고 부른다. 무함마드와 ‘무엄하다’란 단어를 합쳐 ‘무험하다드’라는 우스꽝스런 이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억수르’는 지난 7월 13일 첫 방영된 뒤 지난 3일까지 4회가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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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억수르’의 등장인물 ‘무험하다드(또는 무엄하다드)’가 연기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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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억수르’의 주역 ‘만수르’가 수백억 달러에 산 모나리자 그림에 전화 메모를 남기며 웃는 모습. 아래는 ‘만수르’가 그의 아들 ‘무험하다드’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

지난 2일 조선일보 보도(개콘 ‘억수르’의 위험성)를 통해 ‘억수르’의 문제점과 그 위험 가능성이 공식 제기되자, 일부 시청자들은 ‘억수르’ 코너 폐지나 내용 수정 등을 요구했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거나 이슬람 자체를 비하했다가 세계 무슬림들의 강한 반발을 일으킨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문화·종교에 대한 몰이해를 보인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예멘 수도 사나의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2012년 9월 15일 시위대가 타이어를 불태우며 반미(反美)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슬람교를 비하하는 내용의 미국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급속히 번지면서 북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이슬람권 전역에서 수일간 반서방 시위가 벌어졌다. /신화 연합뉴스
예멘 수도 사나의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2012년 9월 15일 시위대가 타이어를 불태우며 반미(反美)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슬람교를 비하하는 내용의 미국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급속히 번지면서 북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이슬람권 전역에서 수일간 반서방 시위가 벌어졌다. /신화 연합뉴스

이런 여론이 확산되자, 지난 4일 개콘 제작팀은 긴급 회의를 가졌다. 논의 끝에 개콘 제작진은 억수르가 이슬람권의 반발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수용, ‘무험하다드’란 이름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개콘은 애초 ‘만수르’였던 이 코너명을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의 이름이 만수르이기 때문에 외교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외교부와 석유공사의 지적을 받고 이를 ‘억수르’로 변경했다.

개콘의 한경천 CP(책임프로듀서)는 전화통화에서 “‘억수르’에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이름을 패러디해 ‘무험하다드’라고 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뒤늦게나마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송준근씨 등 ‘억수르’ 개그맨들도 이런 점을 인정하고 ‘무험하다드’라는 이름을 안 쓰기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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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의 한경천 CP

제작진은 현재 ‘바르다’는 단어에 아랍 문학에 나오는 바그다드 상인의 이름 ‘신드바드’를 합친 ‘바르다드’란 이름을 ‘무험하다드’ 대신에 쓸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바르다’란 단어를 쓰는 이유는 ‘억수르’에서 정해철씨가 맡은 무험하다드 역이 아랍 최고 갑부인 아버지 만수르(송씨 역)의 비상식적 언행에 이견을 제시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CP는 “6일 개콘 녹화방송 때부터 변경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선일보가 지난 2일 보도했을 때는 이미 개콘의 녹화를 끝낸 상태였다”면서 지난 3일 ‘억수르’를 수정한지 않은 채 ‘무험하다드’가 나오는 상태로 방송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개콘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재빨리 논란이 된 부분을 고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억수르’는 아랍의 부호(富豪)나 왕자를 교양없고 천박한 캐릭터로 묘사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남아있다. UAE·카타르 등 아랍 걸프국가의 주요 인사를 만나본 한국 외교관들에 따르면 ‘억수르’의 설정과 달리 아랍 왕자나 주요 사업가들은 어릴 때부터 리더십 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아 스마트하면서 에티켓을 바로 지키고 거만보다는 겸양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억수르’에 나오는 캐릭터 ‘마르다(김민경씨 역)’나 ‘남이다(오나미씨 역)’의 경우처럼 비만(肥滿)인 여성을 마냥 희화화하고, 입이 크거나 쌍꺼풀이 없는 여성은 남성에게 매력이 덜하다는 설정도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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